혹시라도 많이 기다려 주신 분 감사합니다.
그동안 쪼매 바빴습니다.
계속해서 이야기 잘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할슈타트는 해가 지고 나면 상당히 쌀쌀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름이라도 전기장판 필수다.
워낙에 습하고 할슈타트나 이런 고도가 높은 지역은
온도 또한 엄청나게 낮다.
아침에 차에서 본 바깥 온도는 섭씨 9도였다.
맙소사... 온도가 섭씨 9도라면 지금 11월 중순
부산지역 아침기온하고 비슷하다.
세상에 만상에 이럴 수가 있나.
다른 가족에겐 최대한 담요를 깔아주고, 에어매트를 내주고 나니
나에겐 종이로 된 맥주 박스가 최고였다.^^
오늘은 자전거 하이킹을 계획하였다.
그런데 날씨가...
아침부터 비가 왔다 갔다 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해치우고
리셉션에 가서 자전거 빌릴만 한 곳을 물어보니
산악자전거는 바트이슐에 가면 대여점이 있단다.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그 방향 13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트이슐로 향했다.
오늘 비가 와도 하이킹은 할 예정이다.
라이더의 불타는 열정으로 빗방울을 알프스 너머로
날리고야 말것이다.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큰아들과 나는 빗속에서 장엄한 라이딩을 펼치기로
서로간의 굳은 눈빛으로 다짐에 다짐을 하였다.
워낙에 이곳에 크로스컨츄리 코스가 잘 되어 있어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달리고 싶은 곳이다.
단, 평소 운동부족인 분들은 산악 하이킹 코스는 자제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몸살 나서 다음 여행이 안되는 수도... ^^;
만약 하이킹 하시고 싶으면 호수따라 하이킹만 즐겨도 충분하리라~~~
꿈을 안고 바트이슐에 도착!!
빗줄기는 아직도 끈질기게 때리고 있다.
바트이슐의 스포츠 전문샾에 가서 물었다.
산악자전거 빌리는 곳 어디 있남유?
저어기 계곡 쪽으로 돌아가면 있는디유?
당케 쇠엔... 하고서는 바이크샾을 찾아 나서는디...
무슨 바이크샾이 동네 안에 가정집에 위치해 있는게 아닌가?
웬지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마당안으로 들어서니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영업을 안한다고 떠억하니 붙여놨네.
그래도 사정해서 빌려볼까 싶어서 벨을 눌러보아도 인기척 하나 없다.
하... 허전한 마음.
차라리 할슈타트 어제 보고 레오강으로 가는 것인데
(거기는 바이크 랜드가 있어서 다운힐, 각종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아쉬운 마음에 마당에 서 있는데 비는 추적추적 참 지겹게도 내려댄다.
마음을 접고 호수탐방이나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은 오스트리아에서도 알아주는 잘츠카머구트 지역이다.
호수가 아주 멋진 곳...
바트이슐에서 일단 잘츠부르크로 차를 몰았다.
장크트 볼프강에서 볼프강 호수를 본 후 잘츠부르그로 넘어갈 참이다.
볼프강 호수를 지나는데 호수 물빛이 에머랄드 빛이다.
물색도 아주 맑고
호수엔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윈드서핑인가? ^^
하지만 궂은 날씨 때문에 호수의 색깔은 그 빛을 잃고 있다. 아쉽다.
이런 에머랄드 빛 가득한 호수나 바다들은
날씨가 맑아야 그 빛을 제대로 우리에게 발휘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나중에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완전히 보상 받았다.
그 때는 말이 없다 캬 2편 되겠다. 완벽히 구름 하나 없는 그 곳
기대하시라...
오잉? 이야기가 웬 오스트리아에서 스위스로? 헤헤 죄송
장크트길겐을 넘어서 후시 호수를 지나서 달리니
비가 살짜기 그으면서 잠깐 잠깐 해를 보여주기도 한다.
잘츠부르그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잘츠부르그 시내를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서는
젠트룸으로 무조건 향했다.
강이 있는 방향에 반드시 도심이 있고 그곳을 중심으로
모든 볼거리들이 펼쳐지는 것은 이제 통빡이 빠삭하다. 험
강을 찾아서 달리다 보니 저멀리 호엔잘츠부르크성이 보인다.
그렇다면 그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암만
드디어 강이 보이고 한 바퀴 돌았다.
미라벨의 정원을 찾았다. 딱 그곳이 관광시작의 포인트다.
그곳엔 주차장도 많이 있는 편이고, 도보관람의 시작점이라 하겠다.
이곳은 그 옛날 어린시절 보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
그 뭐시기냐? 말 없고 한 어느 군바리 출신 홀애비한테
이쁘고 개방적인 아가씨가 가정교사로 들어와서
애들하고 도레미 하고 노래 부르고 신나게 지내다
나치를 피해서 왜 알프스 넘어가는 그 뮤지컬영화 있지 않는가?
하여튼 그게 언제적 영화인데 아직도 여기서는 써먹고 있더라.
사실 그 때 영화내용은 아삼삼한데
장면장면 흑백으로 본 알프스와 잘츠카머구트 지역은
(뭐 그 때는 거기가 스위슨 줄 알았다^^)
오랜동안 나의 로망으로 남아 있기에 충분했었다.
이제 거기에 나는 채색을 하러 온 것이 아닌가?
추억으로의 여행, 꿈꾸는 곳으로의 여행
어떤 식의 여행이든 여행은 자기만의 색깔로
구성하고 멋지게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캬... 너무 감상적이다.(자화자찬이 너무 심해서 죄송...)
어쨋든 이 미라벨 정원이라고 하는 곳이
대주교가 연인을 위해서 만든
(이런 파문당하고도 100원은 남을 주교 같으니...
이러니 루터가 거품 물 만도 하다)
정원인데 하여튼 여자 이름이 살로메던가? 살로우만 이던가 하여튼 그렇다.
어쨋든 남자도 여자 잘 만나야 하고 여자도 남자 잘 만나야 한다.
미라벨 정원은 규모가 큰 것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 잘 꾸며져 있었다.
많은 대규모의 정원과 공원들을 보았지만 이곳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공원은 없더라. 솔직히...
작은 도시의 작은 공간이지만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
그 점이 마음에 든다.
공원의 한켠에서는 아이들이 모자르트의 음악을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고 있었고 새들은 자유로이 날아 다니고 관광객은 자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유럽의 여늬 궁전공원처럼 지켜보는 감시원도 없고 정말 마음에 든다.
비어있는 벤취에 앉아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즐기니
햇빛이 없는 것 빼고는 완벽한 조건이다.
벤취에서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바라보면서
점심을 먹던 벤취에서 본 10시 방향 12방향의 풍경 좋다.
버터 바른 빵과 삶은 계란, 그리고 옥수수 삶은 것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먹던 옥수수의 단 맛이 생각난다.
미라벨 정원을 돌아보고 길 끝으로 나가면 다리 건너
게트라이데 거리가 나오게 된다.
다리를 건너는데 우측너머로 무신 벼룩시장인가? 야시장인가가 열렸다.
노래 소리 나오고
나중에 레지던츠 광장에 가서 알게된 내용이지만
모자르트 음악축제 기간이었다더라.
그래서 군데 군데 음악이 흐르고 노상에서 연주회가 펼쳐지고
성당 앞 광장은 연주를 위한 시설을 위해 준비가 한참이었구나... 아항...
밤이면 멋진 음악이 이곳에서 연주되겠지만
우리는 초대권도 없고, 준비도 안되어 있다.
짧은 바지와 옷차림으로 오스트리아의 밤을?
오마이갇뜨... 네버 아이캔이다. 쩝.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호엔잘츠부르그 성 멋있다.
다리를 건너서 만나는 게트라이데 스트릿
이곳은 전통적인 잘츠부르그 지역의 중심지역인데
특이한 것이 글 모르는 무식쟁이들을 위하여
자신이 하는 업종을 그림이나 조형물로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맥도날드인데 아이디어가 귀엽다.
뭐 지금 글 몰라서 맥도날드 못찾는 사람이야 있겠냐마는
조그마한 전통 하나도 살려서 써먹는 그들의 아이디어가 살갑다.
맥도날드에 들렀다. 왜? 화장실 해결을 위해서
공중화장실이 흔하지 않은 유럽도시의 특성상
맥도날드의 화장실은 언제나 혼잡하다.
특히 여성화장실은 언제나 만석에 대기줄이 장사진이다.
무신 이순신 찍는 것도 아니고 장사진을 꼭 펼쳐야 하는가?
화장실을 개발하고 개방하라!!!
맥도날드에서 용변을 마친 우리는 모자르트의 생가를 찾았다.
노란색 벽으로 되어 있는데 박물관으로 꾸며서 관리하고 있었다.
사실 벽은 좀 꾸질꾸질하다.
그래도 뭐... 그냥 역사의 한 현장이라고만 좋게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모짜르트 아자씨가 그려져 있는 초콜릿을 하나 사서
잘근잘근 씹어 먹으며 레지덴츠 광장을 거쳐서
성피터 교회를 지나
대성당까지 돌아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다니고 있다.
광장에서도
성당에서도
잘츠부르그는 아주 작은 도시인데
최고 다수의 한국인 및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보았다.
기껏 치자면 우리나라의 조그마한 시 정도나 되는 도시일까?
그런데 그곳에 정말 사람이 많았다.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거의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리고 불법주차한 차량들은 족쇄를 채워놓은 것도 제법 보이더라.
모짜르트가 대단한 인물이긴 대단한 인물인 모양이다.
시내의 모습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다니니 자그마하고 아기자기한
잘츠부르그가 정겹게 다가온다.
지금 와 생각하니 대성당 천장벽화가 아주 멋이 있었는데
나중에 이탈리아에서 시디 굽어주던 친구가
한장만 복사해도 안되겠냐고 할 정도로 알록달록 이뻤다.
자 보시라
모자르트의 소나타가 골목골목마다 흐르는
따라라라라라라라라 따라라라(맞춰보시라, 모짜르트의 무신 곡인지)
모자르트 할배의 동네 잘츠부르그
음악을 사랑하는 여유를 가진 저들이 부럽다.
하긴 동네 이름이 잘츠부르그니
옛날 금같던 소금이 많이 나던 동네라 부자였을 것 같긴 하다.
그들의 음악성이 부러워 돌아오는 길
우리는 이루마의 피아노곡을 들으면서
할슈타트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이루마 연주곡도 좋네.
뭐 지가 작곡했는지는 울 마누라한테 물어봐야 하겠지만...
캠핑장에 돌아온 우리는 야경 구경을 나섰다.
입김이 호호 나올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어깨를 움츠리게 했지만
사람 하나 없는 골목을 돌아서 바라본
우리들만의 할슈타트의 고요한 밤풍경은 또 다른 정취를 남겨주었다.
캠핑장으로 돌아온 우리는 또다시 비를 만났지만
내일은 태양의 나라 이탈리아로 간다는 들뜸에
태양을 그리워하며 태양의 꿈을 꾸면서 잠자리로 들었다.
가자 태양의 나라로~~!!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