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리리리리리리리 리리리 리리리
아침에 차임벨이 울린다.
어제까지 칙칙하게 내려대던 비는 말짱하게 개었다.
오호 만쉐이~~!!
어제의 일에 가슴이 약간 벌렁대는 공황상태를 조금 겪은
지난밤은 따뜻하다 못해 더웠다.
조그마한 전기 히터 그거 성능 하나 끝내주더라.
도저히 더워서 잘 수 없어서
창문을 조금 열고 잘 정도였으니 흐흐
리셉션이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자전거를 렌트했다.
어제 딱 들어오면서 봐둔 산악자전거 4대!!
물론 전문용 산악자전거는 아니었지만
알리비오급에 24단 자전거로 웬만한 오르막과
하이킹을 즐기기엔 그저 그만이다.
무게도 대략 들어보니 11킬로 - 12킬로그램 사이로 보인다.
이정도면 뭐 아주 양호한 상태.
아... 여기서 산악자전거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조금 부연설명을 붙이면
알리비오란 시마노란 일본 회사의 자전거 부품 등급으로
중하급을 말하는 것이며
24단이란 변속이 24가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전문적인 크로스 컨츄리 엠티비는 27단이 대부분이다.
자전거를 빌리니 헬멧도 공짜로 빌려준다.
1인당 2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자전거 4대를 빌렸다.
12시간 렌탈이다. 흐흐
아침식사를 즐겁게 마치고(공동식당에서 요리를 해야 한다)
근데 공동식당이 좋은 것이 사람들이 자기가 쓰고
필요없는 물품을 두고 가기 때문에
오일이니 조미료 등등을 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이 장소는 유럽 100배라는 책에도 소개되어 있어서
한국인들이 제법 많았다.
그런데 쓰레기를 분리해서 안 버리는지
한국어로 쓰레기 제대로 버리자고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솔직히 쪽 팔렸다!! 제발 좀 정신들 좀 챙기자구!! 으이?
나 하나 떠나고 말 여행이 아니잖는가?
뭐 유럽 글마들한테 잘 보일라고 그러자는게 아니고
우리 나라에서도 그 정도는 다 지키고 살지 않나?
그 참... 머리에 개념 부족한 찬 애들은 제발 한국내 자기집에 머물기를
강력히 권고하고 싶다.(아 물론 그런 애들이야 어디 만명에 하나 아니겠는가만)
너무 흥분을 했나. 죄송~~ ^^
나이 여부를 떠나서 그런 행동을 하는 이들은 애나 다름 없다고 본다.
자전거를 챙기고 한국에서 준비한 유니폼을 걸치고
캠핑장을 떠나서 자전거 하이킹을 시작했다.
오늘의 예상코스는
자전거를 타고 그린데발트까지 올라갔다가 내리막을 즐긴 후
호수 주변의 하이킹 도로를 돌아볼 예정이다.
예상하는 시간은 대략 8시간 정도.
인터라켄을 떠나는 가족들의 얼굴에
어제의 공포는 모두 사라져 행복이 가득하다.
인터라켄 시내를 지나서 그린데 발트로 향하는 길로 들어선다.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계속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갈라선다.
분기점 주변에 자전거방이 있어서 들렀다.
이곳에서 윈드자켓을 아주 헐값에 장만을 했다.
대략 한국내에서 스위스에서 제작된 윈드자켓의 값은
소비자가 150불 정도에 육박한다.
단독 30프랑, 한국돈 24000원에 장만했다.
물론, 작년도 팀복이었기에 싸게 장만한 것이지만 말이다.
윈드자켓을 걸치고 그린데발트로 향하기 시작한다.
산골짝의 마을로 들어가기 전 기념촬영
사진 왼편에 있는 산악마을을 통해서 그린데발트까지 갈
예정이지만 꼭 그린데발트까지 갈 생각은 없다.
아이들이 견딜 수 있는 곳까지만 올라갈 예정이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그림같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물이 필요해서 할머니를 불렀다.
할매요? 이 물 묵어도 됩니꺼?
하모요. 알프스 골짜기 맑은 물이니 걱정말고 드이소~~
물론,
나는 영어로 말했고, 할매는 독일말로 답했다. -.-
스위스 사람들이 쪼매 퉁명스럽다.
특히 이런 조그마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웃음도 없고
하여튼 재미 없는 사람들이다.^^
물을 보충하고 드디어 제대로 된 오르막이 나온다.
아이들은 헉헉거리며 타고 끌면서 나를 따라온다.
작은놈 아빠 자전거 잘 타나? 하면서
마구마구 나를 불신하더니
오르막을 휘리릭 뿅~~
올라가는 모습을 보더니 아빠한테 완전히 반했다. 흐흐흐
작은 아들 이를 꽉물고 더운 날씨엔 벌써 윗통을 벗고
오르막을 기를 쓰고 오른다.
그 뒤론 알프스의 고봉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아빠... 헥헥~~
임도가 표시된 데로 달리다 보니 헬기장이 나왔다.
힘들게 올라가지 않고 헬기로 관광을 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계속적으로 오르막을 땀을 흘리며 올라가다보니
폭포소리가 나면서 길이 험해진다.
이 길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는 무리로 보였다.
폭포 소리가 저 멀리 들리고 있어서
방향을 돌려서 편안한 임도로 더 올라가다
신나는 내리막질을 해서 빌더스빌로 향했다.
빌더스 빌로 들어가면 비행장이 나오고
그 주변으로 호수가 좌악 펼쳐진다.
빌더스빌로 가는 길에 철로가 보이고 옆에 소들이 음머거린다.
애들은 구경을 하러 가는데 이놈의 소가 숫소인지
뿔을 샥샥 흔들어댄다. 내가 가니 얌전해지고...
인도에서도 경험했지만 소들은 애들을 얕본다.
걔네들이 저그들을 얼마나 잘 먹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겁도 없구로 쯧쯧...
다시 우리의 자전거는 달려나간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이
스위스의 차들은 자전거가 지나간다고
어느 하나 빵빵거린다거나 위협을 준다거나
하는 경우를 보지 못한 것이다.
천천히 뒤따라 서행을 하다가 마주오는 차가 없으면
완전히 차선을 넘어서 추월을 한다.
그것도 천천히...
스위스 사람들이 우리한테 배울 게 훨씬 많지만
요거 딱 한 개는 우리가 좀 배웠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안전하게 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
그게 너무 좋았다.
도로를 지나서 자전거도로로 들어섰다.
흐르는 물을 지나서 비행장에 도착을 하니
스위스 군인들이 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훈련 내용을 보니 방독면을 쓰고 훈련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 같으면 방독면 쓰고 구보할 것인데
얘들은 실실 걷고 있다. 그것도 느릿느릿...
전투력으로 치면 우리가 더 나을 것 같단 생각도 든다. 흐흐
드디어 호수가 나온다.
오늘의 점심을 여기서 해결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김밥 2줄과 계란 그리고 맥주, 음료수
김밥에 단무지, 계란, 시금치 정도만 넣었는데도
맛이 아주 그만이다.
맑고 푸른 호수를 바라보며 벤취에서 먹던
그 김밥맛은 아직도 혀끝을 감도는 듯 하다.
식사를 마치고 또다시 하이킹에 나섰다.
호숫길을 따라서 하이킹 도로가 잘 나와 있다.
자전거 도로의 끝에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인터라켄 방향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호수를 끼고서 달린다.
인터라켄 동역 뒤를 돌아서 우리가 묵고 있는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물론 돌아오기 전에 쇼핑몰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장만했다.
자전거를 입구에 세워두고 장을 보고 난 후 나왔다.
그날 저녁은 된장찌개를 끓여서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따뜻한 잠자리와 멋진 경치의 인터라켄
그리고 캠핑장 앞을 흐르던 에머랄드의 물빛...
내일은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로 올라갈 예정이다.
구름이라곤 하나도 없는 완벽한 푸르름과 온통 하얗게 보였던
융프라우 내일은 그곳의 경치를 같이 볼 예정이다.
커밍 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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