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이크의 역마살 투어 2 - 충남 아산
영인산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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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산만 방조제를 건너 39번 국도를 타고 아산시 쪽으로 여행해보신 분이라면 잘 생기고 수려한 산 봉오리 꼭대기에 촛대
비슷하게 생긴 거대한 조형물이 산과 전혀 조화를 못이루고 볼썽 사납게 세워져있는 광경을 목격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수천년을 그 자리에서
평화롭게 머물러오던 산의 정수리에 누군가가 흉기를 찔러 박아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전 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그 잔인한 광경에 몸서리를 쳤고 꼭
저기에 올라가서 도대체 누가 무슨 명분으로 저런 무지막지한 짓을 해놓았는지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지고 다져왔던 터였습니다. 그 불쌍한
산이 바로 충남 아산시 염치읍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영인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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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소개
약 2킬로
정도의 아스팔트 구간을 지나 영인산 휴양림 입구에 도착, 거기에서 임도+싱글 구간을 따라 영인산 정상을 밟은 다음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휴양림 뒤편에서 아스팔트 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총 10 - 10.5킬로미터 가량의 코스입니다(개념도상에서 보면
1-2-3-4-5-4-3-6-7-8-9-수암사). 전체적으로는 초보수준의 구간이 대부분이면서 중간중간 중상급 정도의 기량이 필요한 구간들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접근하기
아산만 방조제를 지나 39번 아산방면 국도를 타고 약 10킬로미터 정도 오면 영인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영인산 자연휴양림 입구가 2킬로 남았다는 큰 안내 표지판을
만납니다. 여기가 1번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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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없는 휴양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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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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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봉우리에 올라서면 초록색 초소를 하나 만납니다. 창문도 달렸고 마치 이동식 간이화장실 같이 생겼는데 사람 하나가 몸을 누일 만 한 아담한 크기입니다. 옆을 지나면서 무심코 안을 들여다 봤더니 어떤 남자가 봄햇살을 온몸에 받은 채 자고있습니다. 온바이크 만큼이나 팔자 좋은 사람이구나 생각하면서 길을 재촉합니다. 6번에서 7번 봉우리까지는 이를 악다물면 내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아주 당찬 오르막 구간입니다. 3번에서 7번 까지의 길이는 1킬로. 7번 봉우리에 올라서면 그제서야 상처 입기 전 영인산의 본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발아래 굽어보이는 전망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화마가 미치지 못했고 따라서 자연 그대로의 온갖 만물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의 싱글 다운힐이 시작됩니다. 7번 봉우리 바로 다음에서 뒤꼭지가 빠지는 듯이 섬찟한 다운힐이 시작됩니다. 아 짜릿합니다. 거기를 지나고나면 적당한 경사에 꼬불꼬불한 길이 라이더를 빨아들이듯이 펼쳐집니다. 괴성을 지르면서 순식간에 8번 지점에 도달합니다. 7번 봉우리에서 1.1킬로 지점입니다. 길이 두갈래로 갈립니다. 왼쪽으로 난 길로 접어들면 500미터 가량의 싱글 다운힐 후에 1-2번 구간을 잇는 아스팔트로 이어집니다. 그보다는 직진하여 9번 지점을 향해 가는게 더 길고 재미있습니다. 8-9번 구간도 구절양장의 환상구간입니다. 브레이킹 타이밍을 잠시라도 놓치면 바로 트레일을 이탈해야 합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9번 구간에 도달하면 약간 넓은 길과 만나는 삼거리입니다. 오른쪽으로 가지않고 왼쪽으로 약 100미터 정도 가면 다시 산길로 올라가는 싱글이 나옵니다. 거기를 올라가면 약 700미터 정도의 싱글트레일이 덤으로 펼쳐집니다. 어금니 바위라고 알려진 기암괴석구간도 지나고 철탑을 지나서 신나게 내려오면 수암사라는 자그만 절의 일주문 옆 공터로 내려서게 됩니다. 길을 따라 마을을 가로지르면 39번 국도를 만납니다. 8번 지점에서 여기까지 거리는 약 1.1킬로미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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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상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한 나머지 부분으로 역마살낀 온바이크의 마지막 여정을 달래준 영인산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영인산 산불은 벌써 3년 전의 일이랍니다. 3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아직 저정도라면 얼마나 더 긴 세월이 흘러야 영인산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까요? 라이더 여러분 봄철에 특히 산불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영인산 산불은 다 저 정수리에 꼽힌 무지막지한 포크 때문일거라는 샤마니즘적 생각을 좀처럼 떨쳐버릴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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