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는 업힐
초반 200미터 정도는 노면상태 때문에 타고가기 어렵다. 끈다. 무덤이 있는 곳에 이르면 무덤 바로 뒤편으로 급선회하여 다시 올라간다. 420미터 지점. 좀 더 오르면 이제 능선에 올라선다. 2번 지점이다. 숨이 턱에 찬다. 이제 업힐의 끝이겠지 기대하지 말것. 경사만 약간 완만해졌지 계속 업이다. 2번지점부터는 하산할 때까지 계속 능선을 타고 진행한다. 깔닥거리는 오르막을 하나 넘기면 갈림길이 하나 나온다. 여기가 1번지점으로부터 1.2킬로. 무시하고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간다. 3번지점에 도달하면 교차로를 만난다. 좌회전하면 노동교육원 우회전하면 문형산 임도 직진하면 등산로라고 쓰인 표지판을 만난다. 여기쯤 오면 다 때려치고 좌나 우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꿀뚝같아지지만 직진한다. 약수터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난다(4번 지점). 약수터길 무시하고 역시 계속 직진. 여기까지는 비록 숨이 턱에 차고 허벅지 근육이 다 풀어지는 것 같아도 타고올 수 있는 길이지만 요 다음부터는 곧 잔차에서 내려 끌고 지고가야한다. 얼마나? 한 100미터 정도였던 것 같다.

목터지는 다운힐
드디어 정상이다. 해발 497미터 문형산 정상을 알리는 돌쩌귀가 세워져있다. 5번 지점이다. 1번 지점에서 2.1킬로를 왔다. 정상에서 오른쪽 갈림길로 내려가면 신현리/목리 방면이란다. 무조건 무시하고 능선을 계속 탄다. 여기서부터 문형산 싱글의 백미인 다운힐이 시작된다. 첫번째 짧지만 섬찟한 바위길을 내리지 않고 무사히 내려가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 그러나 길지 않다. 바위 내리막을 잘 내려오면 그 흥분 덕분에 한달음에 올라갈 수 있다(물론 잔차 들쳐업고). 6번 지점인 두번째 봉우리에서부터는 7번 지점까지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평지는 한 뻠도 안나오는, 3킬로 내내 오로지 지그재그 급경사 완경사 점프대 등등 있을 것 없을 것 다나오는 순수 다운힐 구간이다. 6번 지점에서 헬기장까지가 경사가 급하고 좌우로 꼬불꼬불한 것이 가장 재미난 구간이다.

하산
내리막 구간에서도 갈림길이 두세번 정도 나오지만 다 무시하고 오직 능선을 따라 가던 길로만 계속 가면 된다. 사실은 그 속도감과 짜릿함 덕분에 좌우로 길이 있는지 없는지 눈치채기 어렵다. 계속 내려오면 철탑을 만난다. 철탑이 보이면 속도를 더 내기 바란다. 왜냐하면 철탑 아래를 지나자마자 1미터30센티 정도의 빅 점프를 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오기 때문이다. 계속 내려오면 무덤들의 공동체를 만난다. 그 사이로 사자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정도만큼 뒷바퀴를 끌면서 미끌어져 내려오면 콘크리트길과 만난다. 길을따라 계속 내려오면 현대자동차 정비공장이 보이고 수원으로 가는 43번 국도와 만난다. 요기까지 총 거리 5.1킬로.

짧은 게 흠인 듯 하여 담번엔 디지카님 꼬셔서 더 긴 코스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문형산, 좋은 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