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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 탐험기 8 : 강촌 검봉산-봉화산(지도 복원)

onbike2003.09.02 09:23조회 수 402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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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온바이크는 <1> - <2> - <3> - <4> - <5> - <6> - <7> - <8>로 이어지는 검봉산 - 봉화산 능선길을 잔차로 가고 싶다는 가당치 않은 꿈을 꾸고 있었던 차에, 6월 모일 어느 평일날 니콜라스님을 꼬득여 탐험길에 나선다. 그러나 험준한 산세 때문에 그날은 코스의 딱 절반인 <4>번 지점까지만 탐험하고 하산. 두달여가 지난 후 온바이크는 혼자(아무두 같이 가자는 사람이 없음ㅜ.ㅜ) 지난번에 중도하산했던 <4>지점에서부터 나머지 구간을 탐험키로 하고 다시 강촌행에 오른다. 이 글은 두번에 걸친 원정(?)의 결산이다.

청량리 - <1>

청량리역에서 니콜라스님을 만나 그분의 최고급 명차 카스타에 올라 아주 편하게 그분이 사주신 최고급 햄버거를 먹으면서 세상살기 힘들다는 요지의 긴 수다를 떨며 강촌에 도착. 잔차에 올라 강선사 들어가는 입구를 찾는다. 아주 쉽게 강선사 입구 팻말을 발견한다.

<1> - <2> : 사투
강선사로 들어가는 길부터가 가파른 콘크리트 업힐, 그나마 금방 끝나버리고 이내 검봉산 등산로가 팻말을 앞세우고 눈앞에 드러난다. 가파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난 직후라 미끄럽기까지 하니 패달질을 서너번 넘기지 못하고 하차한다. 내리 끈다. 타고갈 수 있는 구간 전무. 계속 끌기만 한다. 끌고가기만 했으면 얼마나 좋으랴. 20여분간 끌고 나니 아, 빗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집채만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쇠줄이 묶여있지만 도저히 혼자서는 잔차를 매고 올라갈 수 없는 ... 한사람이 맨몸으로 먼저 올라가 바위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아랫사람이 잔차를 밀어올려 건네주고 윗사람은 잔차를 받아 바위 틈새 어딘가에 끼워(!)두고 아랫사람이 다시 맨몸으로 기어올라 윗사람 위치보다 한 길 정도 더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첨부터 다시 반복..."온바님 제 팔을 밟고 가시죠" ..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몸뚱아리를 발판삼아 바위를 기어올랐다. 하나를 오르고 나니 또 하나, 그눔을 오르고 나니 또 하나,... 바위위에 올라서니 등산로가 다시 시작되지만 가파르기는 매한가지. 그래도 바위가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 각자 자기 잔차와 자기 몸만 추스면 되니 얼마나 다행이냐, 위로하면서 가파른 비탈을 올라간다. 1.6킬로 정도 지나면 전망대가 있는 <2> 지점이 나온다. 요기까지 오는데 2시간이 소요된다.

<2> - <3>
관망대라는 곳을 지나고부터는 좀 탈 수 있는 평이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그러나 대세가 오름길이기 때문에 업힐이 대부분이고 중간중간 내려서 끌어야 하는 구간도 나온다. 그러나 <1>-<2> 구간같은 지옥길은 이제 더 없다. 검봉 정상부는 잔차로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경사도 완만하고 능선이 유순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강촌의 풍경... 골프장이랍시고 헤집어논 산등성이가 맘을 슬프게 만든다.

<3> - <4>
검봉 정상에서 바로 급경사 다운힐이 시작된다. 상당히 긴 구간이다. 경사가 급한데다 길이가 길기 때문에 계속 내려가다가는 가속도 때문에 콘트롤 불능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중간에서 내린다. 비온 직후가 아니라면 재미나게 내려옴직도 한 구간일 텐데... 급경사 구간을 지나고나면 가장 타기 수월하고 유순한 능선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그 바위들 한테 체력의 대부분을 쏟아부은 터라 약간의 업힐만 만나도 힘에 버겁다. 갈림길만 만나면 무조건 하산하리라 맘먹은 두사람에게 마침내 문배마을로 내려서는 능선 안부 사거리 <4>지점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지도상으론 삼거리로 그려져 있지만 진행방향에서 우회전하면 백양리로 내려가는 싱글길이 나있다. 직진하면 봉화산 방면 좌회전하면 문배마을이다.

기진맥진한 두사람은 문배마을 "이씨네집"으로 해서 구곡폭포로 하산. 하산길에 맞은편에 장엄하게 누워있는 봉화산 동북능선을 계속 뒤돌아보면서 온바이크는 후일을 기약한다.  

그로부터 두달 후 8월 11일 토요일.

청량리 - 구곡폭포 주차장(A)

이번에는 경춘선 열차를 이용했다. 주말 경춘선 통일호 안...딱붙는 저지 차림, 한손엔 잔차 뼈대, 다른 한손엔 바퀴 두개를 넣은 큰 가방, 등에는 헬멧 보호대 등등을 넣은 배낭...상상에 맡긴다. 다씨는 주말 잔차타러 강촌 오믄서 기차를 이용하는 우는 범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면서 강촌역에 내려선다. 이번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강선사 입구를 지나쳐서 바로 구곡폭포 주차장 가는 길로 접어든다. 여기저기 빌린 잔차로 꾸무적대고 있는 아그들(?) 사이로 보무도 당당히 쉭쉭거리며 내달린다.^^

A - 임도 - B

구곡폭포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로 오르려니 매표원이 잔차는 못들어간다고 막는다. 하는수 없이 춘천 챌린저 코스라는 입갑판이 있는 좌측 임도로 들어선다. 아마 강촌 코스 젤 막판 봉화산-구곡폭포 다운힐을 요 길로 하지 않나 싶다. 아주 길 좋고 경사 그다지 안급하고... 설렁설렁 재미나게 오른다. 살모사(엄청 컸슴. 길이 한 1메타 정도?)놈이 길가에서 날 먼저 발견하고 줄행랑을 놓는다. 땀 한번 빡 흘리고 나니 장승 둘이 떡허니 버티고 있는 임도 정상에 도달한다. B지점이다. 팻말이 있지만 방향을 잘못 달아놔서 전혀 도움이 안되고 장승에 새겨놓은 그림을 보니 계속 임도를 따라 직진하면 가정리, 오른쪽 아래로 난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문배마을이란다. 문배마을 "이씨네집"으로 가야 두달 전에 포기했던 바로 그지점에서 능선을 탈 수 있다. 문배마을 쪽으로 우회전한다.

B - 문배마을 - B

제법 되는 다운힐 업힐을 반복한 후에 문배마을로 접어든다. 언제봐도 고즈녁한 마을이다. "이씨네집"앞을 지나다가 물이나 한잔 얻어먹으려고 안을 기웃거렸다. 정말 잘한 짓이다. 이마 "이씨"임이 분명한 아저씨가 하도 친철하게 물을 건네시길래 지나가는 말로 "아저씨 저 뒷 능선으로 해서 봉화산까지 가려는데 갈만해요?"라고 물었다. 이 또한 정말 잘한 짓이다. 그렇게 묻지 않았으면 온바이크는 또 상상하기조차 싫은 악몽을 겪어야했을 지도 모른다. 그 아저씨 두손으로 허공을 긁어내리면서, 거긴 잔차로 갈 길이 못된다고 말렸다. "바위 봉오리 두개를 넘어야 돼요." 아저씨의 만류의 말을 귓등으로 듣던 온바이크는 이 한마디 말에 다시 잔차를 돌려 B를 향해 간다. 두달전의 악몽이 되살아났던 것이다. 더구나 이번엔 혼자다...

B - <5> - <6>

B지점에 다시 오니 장승 뒷편으로 등산로가 분명하게 나있다. 봉화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란다. 한 10여미터 박박 기어오르다 결국 잔차에서 내린다. 끈다. 그래도 행복하다. 바위봉오리라니... 세상에.. 결국 <4>-<5>에 이르는 능선길은 바위봉오리때문에 포기한 셈이다. B지점 상세도에서 보듯이 장승 뒷편으로 해서 능선에 진입할때까지가 가파르고, 일단 능선에 오르면 좌회전해서 내려가지 말고 우회전해서 계속 진행하면 봉화산 정상으로 가게된다. 봉화산 정상 능선길은 대체로 재미있게 타고갈 수 있는 길이다. 평지나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지형이 스릴 만점이다. <5>지점은 삼거리로서, 팻말이 나온다. 온길로 되돌아가면 주차장, 직진하면 봉화산 정상이란다. 미루어 짐작컨데 오른쪽에서 합류되는 저 길은 <4>에서 능선을 타고 계속 이어지는 길이리라. <5>를 지나 봉화산 정상 바로 아래까지 이르면 타고가기엔 버거운 길이 된다. 잔차를 끌고 1분 정도 오르면 드디어 봉화산 정상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 장관이란 ...

<6> - <7>

봉화산 정상에서 굽어보는 동북릉은 길게 누운 S자 능선으로서, 이제 저 길을 내려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 혼이 났다. 정상에서는 여러 갈래의 하산길이 있는데 올라온 길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제일 첫번째 길로 접어들면 된다. 제일 분명하고 제일 완경사의 길이다. 속도계를 0으로 돌려놓고 하산을 시작한다. 긴장하게 만들 만큼의 경사, 나무뿌리가 만들어내는 낙차큰 둔턱들, 타이트 턴... 정상에서 한 5분여 동안을 이런 메뉴를 맛보며 내려온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다운힐이 계속된다. 짜릿하고 아찔하다기보다는 즐겁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최고의 관광(!) 다운힐이 될 지경이다. 물론 따분함을 느낄 맹랑한 라이더들을 위해 중간중간 깜짝쇼가 펼쳐진다. 맘껏 즐기면서 2킬로 정도를 내려오면 넓은 평지에 산불조심 플랭카드가 쳐져있고 길이 세갈래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7>번 지점이다. 나긋나긋한 다운힐에 더할나위없이 흡족하다면, 그래서 굳이 부상의 위험을 즐기고 싶지 않다면 여기서 왼쪽길로 하산하면 된다(물로 그 왼쪽 하산길이 나긋나긋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공포의 다운힐을 경험해보고 싶으면 능선을 따라 직진이다.    

<7> - <8>

이 구간에는 얕은 봉오리들이 몇게 있어 재미난 업힐 구간도 군데군데 섞여 있다. 그리고 평지라 하더라도 좌우가 깍아지른 듯한 비탈인데다가 그나마 30센티 정도밖에 안되는 길마저 반 정도가 움푹 패여있는 등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구간이다. 공포의 백미는 다운힐이다. 바위가 많은 것도 아니고 심하게 굽은 길도 아니다. 공포의 원인은 단 하나. 경사다. 게다가 길다. 짧은 급경사라면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더라도 내려올 수 있다. 그러나 길이가 10미터가 넘어버리면, 잔차는 가속도가 붙어 정말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된다. 게다가 중간 중간 태백산님 허벅지 만한 소나무들이 지그재그로 서있다. 두군데가 그런 곳이 있다. 첫번째는 한 20미터 정도 된다. 첨 진입할때 울컥 무섭더니 다음 순간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들려올라가고 있었다. 굴렀다. 일어나보니 오른쪽 허벅지가 나무 등걸에 찍혀서 피멍이 들어있다. 두번째 것은 더 가관이다. 족히 80미터 정도는 돼보였다. 첫번째에서 혼줄이 났기때문에 입구에서부터 내렸다.

이렇게 무서운 다운힐은 첨이었다. 그러나 두 구간을 제외하고나면 아주 예쁘다. 가시를 품은 장미같은 길이다.

흙투성이 땀투성이의 몰골로 강촌 번화가(?)로 내려선 온바이크는 기차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은 관계로 아무 집이나 들어가 파전과 막걸리를 시켜 폼나게 들이켰다. 토욜날 올라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당연한 걸 머 새삼스레..) 청량리로 돌아오는 찻간은 비교적 평화로왔다. 서있을 땐 몰랐는데 좌석이란델 앉아보니 드러난 나의 하체가 참으로 민망하여 고글과 장갑으로 core부분을 가리고 잠을 청했다.

이렇게 해서 꿈에도 그리던 강촌 싱글 탐험을 완료했습니다. 혹시 가시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는 분이 계시면 가실때 절 꼭 불러주세요. 다시 가구 싶습니다. 온바이크의 조선산 탐험은 계속 이어집니다. 다음은 남양주시 백봉 편입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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