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문양호님( moon@garmin.co.kr)
3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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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빨래도 했고 또
짐을 많이 풀어 헤쳐서인지 짐을 싸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10시가 되어서야 겨우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한국분 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출발할 수 있었다. Calgary의
다운타운은 아지자기한 맛이
있으나 도로가 상당히 낡아 있다.
아마도 겨울이 길고 또 재설 작업때문에 도로가
많이 파손되어 있는것 같았다. 근데
이곳은 여름인데도 많이 썰렁하다 사람도 많이
없고, 생각에 그러니깐 이곳에서
동계올림픽
했지!!! 큰도시라
벗어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으며 어제밤 일기예보대로
강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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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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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어젯밤 캠프장에 갔으면
완전히 생쥐 될뻔 했다. 그런데
문제는 비가 엄청내린다는 것이다. 깡통스프에
면과 베이컨, 소시지 남은 것 그리고 오렌지
1개로 밥을 떼우고 밖으로 나오니 영나가기가
싫다. 한참을 미적 거리다가 10시가 넘어 비를
맞으며 출발했다. 출발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도저히 추워서
안되겠다. 파일바지에 겨울
장갑까지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몽땅
젖어서 손,발이 얼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랴 갈길은 멀고 비는 오고 12시가 넘어서
겨우 비는 멈추었다. 그러나 구름은
하늘 가득하고, 많은 절경들이 구름에
묻혀버렸다. 작년에 민정이랑 왔을때도 이랬는데,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뒤돌아 서야만 했다.
순간 순간 나타나는 경치에 계속 촬영을 했지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제대로 나올지 의문이다 .
경치도 경치이지만 사진 한 장 찍을려면 삼각대에
고정하고 왔다갔다 몇번을 해야 한 장 찍을수
있다. 이래저래 한 번에 5분
이상이다. 근데 초점은 제대로 맞는지도
모르겠다. 도로상에서 누가 찍어줄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오로지 셀프 타이머로 찍고
있다. 무겁긴 하지만 삼각대 가져운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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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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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5시부터 잠을 설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아침 일찍 Dryfood
끓여먹고 또 텐트안에서 뒤척거렸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오늘은 Reverstoke까지 가야 되나 아니면
중간에서 자야하나 어중간한 거리라 좀 신경이
쓰였다. 진욱씨 내외가 그곳의 어느
캠프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는 길에
꼭 들러겠다는 약속과 밴프에서 전화로 메모까지
남겼는데, 안갈수도
없고, 9시에 비가 오는데도 억지로
출발 했다. Golden의 시내를 지나면서
벤쿠버에서 잘 알고 지내든 백진욱씨가 일하는
곳의 대형광고판이 서있는 것이
아닌가 거리는 자동차로
한시간 비는 12시 쯤에 그치고 약간씩
오락가락 하는데, 원드재킷을 입었다 벗었다를
수차례 반복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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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빵에 잼 발라 먹고
출발했는데, 길이 오리락 내리락이 많고 도로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좀 고전했고 걷기를 수차래
반복해야만 했다. 땀은 비오듯 했고
은근히 더운 날씨이다, 아마도 습도가
높아져 있어 그렇지 않은가 싶다. 한참 열나게
달리고 있는데, Reverstock을 35km
남겨둔채 진욱형이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Canyon
Hot Spring을 만나버렸다. 시간은 17시 30분 조금
당황했다! 아침에 출발할 때
도착할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빨리 도착한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힘도
충분한데!! 그냥 지나칠까 ???? |
34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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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에 저절로 눈이 뜨였다, 추워서 !!!! |
1시에 도시락 까먹고 오리락 내리락 열나게 걷고 달리며 18시 Slemon Arm 35km를 남기고 휴식지역을 찾지 못해 그냥 길가에서 어중간한 자세로 남은 밥을 먹고 좀 쉬다가 출발하여 고개를 하나 도니 Rest area 앞으로 400m 남았다는 푯말을 만난거 아닌가! 환장할 노릇이다. 전망이 기가 막힌 곳으로 탁 트인곳에 자리잡은 곳이고 호수와 산들이 멋있게 펼쳐져 있는 곳이었다. 너무나 아쉬웠지만 사진 한장 찍고 뒤돌아 섰다. 20시 30분 SelmonArme 근처에 도착하였으며 21시 10분 대형수퍼마켓에서 과일쥬스랑 마늘빵 하나 사서 캠프장을 찾아 들었다. 햇빛 때문에 무지 힘들었으며, 눈에 힘을 많이 주어서 인지 눈이 아프다. 그리고 무릎위쪽에 햇빛 때문에 많이 타고 물집이 잡힐려는지 쓰라린다 |
35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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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장에 5시 30분 부터 해가 들기
시작했다. 텐트속에 있기가 너무나
더워 죽을 지경이다. 어제 밤에
새탁한 팬츠를 삼각대에 늘어 말리고 9시
출발했다. 해는 9시부터 오후까지
거의 머리 꼭지위에서 내려
쨌다. 무릎 위에 물집이 생겼고
가려워서 한커플 벗겼는데, 벗긴자리에 다시
물집이 잡혔다. 엄청
쓰라린다. 주위에 나무는 많으나
그림자가 없어 햇빛을 피할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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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이 되어 Kamroops에 들어왔다. 오늘 무슨 행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 오늘이 Canadan day지! 17시 이후로 모든 상점들이 몽땅 문을 닫았다. 편의점만 제외하고, 물집에 바를 약을 사야하는데, 방법이 없다. 이 도시는 완전히 비탈에 자리잡은 도시이라 제대로 된 길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곳에서 5번과 1번 고속도로가 갈리는 곳인데. 5번을 타면 80km가 절약된다. 그러나 절약되는 만큼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겠지(!) 호스텔에서는 5번을 탈수 있으며, 5번은 정말 힘들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호스텔의 지도를 찾아보니 5번은 1400고지 위에 있고 1번은 550고지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 호스텔에서 쉬기로 했다. 또 이 도시를 빠져나갈려면 상당한 시간과 머리를 써야 하니깐! 그리고 벤쿠버도 이제 400여km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도 좀 여유가 있을 것 같고 해서! |
36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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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호스텔을 나서는데, 시작부터
비탈길이라, 30분 이상 자전거를 끌고 걷기만
하였다. 시내를
빠져나오니 대형상가지역이다. 이곳의
수퍼마켓에서 과일 쥬스와 마늘빵 그리고
바세린를 한통 샀다. 또 공짜 커피
두잔 마시며 길바닥에 퍼지고 앉아 다리에
바세린을 두껍게 도포하였다. 지금
상태가 많이 않 좋은 것 같다. 며칠전
오일이 떨어져 마아가린을 발라서 인지 그 날
살이 완전히 익어버렸다. 어제는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약을 구하지 못했고, 지금은 약을 발라도
햇빛만 받아도 쓰라리고 있다. 오늘도
무지 더울거라는데, 걱정이다. |
오늘은 Ryten까지 가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지장이 많다 또 구름과 두 번 싸움을 해야만 했다. 구름의 이동방향과 속도가 나의 진행방향과 같고 속도도 비슷했기 때문에 구름의 끝에 매달려 구름속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고 말하고 싶다. 21시 Ryten을 30km 남기고 BC주에서 관리 하는 무인 캠프장에 들어 왔다. 이곳도 돈내라는 얘기는 있는데, 돈받는곳이 없다. 캠프사이트는 거의 꽉 차있었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았다. 옆쪽에 자리잡고 있던 중년의 아저씨가 나의 다리를 보더니 뭔가 도와줄게 없냐고 물었다. 그리고 혹시나 도울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해준다. Thanks! 대충 빵과 스프를 먹고 모닥불 피워 놓고 일기를 쓰고 있는데, 자신이 직접 담근 포도주라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지친 육신에 술이 들어가니 상당히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저녁초대를 받아 다시 저녁식사와 포도주를 대접받고 한참동안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었고, 나에게 하루만 이곳에서 자신들과 머무르면서 내일 낚시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정중히 거절해야만 했다. |
3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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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아침부터
힘이 없는게 딱 죽갓다! 하늘에
구름이 모이기 시작하는게 기분이
별로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겠다
싶었는데, 출발한지 2시간도 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냥
스쳐가는 비가 아닌 듯 싶다. 어제는
황야였는데, 오늘은 산속이다. 11시
Ryten를 지나고 오늘의 희망지인 Hope까지
가는데, 정말 먼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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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은 그칠줄을 모르고 온몸이 젖어 힘도 없는데, 시간은 조금 이른 것 같아 좀더 달리기로 했다. Hope는 Kamroops에서 시작된 5번 도로와 1번도로가 이곳에서 만나는 곳이라 도로가 상당히 잘 닦여져 있었고 자전거 전용Route가 확보되어 있어 좋았다. 벤쿠버까지 160km 내일 좀 넉넉하게 도착하려면 오늘 좀 많이 달려야 하기 때문에 비에 아랑 곳 없이 달렸다. Hope를 20km 지난곳에 있는 캠프장에 들어섰고 오늘을 마무리 했다. 이곳의 캠프장은 도로와 철기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벽에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왜 철길 주변에 애들이 많은지를 새삼 알 것 같다!? 내일도 비랜다! |
3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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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40분 느지막하게 일어났다. 새벽에 비와
기차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었다. 오늘은 꼭 벤쿠버에
들어가야 하는데, 앞이
캄캄이다. 날씨가 안
좋아 걱정이다. 바람은
여전히 갈 길를 막고 그리고 비
하지만 자전거 전용으로 확보되어 있는 갓길은
맘에 든다. 14시가 되면서
Shilliwhack라는 도시를 하나 지나고 벤쿠버
100km전에서 1A와 1번도로의 갈림길에서 1A로
들어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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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시가 되어 Vancouver 접어 들었고 20시에 범수형네집에 도착하였다. 이제 나의 자전거 여행은 끝났다. 집에 오니 정말 좋다, 그리고 이루어 질 수 없는 소원 하나 빌었다. 일주일 후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제 앞날을 생각할 시간이다! |
- 횡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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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8월 캐나다 자전거 횡단을 하기 위해 떠날
때 주위의 우려섞인 말들과 격려의 말을 등지고 길을
나섰다. 5,000km가 넘는 길을 혼자 달리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고통뒤에
따르는 만족감.
오래전부터 갈구하던 그 무언가가 그곳에 있었으며,
나 자신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이 자전거 횡단을 계획하시는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지면을 빌어 나의
개인적인 여행을 물심양면 도와주신 토론토의
한인산악회인 밀튼산악회의 최호진, 나종진님과
네베상사의 이협우, 이진용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많은 선후배님들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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