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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색산~앵봉

mtbiker2020.09.29 13:13조회 수 41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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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MTBing / 다양한 프리라이딩 코스 갖춘 연이어진 능선길

[402호] 2003.04 

 

입력 2003.04.17 17:10 | 수정 2003.04.17 17:10

서울 수색산~앵봉

은평구 수색동에서 서오릉로의 벌고개를 거쳐 구파발 동산동 123골프장에 이르는 산줄기를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은 ‘수색산’이라 부른다. 수색산은 인근 주민들의 운동 코스이자 약수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산악자전거 매니아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산이다.
이 산의 전체적인 특징은 연이어진 능선의 라이딩에 있다. 또한 비교적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있어서 은평구의 어느 지점에서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산 높이가 낮게는 100m에서 높게는 200m 사이이므로 능선에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능선을 따라 등산로와 군사작전로가 잘 닦여있기 때문에 주야는 물론이고 계절에 관계없이 라이딩이 가능한 곳이다. 코스도 6~8곳 이상이라 이상적이다.
서울의 명산들과 달리 등산객과 마찰도 비교적 덜해, 라이딩시 ‘산티켓’(산에서 자전거를 즐길 시 에티켓운동을 전개하고 있음)만 잘 지키면 라이딩에 더 없는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곳이다.
수색산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적인 구분이 필요하다. 전술한대로 서오릉을 넘는 벌고개를 중심으로 구산동~수색동쪽과 앵봉을 중심으로 한 갈현동~동산동쪽의 산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이 두 지역 중 상대적으로 라이더들에게 먼저 알려진 수색동~구산동쪽 능선을 먼저 살펴보자.

○수색동~구산동 구간 문라이딩 코스
수색동 청구아파트 뒤에서 시작하는 이 능선은 새로 뚫린 은평터널 위를 거쳐 숭실고와 구산동 뒷능선을 지난 뒤 서오릉로의 벌고개에서 끝난다. 이전에도 이 능선을 라이딩한 분들이 계셨겠지만, 전향적으로 코스를 개척한 분의 명명에 따라서 문라이딩(Moon Riding) 능선길이라 부르겠다.
 

문라이딩 능선길 상의 2단 업힐 상단부.
문라이딩 능선길 상의 2단 업힐 상단부.

이 능선은 좌측으로는 화전동길, 우측으로는 은평터널~구산동에 이르는 이면도로인 갈현동길을 사이에 두고 솟았다. 문라이딩 능선길이란 명칭은 주로 야간 라이딩을 많이 해, 달과 함께 달린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수색(증산동) 청구아파트 뒤 철계단에서 시작되는 이 코스는 철계단 이후 약 10m 계단을 올라가면 곧바로 능선이 시작된다.
전체적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약 70% 정도가 오르막을 형성하는 업힐 코스다. 물론 반대로 내려오면 70%가 내리막인 코스다. 문라이드 능선길만으로도 왕복으로 즐기기에 충분한 코스가 된다는 말이다.
처음 전반부를 오르면 나무계단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 나무계단 옆으로 난 길을 통해서 업힐을 한다. 업힐이 불가능한 곳이 거의 없으므로 실력을 갈고 닦는다면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전반부는 철탑에서 끝난다. 철탑에 오르는 길은 능선길을 택하지 말고 우측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수색산 정상 직전의 3단 업힐 상단.
수색산 정상 직전의 3단 업힐 상단.

철탑을 지나서부터는 급경사가 없는 능선길이 이어진다. 계속된 능선길을 오르면 다시 경사가 있는 업힐을 만나는데, 숭실고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부터 시작된다. 이 지점을 지나서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다음 봉우리로 오르는 계단 형태의 길을 만난다. 여기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들고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우측의 능선 가지길이라 명명된 싱글트랙을 따르면 산의 7부 능선을 따라 우회도 가능하다. 실력만 닦는다면 지나친 업힐이 없고 난이도가 있는 재미있는 라이딩을 할 수 있어 이 길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능선길을 먼저 타봐야 할 것이다. 능선 가지길은 문라이딩 능선길의 후반부인 3단 업힐에서 능선길과 다시 만난다.
3단 업힐은 수색산 업힐 구간의 핵심이다. 이 구간은 가슴을 터지게 만드는 급경사의 긴 업힐이 연이어 3단계로 나타난다. 요즘은 나무계단까지 생겨 계단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루트파인딩 해가면서 올라야하기 때문에 더욱 가슴이 터질 것 같다. 1단의 업힐을 오르면 까마득히 2단 업힐이 보인다. 땅만 보고 오르다보면 약간 왼쪽으로 돌아서 계속된 급경사의 업힐이 이어진다.

수색산 문라이딩 능선길.
수색산 문라이딩 능선길.

 예전엔 도전 하기 힘들었지만 계속된 시도로 2단 업힐까지 성공하는 라이더들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2단 업힐을 오른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약간의 능선길을 달리면 이 산의 정상인 마지막 3단 업힐과 만난다. 업힐 초반부에서 약간 왼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 정상에 이른다. 하지만 정상 직하에 튀어나온 바윗돌들이 등정의 꿈을 산산이 깨뜨린다. 근력을 더 키워 폭발적인 파워로 이 돌들을 정복하기 전까지는….
이어 수색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약간의 운동기구와 군부대가 있다. 이 곳에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서 내려가도 훌륭한 라이딩 코스가 된다. 여기서 갈현동(구산동)쪽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내리막길도 있다. 수색산 정상의 군부대에서 오른쪽으로 20m 정도 내려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계곡 방향으로 곧바로 내려서면 ‘수색산 다이(die)길’이다.

동익아파트로 내려가는 다운힐 구간.
동익아파트로 내려가는 다운힐 구간.

 처음에 왔을 때 너무 경사가 급하고 우측에 절벽이 형성되어 있어 붙인 이름이다. 다이길은 말 그대로 죽음의 길이었다. 그러나 이곳도 많은 시도 끝에 이젠 여러 라이더들이 어렵지 않게 내려간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구산동쪽이다.
아까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면 이곳 또한 급경사 내리막인데 동익파크아파트로 바로 내려선다. 이 아파트로 내려서면 서오릉로와 바로 만나게 되는데, 건너편산인 앵봉쪽으로 가기 위해선 이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서 수색과 구산동쪽 수색산의 라이딩을 마친다.

○갈현동~동산동 구간 10&10코스
동익파크아파트를 나오면 서오릉로와 바로 만나는데, 신호등에서 길을 건너면 한 동만 있는 갈현동 삼성아파트가 보인다. 이 아파트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선정여고 정문에 이른다. 정문 옆 아파트쪽으로 직진해 나가면 선일여고가 나온다. 선일여고 담을 따라가다가 테니스장 뒤로 난 앵봉으로 오르는 코스로 붙는다.

10&10길의 오르막 능선.
10&10길의 오르막 능선.

 여기부터가 앵봉을 오르는 10&10 코스다. 처음에 왔을 때 10분만에 앵봉 정상에 오른 뒤 10분만에 다운힐해 다시 내려왔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 능선길을 오르다 보면 눈에 띄는 쉼터를 금방 찾아 쉴 수 있다.
첫번째 쉼터는 벌고개 중간쯤인 전경부대 밑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이어 오른쪽으로 난 계단에서 자전거를 들거나 타고 오르다보면 또 한 번의 쉼터와 만나는데, 이것은 벌고개 정상의 군사시설물 오른쪽 산으로 올라와서 만나는 길이다. 이어 큰 오르막을 하나 더 오르고 작은 오르막을 하나 더 오르면 앵봉 정상이다.
정상 직하에선 박석고개쪽에서 올라온 길과도 만난다. 박석고개의 소방서 옆으로 올라오면 앵봉으로 올라올 수 있는데, 70% 정도 업힐이 가능하고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앵봉은 정상에 헬기장과 커다란 안테나가 있어서 처음 방문한 사람도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도 된다.
동산동쪽으로 가려면 앵봉 정상에서 철조망이 이어진 길을 따라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처음 다운힐이 시작되자마자 약간의 어려운 구간이 나온다. 바윗돌 내리막인데 절개된 바위라서 비스듬하고 미끄럽다. 이 바위를 내려가 약 3~4분 달리면 다시 크지 않은 봉우리를 하나 만난다.
봉우리에서 또 하나의 능선길이 갈리는데 우측 능선길은 123골프장으로, 오른쪽 능선으로 구파발로 떨어지는 능선길이다.
우리는 직진한다. 이 봉우리 정상 직하는 자전거가 가기 위험할 정도인 큰 바위계단이다. 이 구간을 내려서면 철조망을 계속 따라가는 내리막길이다.
좁은 싱글트랙으로 장애물이 많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만약 철조망쪽으로 넘어지면 얼굴을 철조망에 긁힐 것이다. 계속된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약간의 업힐을 만나는데, 이 곳을 올라서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 쉼터이다. 삼각점 표석이 있어서 금방 이 봉우리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철조망을 타고 내려가도 좋다. 역시 동산동쪽으로 나온다.

앵봉 정상의 라이더.
앵봉 정상의 라이더.

 그러나 우리는 직진한다. 직진하는 코스의 이름이 ‘백슬립(Back Slip)’이다. 이 길도 동산리쪽으로 내려가나 급경사의 계속된 커브가 이어져 뒷바퀴의 슬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약 15분을 계속 백슬립을 이용하여 내려가야 한다. 이어 민가를 만나는데 동산동이다. 구파발에서 벽제쪽으로 가다가 나타나는 고가 밑으로 나온다. 이렇게 해서 수색산이라 부르는 두 개의 산에 대해서 알아봤다.
전술한대로 이 산들은 은평구 외곽을 두르고 있으므로 어느 쪽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능선으로 붙는 길 또한 많기 때문에 또 다른 접근로와 코스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나절이나 그보다 짧은 시간에 이 산들을 즐기려면 한 코스만 골라 타면 된다.
추위도 물러가고 봄이 다가와 본격적인 라이딩의 계절이 왔다. 올해도 많은 라이딩을 하겠지만 강북과 은평구의 라이더들은 퇴근 후 저녁 무렵 라이트를 준비해 인적이 드물고 산도 높지 않은 수색산과 앵봉을 올라보자.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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