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ing] 수원 칠보산
[461호] 2008.03
솔향 그윽한 봄날에 즐겨보자
칠보산은 해발 240m의 야트막한 산으로 수원시 서쪽과 화성시 동쪽 경계를 이룬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예로부터 일곱 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해서 칠보산(七寶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능선을 따라 아기자기한 길이 숨어 있고, 골짜기마다 진입로가 있어 어느 곳에서도 접근하기 쉽다.
근년 들어 도시에 인접한 산들을 중심으로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열을 내고 있는 나무계단 설치사업이 이곳 칠보산에도 예외 없다. 따라서 코스 중간 중간 나무계단을 만난다. 많은 부분, 주행라인을 잘 파악하면 중급자 이상은 타고 올라가거나 내려올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이 때문에 주행라인 파악을 통한 험로 돌파능력을 키우고 싶은 동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다. 이 코스를 걸어서 2회, MTB로 1회 답사했는데, 걸으며 돌과 나무뿌리 사이사이로 주행라인을 주의 깊게 살피며 이 길을 지났다. 그 후 MTB로 예전 기억을 되살려 코스를 탔다.
하드테일도 나쁘지는 않지만 풀서스펜션 자전거가 적합한 스타일이다. 두 번째 도보답사 때는 수원알파클럽 회원들이 일요라이딩을 나와서 10여 대의 자전거가 줄지어 지나갔다. 대략 10대 중 8할이 풀서스펜션이었으며 나머지 2할도 하드테일 중에서도 충격흡수가 좋은 크롬몰리 재질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었다. 싱글트랙 치고는 갈림길이 적은 편이므로 길 찾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동호인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반월농협 당수지점에서 시작
칠보산은 남쪽과 북쪽, 어디서 진입해도 코스를 모두 탈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코스는 북쪽 반월농협 당수지점(수원 당수동 2단지 한라비발디아파트 앞)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끝난다. 하지만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 역시 적잖은 묘미가 있어서 편도 7.3km의 싱글트랙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월농협 당수지점(1)을 왼쪽에 두고 직진하면 150m 전방에서 T자 삼거리(2)를 만난다. 이때 칠보사 이정표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약 150m 더 가면 오른쪽에 칠보산 등산로안내판③이 나온다. 여기서 개략적인 지형을 파악한 후 계속 페달을 밟는다. 500m 정도 가면 ㅓ자 갈림길(4)이 나오는데 이곳을 직진하자마자 왼쪽에 있는 쉼터 뒤를 살펴본다. 이곳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계단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계단을 타거나 혹은 끌고 올라가면 100m 채 못가 T자 갈림길(5)을 만난다. 이곳에서 우회전해서 코스 중후반부까지는 계속해서 능선을 달리게 된다.
이곳부터 약 1km 못 미친 곳까지 업힐 구간이다. 대부분 타기 좋은 코스지만 군데군데 돌이나 나무뿌리, 나무계단 등의 장애물이 라이더의 실력을 평가한다. 5번 갈림길을 기준으로 1.3km 정도 가면 팔각정이 있는 쉼터가 나오므로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 다시 150m 정도 다운힐을 하다보면 사거리(7)를 만나는데, 이곳이 등산로 D코스와 갈라지는 곳이다.
표지석 없는 칠보산 정상
01 반월농협 당수지점 02 T자 삼거리(칠보사 이정표 방면으로 좌회전) 03 칠보산 안내 표지판 04 ㅓ자 삼거리(직진하자마자 왼쪽 쉼터 뒤 능선 오르는 곳으로) 05 T자 삼거리(주능선 방면으로 우회전) 06 쉼터 팔각정 07 사거리 계단쪽으로 직진 08 칠보산 정상 09 팔각정과 전망대 10 시멘트길 만나는 사거리 우회전(왼쪽은 용화사) 11 ㅏ자 삼거리(시멘트길 벗어나 오른쪽 벤치 있는 곳으로 진행) 12 암반구간(약 20m) 13ㅏ자 삼거리(원평리 방면으로 직진) 14 Y자 갈림길(왼쪽 진행) 15 코스 끝
이곳에서 직진해서 짧은 계단 위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 뒤 계속 타고 간다. 대체로 오르막이지만 내리막도 간혹 나오므로 속도를 살짝 올려보자. 하지만 앞서 말했듯 여러 가지 장애물들이 라이더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특히 난이도 높은 오르막 계단들이 자주 나온다. 중급 라이더 이상인 경우에는 거꾸로 올 때 이러한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오기도 한다.
7번 갈림길에서 업다운을 2.6km 하면 드디어 칠보산 정상(8)이 나온다. 이곳이 정상이지만 표지석 하나 없어서 이곳이 정상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다만 칠보산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혹시 이곳이 정상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 뿐이다. 오히려 이곳보다 낮은 9번 전망대를 정상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을 지나면 바로 만나는 헬기장을 거치면서 갑자기 좌우로 조망이 확 트인다. 오른쪽으로 화성시 매송면 일대가, 왼쪽으로는 수원시 서쪽이 자리한다. 하지만 길에는 부서진 돌이 섞이면서 미끄러우므로 조향에 주의하며 달리자. 얼마간 오르막과 평지를 달리면 팔각정과 전망대가 있는 지점(9)에 다다른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므로 그냥 지나치지 말자.
코스 끝에서 되짚어오는 묘미 일품!
다운힐을 100m 정도 달리면 시멘트도로가 있는 사거리(10)가 나온다. 왼쪽은 용화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은 군부대, 오른쪽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칠보산기도원까지 다운힐하게 된다. 우회전하여 시멘트도로를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탄다. 시멘트에 역으로 결을 놓아 하드테일 자전거는 승차감이 꽤 불편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200m 채 못 간 곳에서 다시 싱글트랙으로 접어든다. 오른쪽에 벤치가 있는 Y자 갈림길⑪에서 직진하면 된다.
100m 정도 가면 짧은 구간이나마 조금 험한 지형⑫이 나온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들고 내려가면 그 다음부터는 환상적인 솔숲 오솔길이 기다린다. 다운힐을 열심히 달리다 살짝 오르막을 오른 지점, 즉 12번 지점에서 300m 떨어진 곳의 갈림길⑬에서 직진한다. 다시 130m 가면 넓은 공간⑭이 나오며, 왼쪽과 오른쪽으로 길이 갈린다. 이곳에서는 왼쪽으로 달린다.
그 후로 그림 같은 길을 1km 남짓 달리면 드디어 도로가 나오면서 싱글코스가 끝나게 된다⑮. 이제 고민 하나를 해야 한다. 지금 달려온 길을 거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도로를 이용해 귀가할 것인지를 말이다. 전체적인 고도 구성을 보면 온 길을 되짚어 가는 것도 상당한 묘미가 있다. 그래서 동호인 중에는 칠보산기도원부터 즉, 남쪽부터 시작해서 북쪽에서 라이딩을 끝내는 이들도 많다.
칠보산의 특징은 앞서 말한 다양한 장애물 외에도 온 숲이 소나무로 뒤덮여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솔향이 코끝을 간질이는 봄이나 비 온 뒤에 찾으면 기가 막힌 산림욕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주변 맛집으로는 용화사 입구의 보리밥집 등이 있다.
가는길
차로 이동한다면 42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서수원 나들목 부근 당수육교쪽으로 내려온다. 이곳에서 당수동 방면으로 250m 가다 당수동 2단지 한라비발디아파트쪽으로 우회전하면 100m 전방 왼쪽으로 반월농협 당수지점이 있다. 이곳을 지나 그대로 직진하면 첫 번째 갈림길인 2번 지점이 나온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