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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대를 넘으며…

totalclimber2002.12.06 15:02조회 수 338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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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 아껴서 무엇하지… outdoor sports를 함에 몸을 사리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간의 이기주의, 이거다. 제 몸 중한줄 알면, 남 몸도 중한줄 알아야 한다. 다들 제것만 챙기기에 급하니… 요즘 삶이 모가져서  너무 덩글어져 간다.

늘 해 오던 생각들이란, 이런 삶의 고생스러움이 다할 때, 그 다음은… 그리고, 그 순간까지 나와함께 할 것은 가족, 친구, 아니면 내가 입은 옷, 그것도 아니면…

순대국을 앞에 두고 표범님의 소개가 이어진다. 막걸리 한잔에 다시 이야기가 퍼져나간다. 벌써 나는 피곤함을 느낀다.  일이 있으신 분들은 댁으로 가시고, 다른 길을 가실분들도 인사를 나누고, 나를 포함한 일곱명은 통신대로 향했다. 일요일 오후, 도로의 나른함을 깨는 광란의 질주다. “턱턱턱턱”  수성교에서 신천고수부지로 내려가는 계단… 다시 고수부지를 따라 나른한 질주…

통신대가 가까워온다. 종아리에는 힘이 빠져가고, 벌써부터 입술이 타들어가고, 맥이 풀려간다. 사람에게 하기 싫은일, 힘드는 일, 억지로 해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있다. 자전거를 탐에 있어서는 바로 오르막을 오르는 것이리라. 초입에서 비장한 각오를 한다. 오전라이딩의 피곤함 때문인지 다들 별로 말이 없다. 이윽고, 업힐은 시작되고… 다들 잘들 올라가신다. 죽죽죽… 나는 나사선처럼 길을 넓게 쓰면서 올랐다. 그래도 힘에 부친다. 늘 마주치는 등산객들… 오를수록 넓어지는 시야. 여태까지 중 오늘이 제일 힘들다. 내려서 끌기도 하고… 내가 제일 늦었다. 강병수님께 여쭤보니 도착해서 5분정도 지났다고 하신다. 가져온 귤과 얼마 않되는 약과를 나눠먹었다. 다들 맛있게 먹었다. 이 상황에서 어느것인들 맛이 없을까마는… 정상이라는 감흥이 별로 없었다만, 다만 이 時 만은…

865km를 달리니 길이 막혀있다.

                       양 인 석

산은 가장 낮은 능선에서 길을 맞이하고,
그 오르막은 쉬 앞길을 내어주지 않는다.

바퀴는 굴러가야 그 멋을 다 하는데,
고행으로 웃는이의 얼굴은 언제나 아름답다.

지나친 길이 아무리 쌓여가도
늘 새로이 남아있는 길은 줄어들지 않는다.
여행자가 도착의 환희를 부르짓지 않는 것은
오르막에서나 내리막에서의 겸손함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언덕을 넘었다고 해서 능선에 걸쳐진 길을 비웃지 말라.
아직 내가 가서 보아야 할 길이 거기에 있으니

또 떠오른 태양이 그지없이 반가웁다.

통신대에서 동남쪽으로 난 내리막 길은 약간 원시성을 가지고 있다. 산이 융기하고, 풀이 자라고, 나무가 크고, 사람이 생겨나서 길을 만들고… 뭐랄까, 한여름 퍼붓는 소나기에 움푹파인 길인 듯 하다. 능선을 따라 자갈길과 소나무잎에 부딪치는 바람소리, 곳곳에 숨은 바위, 작은 낭떠러지들… 간간이 나타나는 키 큰 갈대밭들… 경사진 내리막의 끝에 조그만 바위가 있다. 왼편으로 골짜기에 작은 절이 보인다. 精中動이다…

어두워질 것을 대비해 서둘렀다. 가창댐으로 50분여 down hill… 몸에 힘이 없으니, 중심잡기가 더 힘들다. 거의 본능적인 다운힐이다… slip이 일어나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다시 앞길을 살피며…  아직 스키딩턴이 부족해서 s자 코스에서 시간이 좀 걸렸다. 바로뒤에서 나는 소리…”파가가각”  브레이킹하는 소리… 바퀴가 작은 돌들을 밀어 쓸어내는 소리… 조금만더 체력이 남아있었다면… 거의 다와서 체인이 끊어졌다. 다행히 표범님의 도움으로…(고맙습니다.) 중간에, 갈대밭을 지나 오솔길 같은 소나무사이로 빠져나왔다. 뒤에서 괴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길이 너무 좋다. 적당히 장애물이 있어 스릴도 있고… 끝지점은 도토리 나뭇잎이 잔뜩쌓여 타고내려오기는 너무 위험하다.

가창댐입구… 다들 모였다. 부산했던 휴일을 정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head light들속에서 네온사인속으로 점점이 사라졌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포용함으로, 포용당할수 있지 않을까… 다시금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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