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27일 금요일
경산 자인성당 주임이신 나진흠 신부님과 함께
며칠 전에 눈여겨 보아두었던
경산 남천 임도 코스에서 가창 상원리를 거쳐
최정산을 다녀오는 라이딩을 결행하였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하늘엔 구름이 끼어서
출발 시간인 오전9시의 라이딩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경산 옥산동에서 출발하여 경산역 뒤편으로 돌아
경산 남천면 산전리 임도 입구에서
업힐을 시작했습니다.
단숨에 상원리쪽 입구 임도로 접어들어
다운힐로 순식간에 가창 상원리로 내려왔습니다.
막상 내려와서 올려다 보니
오후에 다시 이곳을 올라갈 일이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상원리에서는 가창면 대일리와 주리를 거쳐서
최정산 입구로 꺾어드는데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업힐이 비롯되는군요.
주변의 식당들과 샘물터를 지나서
민간인은 출입하지 말라는 표지가 붙어있는
좌측편 도로로 접어드니
한결 조용하고 호젓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은밀한 시간을 즐기려 나온
중년 남녀들이 신체를 유난히 밀착하고 있다가
느닷없는 사람의 출현에 화들짝 놀라서
일부러 멀리 떨어져 않는 우스운 광경이 보였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아스팔트 포장이 잘된 최정산 길을
계속 업힐로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이따금 미군 트럭이 오가는데 흑인 여군 병사가
신기한 눈빛으로 목을 빼고 우리를 내다보았습니다.
최정산 미공군기지 앞을 지나서
염소를 방목하고 있는 목장에서 직영하는
작은 휴게소도 통과하여
곧장 업힐로 또다시 오르기 시작하니
길은 점점 더 호젓해지고
억새잎은 벌써 돋아나서 가을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도로 양편에는 민간인 출입금지,
지뢰 매설지역이란 표지가 있었고,
또 '부대에 용무가 없는 자는
여기서 되돌아 가시오'라고 쓴
매우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느껴지는
군대식 경고문도 있었는데
그걸 보는 순간 등골에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표지판을 무시하고
줄곧 도로의 맨끝까지 달려서 당도하니
좌측은 국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으며,
우측편으로는 헬기장이 보이고,
그 옆으로 KT 중계소 안테나와 건물이
서 있었지만, 두 곳 모두 사람의 흔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기 시작하였는데
한 여름 폭양의 기운은
여전히 펄펄하게 살아있었습니다.
최정산을 다운힐로 쏜살같이 내려오는 일은
무척 즐거웠습니다.
오를 때 무려 한 시간 이상 땀을 흘렸는데
내려올 때는 불과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입구 부근의 국도변에서
<할매묵사발>이란 간판을 걸고 있는
메밀묵집에서 점심을 먹고 곧 라이딩을 시작하여
다시 상원리를 거쳐서
남천면 임도로 업힐을 시작했습니다.
따가운 햇살 속에 그대로 노출된 오후의 라이딩은
몹시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의미있는 하루 일과가 흘러갔습니다.
오전 9시 출발에 귀가시간은 오후 4시반,
총 라이딩거리는 49KM였습니다.
거리에 비해서 꽤나 힘이 많이 들었던
코스였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다시
이 코스를 한번 타볼 생각입니다.
함께 가실 분 미리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트리밍을 너무 많이 해서 사진이 흐리네요.
아참, 나신부님은
이번 9월초부터 대구 동인동성당 본당주임으로
옮겨가시게 되었습니다.
워낙 라이딩을 즐기시는 분이기에
가끔 전화를 드려서 함께
좋은 코스로 라이딩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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