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리 임도길 독립군 라이딩 보고서

by dslee posted Nov 14,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상원리와 남천 임도로 이어지는 코스를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어제 아침에 장교수님 일행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는데
다른 일정과 겹쳐서 부득이 못가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일요일 오후 1시반,
자전거를 끌고 나가서
경산 남천면 산전리 임도로 접어들었습니다.
햇살은 비교적 따뜻하고
약간 냉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산전리 임도를 허우적거리며 오르는데,
오토바이를 탄 청년들 5-6명이
요란한 굉음과 개솔린 냄새를 뿌리며 앞질러 갔습니다.
저는 꾸준히 페달질을 하면서 갈림길에 도착하여
상원리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들어
시원한 다운힐을 즐겼습니다.
상원리에서는 '피정의 집' 앞을 지나가는데
왠 할머니 둘이 양지쪽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앉았다가
손을 내저으며 소리를 쳤습니다.
"오늘은 왜 여럿이 함께 안오고 혼자 적적하게 왔노~~~"
저는 그냥 씩 웃으며 지나쳤습니다.
통신대로 가는 길은 늦가을 오후의 햇살과
그늘진 응달이 번갈아가며 계속되는 구빗길,
업힐과 업힐 끝에 드디어 통신대 입구 억새밭에 도착했습니다.
숨은 가쁘고 헉헉거리지만
질좋은 산소를 듬뿍 마신 뒤의 그 즐거움은
이루 말로 형언할 길이 없습니다.
어느덧 해는 서산마루끝에서 약 10센치쯤 위에 걸려
아슬아슬한데 후다닥 즉석 김치국밥을 끓여먹고
커피 한 잔을 황급히 끓여 마신 뒤
숲길로 빠져서 남천 임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해는 져서 임도의 대부분은 땅거미가 깔립니다.
공연히 마음이 바빠집니다.
급히 페달질을 하느라 등은 땀범벅입니다.
달리고 달려서 드디어 산전리 입구로 무사히 내려오니
그제야 안도감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지고
그저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흥얼거리며 흘러나왔습니다.
저전거 꽁무니의 빨간 깜빡이를 켜고
어둠이 깔리는 경산의 저녁거리를 달려서
집으로 돌아와 이 글을 씁니다.
오늘 달린 거리는 대략 46.89km 정도 되는군요.
다시금 오늘 다녀온 길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혼자 독립군으로 다니는 라이딩은
역시 적적하고 쓸쓸합니다.
이 다음엔 반드시 함께 달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