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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and의 사나이...

하늘산책2005.08.13 23:04조회 수 699추천 수 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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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쇼핑을 하러 까X푸에 갔다. 오늘 구입할 물품은 자전거인 최고의 영양간식 양갱이다!
  이제 대학교도 한학기 밖에 남지 않은지라 중도에 살다시피 하니 자전거를 타고 쇼핑을 하러 가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다. 영대에서 출발하여 초절전 관광모드로 바람을 가르며 까X푸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양갱 20개를 사서 나왔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호에 걸려 잠시 멈춰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와서 이야기했다. "안녕하세요!" 그 힘있는 목소리에 "안녕하십니까!"하며 응답을 하고 돌아봤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검은색 자전거에 리지드 포크, 그리고 X-band의 사나이... 그렇다. 이 사람은 나에게 로드용 타이어를 지르게 만든 X-band의 사나이였다.
  한 보름쯤 전이었을까? 시내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목도 마르고 화장실도 가고싶에 월X트에 잠시 들렸다. 마트에서 나오는데 검은색 자전거 한 대가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있었다. 이제 스물 여섯, 젊은 혈기에 나는 본능적으로 쫓았다. 무광의 검은색 자전거에 리지드포크, 로드용 타이어 그리고 X-band... 나는 그 X-band의 사나이를 쫓아가지 못했다. 아무리 달려도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요즘 공부한다고 운동을 게을리하기도 했지만 따라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 원인을 2.1짜리 타이어에 돌렸다. 지름신은 나에게 주문을 외웠다. '타이어 1년 썼으면 마이 탔제~ 인자 바까야지! 2.1가지고 따라가겠나! 으이~~!' 그리고 로드용 타이어를 구입했다. 일년이상 나의 발이 되어준 2.1을 보내는데도 서운하기는 커녕 1.5가 너무나 반갑기만 했다. 시험주행으로 영대 외곽을 한 바퀴 도는데 너무나 잘 나가는 느낌에 회심에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다음에 만나기만 해봐라 꼭 따라잡으리라 X-band!
  드디어 그 날이 돌아오고야만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그 사나이를 따라갔다. 중간중간에 신호에 걸릴 때마다 짧은 대화를 나누며 영대를 향해 달렸다. 반야월까지는 그런대로 쫓아갔다. 그런데 반야월역에서 경산네거리까지가 왜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쉬지않고 페달링을 하는 그의 다리는 나에게는 랜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였다. 숨이 목까지 차올랐고 얼굴을 붉히며 그래도 죽어라고 쫓아갔다. 너무나 힘이 들었다. 이건 로드용 타이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상대를 정말 잘못 봤다. 아무래도 나같은 초보가 따라갈 수 없는 초고수인 것 같다. 하지만 여기까지 쫓아왔는데 거리를 벌릴 수는 없었다. 추월과 같은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제발 쳐지지만 말자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 분은 진량 쪽으로 가신다고 하셨기에 영대 기숙사까지만 따라가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억지로 억지로 쫓아가서 영대오거리에서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그 X-band의 사나이는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잠깐씩 나눈 이야기였지만 건강을 위해서 마스크를 쓰라는 것이나 다음에 칠곡에서 소주 한 잔 하자는 말씀은 너무나 정답게 들려왔다. 진정 초고수리라. 마스크와 고글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그 눈빛에서 온화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또 뵙게 된다면 결코 쫓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멀리 사라지는 그 분의 X-band 뒤에 조그맣게 'TOM'이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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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글 정말 잘 적으시네요-0-;
  • ㅎㅎㅎㅎㅎ...진량으로 깨널러 가시는 짐승과의 톰형님을 만나셨군요,,,^^ 오늘 자세히 보셨으면 크랭크를 사이클용으로 달고 달리셨을 겁니다..참 눈이 선하신 분인데 잔차 타실때는 무섭습니다...다음에 만나시더라도 절대 따라붙을 마음은 접어두셔야 될 듯..ㅋㅋ ..톰헹님 전화드리겠습니다..^^
  • 톰 행님 이셨군요^^ 초고수 맞으십니다
    철인 준비하시느라 예전의 고수에서 현재는 초고수의 반열에^^;;
  • 한겨울에도 샌달 신고 다니시는 그 무서운 분을...ㅎㅎ
    근데 싸이클 크랭크가 장착이 가능했었나보죠?
    초장축비비를 쓰셨는가....전 암만 연구해봐도 체인스테이에 체인링이 닿아서 포기했었는데...
  • 재밌군요. X-band의 사나이 정체가 탄로났군요. 그분과 동갑내기인데 280랠리에서도 날라다니는 분입니다.
  • 톰형님 저좀 될꼬 다녀주이소ㅎㅎ^^
  • 톰형님.. 저 충격 받았습니다..
    저도 끼워주세요... 특훈 준비하고있습니다.. (준비만ㅋㅋ)
  • <톰입니다> ㅎㅎ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미션형님의 말씀을 듣고 글을 찾아봤습니다...알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고맙군요... 자라님, 스윈 프레임을 줄로 갈아버렸습니다...ㅋㅋ 인제는 허브와 림만 교체하면 최고급입니다....언제 구경함 하세요...모두들 즐라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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