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윈스턴의 이 연주곡을 듣고 있노라면,
눈이 소곡히 쌓인 산의 언덕을 푹푹 걷는 기분이 든다.
잎 다 떨어진 오리나무가 갓 스물을 넘긴 대학 신입생의 흰 맨얼굴 빛으로
싱그럽게 서 있다....
그 템포 또한 푹푹 빠지는 걸음이나 사뿐사뿐 경쾌한 발걸음이다.
자전거... 자전거탄지 꽤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까닭없이 못 보게 되었지만...
자전거도 마찬가지 일까.. 친구란게 있는거 같다.
시간있냐고 물으면 척척 시간이 맞고, 타는것도 비슷하고,
한 사람이 험한 길을 안내하더라도 스스럼없이 따라가주고...
그렇지... 삼각형은 될수가 없지... 3명은 싸우게 마련이지...
두명은 싸우다가도 금새 풀어질지 몰라도...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을 꽤 알고 있다.
나이와 뭐 그런것에 상관없이 스스럼없는 자전거단짝이 되는...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인정해 줘야 할 것은 인정해 줘야 하지 않는가...
누구도 알지 못하고, 알아서는 안되며, 오히려 지켜줘야 할 그네들의
구석진 이야기들을...
눈속에서 헤메었다. 길은 있었지만, 난 헤메고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내 옆에는 눈덮힌 나무들과, 긴 언덕에서 한마디 말이라도 걸어줄
분들이 같이 걷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짐들고 산행하는 기분이었다.
훅-하고 소나무 가지에 잔설 날리는 거도 보이고...
너무 빨리 변해서 나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때지만,
그래도 먼훗날, 사진첩 뒤적이며 우리도 이런때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그리고, 그때를 한번 기다려 본다...
눈온 다음날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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