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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하여...

totalclimber2006.05.24 22:43조회 수 675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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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을 받으며...

나에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여기에 글을 적는 것도 아니고, 자전거 타는 것을 택한것도
아니었고, 더구나 자전거대회에 참가하는 일도 아니었다.

늘 그랬다. 나한테는 꼭 해야 하는 일은 없었다. 피상적으로는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늘 난 내가 고개를 돌린 쪽에 무언가가 있었고, 나는 그것을 찾아서 한 것뿐이다.

쓰읍... 하... 쓰읍... 하...
헬멧속의 숨소리는 좀 더 빨리 뛰는 심장소리와 어울려 점점 더 크게 들린다.
누군가가 나에게... Are you ready...라고 외친다. 그리고, 5,4,3,2,1...

나도 페달질을 했을까... 나한테도 환호를 보냈을까...
나도 다른 라이더들처럼 폼나게 달렸을까...
아무소리가 안들린다...

싱글이다...

학교다닐때... 시험지를 받았는데, 답을 알듯한 어설피 공부한 문제들이 즐비할때의 느낌..타본 길과 비슷하긴한데,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라인을 오버하기도 하고... 5월 중순의 연둣빛 잎사귀들이 까마득히 쳐져있고, 늘 자전거타듯이 앞에 사람도 보이질 않고... 숨소리만 가파르고... 내가 경기를 하는건지... 그냥 여기서 쉬다가 갈까는 생각도 들고... 미끈등한 싱글을 어떻게 지나갔는지, 다른 사람들이 에어턴했다는 바위위를 어떻게 내려왔는지, 앞에 다시 미끈등한 경사도있는 내리막이 기다린다. 내리막끝에는 질퍽한 진창이 기다리고...

우이씨... 도저히 못탈것같은 진창에서 안장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대구 프리라이더에게 가장 약한 코너링에 위험한 점프대가 나온다...
이 정도 속도로 가면 얼마정도 성적이 나오겠지.. 라는 생각보다
코스가 xc와 겹쳐 있어서 헷갈린다... 그냥 에라 이쪽으로... 에라 저쪽으로...
안되면 실격이지뭐... 라는 생각으로...

시드레이스때보다 더 코스가 짧다는 생각이...
벌써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온다..
여기서는 xc모드로 달려야 하는데... 힘이 없어서 그냥 꾸역꾸역...

첼로 드랍대 앞에서 몸을 낮히고...
무언가 번쩍했는데...
벌써 지나왔다...

그리고, final...
그냥 지나가는 속도로 슬쩍 뛰었다..
멋있어 보일려면 댓가를 치러야 한다...

다시 플래쉬가 터지고...

짧디짧은 라이딩이 끝났다...
평소처럼 함께 탄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가 내려오는 속도를 재고 있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평소와는 달랐다...

그리고, 평온함이 밀려왔다...

전날 밤에 성처럼 보이던 콘도들이...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아니면 전혀 만날것 같은 인연없을것 같은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이...
이 모든 것들이 자전거로 하여 내가 위안을 받는 것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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