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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즈음해서 소고

mpzeki2003.09.29 19:07조회 수 39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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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사진은 전역을 기념해서 오늘 찰칵!
내일이 전역신고하는 날입니다.

사실 그리 기념하고 싶지는 않네요.
정말 하고 싶었던 직업 중 하나였고, 못해본 것도 많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7년에 가까운 군생활을 이런 것을 하면서 지냈다는 것을 한번 돌아보는 자리를 빌릴까합니다.

-검문소 초소장 시절 : 재경 군,경 합동검문소라 시끌벅적하였지요. 나이 많으신 경찰 조장님들도 생각이 나는군요. 새파랗게 젊은 사람 지시에도 잘 따라주셨죠. 말썽 많던 전경들도 생각납니다. 20명이 넘게 상주했던 검문소에서 훈련때문에 3명이 몇일 고생한일... 미군탈영 때문에 실탄들고 비상근무 나갔던 일... 직접 검문중에 수배중인 탈영병을 체포한 일... 민간인들하고의 사소한 시비 후 정감나는 뒷 이야기... 그거 아실랑가... 새벽에 서울시내에 전차, 자주포들이 지나다닌 다는 사실(군사비밀이랄 것도 없죠. 동네사람들 다 보니)을... 여름에는 연애인들 자주 봤던일... 부초소장이던 분대장이 초소장 선물해준다고 전역전날 근처시장에서 아르바이트 했다가 걸리는 통에, 전역하는 날 아침에 몽둥이를 들어 맘 상했던일...

-경호소대장 시절 : 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특히 운전병이 고생 많았죠. 한번은 훈련 때 새벽 4시에 경호출발이라 3시에 경호병들과 운전병 밥 먹이고 3시 30분까지 현장에 나갔는데... 아무도 없더라... 상황실 들어가니 인사참모가 "벌써 다녀왔나? 수고했네."라고 했을 때 뜨끔했습니다. 아침에 연병장에서 머리박고... 옆에 고참 중위하고 같이 박았습니다. 대신 나갔다가... 흘흘... 그건 그렇고 그때 그 운전병은 정말 고생많았습니다. 진눈깨비가 날리는 날에 같이 덜덜 떨던 기억, 산에서 짚차 뒤집어질 뻔한 일, 양수리로 배째고 날라서 드라이브 갔던 일... 엄하게 익사체에 딱던 일(그 운전병, 밤에는 절대 혼자 못다니더군요. 지금은 잘 다닐라나...). 참모총장 관련 경호 나갔다가 원스타 장군한테 턱으로 길 알려주던 일(크크..., 뒷탈 없었습니다.)... 고생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안좋게 헤어졌습니다. 그 친구 전역 전 마지막 임무수행 후 복귀 중에 차에 불이 났었습니다. 소화기로 불을 끄고 난 후 헬멧쓰라고 했는데, 안쓰길래 막 나무랬더니 마지못해 쓰더군요. 거기서 떨어지는 소화분말... 쩝... 그래서 사이가 좀 멀어졌죠. 하여간 제일 보고 싶은 전우입니다. 그 다음 운전병은 모 인사 경호나갔다가, 차량 샤프트가 몽창 떨어져 나가서 혼비백산한 일이 있었습니다.

-작전장교(대리) 임무수행 시절 : 정말 힘들었습니다. 탈영하고 싶기도 하고, 탄약고에서 실탄 빼내오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부대에 장교라고는 저 혼자고... 막 중위 달고부터 2년 동안 고참 대위가 해야할 임무를 수행했는데, 잘 참아 넘긴것 같았습니다. 그때 배운 업무가 전역하는 지금에 까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때 과로로 합병증이 생겨 몇달 병원신세 졌었습니다. 또하나 에피소드는 칼부림 난동이 일어났는데 군인(간부)였습니다. 병사들 이끌고 현장에 나갔는데, 현장 지휘가 필요없었습니다.(난동, 탈영 등은 작전과, 수사과 합동으로 작전합니다. 몸으로 떼우는 것은 역시 작전... 엄밀히 말해 헌병소대) 병사들이 알아서 민간인 접근금지 등 알아서 임무수행하더군요. 결국 경봉(경찰봉 같은것)하고 수갑 달랑 하나들고 때려잡았습니다. 무지 떨리더라구요. 사실 많이 취해서 제압은 쉬웠습니다. 팔목 한대 때리고 칼은 발로차니 도망... 그래서 더 때리고 수갑 채움...

-수사장교 시절 : 포천에서 근무했을 때입니다. 아... 퇴근해서 장보고 집에 돌아가는데, 사방이 군인 천지가 되더군요. 무장 탈영병...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수사 상황실 지키는 것... 한번은 서울 북방 모지역 부대 영창에서 두명이 탈창(탈주)했는데... 그 시간에 서울에서 마눌이랑 있다가... 십만원에 가까운 택시비를 지불하고 부랴부랴 달려갔던 일... 크하악...

-또다시 작전장교, 그리고 월드컵 : 서울 상암동에서 월드컵 경기가 있어서 나름대로 바뻤습니다. 군생활하면서 가장 많은 수의 병력을 제 손으로 좌지우지했다는게 상상도 안됩니다. 장비도 엄청났었고... 무엇보다도 군내 SWAT인 특별경호대의 작전수립까지 했습니다. 특별경호대는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제가 참모형 인사인지라... 나중에 대통령이 내린 월드컵 경계경비작전 기장까지 수여받았습니다(별거 아닙니다).

뭐... 중간에 부중대장도 해보고... 포천에서 근무할 때는 관사가 나오질 않아... 전세집 구하러 전전긍긍하기도 했었고(시골 집값이 왜이리 비싼지, 서울만치 합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기억나는 하사도 있고... 부대 뒤집어지는 일도 있었고... 아...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글고... 팔자 좋은 헌병대장을 한번 했어야 하는데... 헌병이 생각보다 빡쎕니다. 병이건 간부건... 주변시선도 있고 시대도 변하고... 특별경호대 같은 경우는 특전사보다는 못할지 몰라도, 특공연대 수준 이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지금, 대학졸업하고 군에 입문하기 전에 몇달 놀았는데... 전역하고 나면 몇달 놀것 같습니다. 자전거나 실컷 타야겠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근무했던 전우들이 보고 싶기도 합니다.

(((문제시 되면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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