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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저 비웃는것을 자기가 그냥 보고 즐기자?...는 것이 아니라 ^_^

bloodlust2004.02.27 13:06조회 수 27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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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웃어넘기자?
>이 이야기는 언젠가 TV 오락프로에서 나왔는데 그 이야기하며
>즐겁게 아주 즐겁게 웃더군요...
>저는 그거보면서 골빈놈들이라고 욕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거겠지요?...
>그런의미로 이글이 올라왔다면 내눈이 오늘 못볼거 본거네요..


보고픈 님께서 제 리플을 보시고 조금 언짢아 하시는 듯해서 오해를 풀고자 몇 줄 적습니다. ^_^


일단 이 조크가 특별히 인종주의에 기반해서 한국문화를 비웃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100% 그렇지 않다는 얘긴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한국에 와서 일하는 미국인들과 매일 접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혼란을 제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왜 한국인들은 모두 How are you?라는 인사에 모두 Fine. 이라고만

대답하느냐?'라는 질문을 하더군요. 또한 'Thank you'라는 일상적인 감사말에

역시 일상적으로 'you're welcome'이라는 일상적인 답례말을 잘 해주지 않는

것도 좀 이상해하는 듯했습니다. 또 한 번 마시면 2차 3차 가면서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는 한국의 술문화도 매우 이상해했습니다. 그들에게 저 조크를 한 번

보여줬더니 '좀 과장인 면은 있지만 우리도 대강 이렇게 생각해'라면서

그냥 웃더군요. 하지만 그들은 특별히 인종주의적인 사람들도 아니고 그냥

보편적인 미국 남성들이었을 뿐입니다. 만약에 저 조크가 인종주의적이라고

그들이 느꼈다면, 항상 '정치적으로 올바르'고자 하는 미국인들 습성상

'저건 인종주의적인 조크같은데, 우습긴 하지만 맞는 얘기는 아냐'라고 부인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비슷한 농담을 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그것이 한국을 특별히 비하하고

비꼬기 위하는 게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 문화적 차이를 다루는 방법이더군요.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은 그냥 웃어넘겨 버리는 건 문화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정이 아닐까 합니다. ^_^


물론 위의 그 '나는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에서 든 예들이 모두 그런 선의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봅니다. 약간은 우월의식이 엿보이는 것도 있긴 하지만 (예를

들어 개고기 이야기. 같이 일하는 미국인들은 개고기에 대해서 대략 '그럴 수도

있고 나도 한번은 먹어보고 싶다'는 식으로 반응하더군요) 전반적으로

그런 일상적인 조크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서구인과

한국인이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때문이기도

한 것 같구요.


한국인도 같은 종류의 농담 비슷한 걸 하곤 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영어에는

존대말이 없이 아버지도 You고 어머니도 You고 기본 예의도 없는 놈들 아니냐..

이런 농담을 하곤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다양한 방법(주로 완곡법)으로

연장자나 상급자에 대한 존대어에 해당하는 말이 있다는 건 많이들 아실 줄로

믿습니다. 그런데 저런 조크가 영어로 번역되어 미국인들에게 알려진다면

그들로써도 이해가 안 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는 비문명인으로 보는 것이냐'라며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죠. 그래서 우리는 웃자고 한 얘기인데

저쪽에서 전해 듣고 화를 낸다면 우리로써도 억울한 노릇일 겁니다.


진짜로 문화적 차이에 적응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냥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나라의 풍습을 개무시하며 제 나라에서 하듯이 버르장머리없이 구는 나쁜 사람들은

저렇게 조크로 끝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남의 무덤을 점프대로 쓰는 어떤

못돼먹은 캐나다인처럼 말이죠.


제 글의 요지는 우리도 저런 (다소간은 비하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조크를 보고

다같이 으하하하 즐거이 웃고 즐기자는 얘기가 아니라, 저건 특별히 인종주의에 기반한 못된

조크가 아닌 듯하니 '문화 충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의 우스개로

보고 여유를 갖고 웃어넘기자는 얘기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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