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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도 나는 다운힐차는 타지 않겠다! ---------

super sonic2004.05.10 01:37조회 수 86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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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한지 이제 갓 9개월...

작년 가을 파란 스카트 엑스퍼트로 한강을 누비며

즐거워 하던 내게 누군가 물었다...

< 근데... 산악 자전거는 산에서 타는거 아닌가요? >

헉... 듣고 보니 그렇네? 그럼 산에 가볼까?


그렇게 시작한 산자전거질은 생각한것 만큼 쉬운게 아니였습니다

이리 저리 구르고 넘어지고 그러다 생각난건 이건 내공의 문제가 아니라

하드테일의 한계다. 난 잘못없다... 자전거 바꾸러 가야겠다...

이렇게 해서 비겁한 궁리끝에 파란색 제킬 한 마리를 입양합니다.


그 후로 조금 실력이 늘어 제킬로 우면산을 누비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병원비도 솔찮케 까먹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도 타기도 했고 절대로 못 할것 같았던

우면산 점프대도 나름대로 살짝 날아보고..

와... 역시 자전거는 풀샥이쥐...

그러던 어느날 우면산 임도 정상에서

다운힐 부대와의 조우를 하게 됩니다


전투력이 물씬 풍기는 풀페이스와 두툼한 보호대로 무장한...

게다가 트럭에서 내려오는 잔차들은 거의 오토바이 수준의

단단한 녀석들... 와... 이건 또 뭐지?

슬쩍 친한척 물어봅니다...  < 잠깐 타봐도 되나요? >

왓... 이게 뭐야... 들지도 못할 정도의 무게에 일단 질린다...

< 이렇게 무거운걸 도데체 어찌 타고 다니죠? 철티비도 아니고...

난 죽어도 이런건 못 탈거 같네요... 쩝 >

지금 생각 해보니 작년 초겨울 쯤... 리마님의 빨간 포즈였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운힐의 즐거움에 빠져 살다보니

언젠가 부터 느껴지는 목마름... 더블 크라운 그리고 광폭 타이어...

< 안돼... 그것만은... 무거운 다운힐차가 되버린단 말이야... >

하지만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샵에서도 다운힐 프레임과 더블크라운의

가격을 알아보고 자료를 뒤져보는 나를 발견합니다...


화창했던 지난 어린이날... 제미니 DH 프레임과 마조찌 888의 컬러 조합이

제일 이쁘다는 말도 안되는 이론으로 나 스스로를 유혹해서는


결국


나는...


다운힐자전거를....


조립하고...


말았습니다....


관우의 적토마를 훔쳐 어설픈 군졸이 탄듯한 어색한 쑥스러움과

반면 더블 크라운이 주는 그 듬직함, 2.7 광폭 타이어의 당당함에

벌써 마음은 관악산 돌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글을 쓰다가 갑자기 생각난 어느 샵의 실장님 말씀...

< 돈 들이고 시간 들이고 멀리 돌아서 가지 말고,

   차라리 처음부터 다운힐로 가는것도 좋을겁니다.

   물론, 지금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요 >



어찌 어찌 들어선 다운힐로의 입문은

저의 새로운 산자전거 생활의 또 다른 시작으로 생각하고

돌아갈 초심도 없지만 처음처럼

열심히 열심히 딱 2만배 재미나게 타볼랍니다!

쓰다보니 다운힐 입문기가 길어졌네요


모두들 즐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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