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세상을 산다는 것은, 또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mottl님의 정감이 철철 넘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세상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소매치기한 범인인 그 청년을 용감히 잡은 그 의사는 매우 정의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사람의 행동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얼마 안 되는 몇 만 원 들어 있는 가방을 훔쳐 달아난 겨우 스무살의 앞날이 새파란 청년을 찬바람 쌩쌩 불 철창 속으로 넣어야 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 청년이 몇 만원을 노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 큰, 많은 돈을 노렸었겠지요.
교도소에 들어가서 그 원 뜻대로 교화되어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습니까. 속된말로 호적에 줄 그어지면 세상에서 사람대접 제대로 못 받게 되고, 세상 살이가 어려워지면 또 슬그머니 어두운 생각이 들게 될 수 도 있을 겁니다.
소매치기 당한 돈 돌려받고, 충고 몇 마디 따끔하게 해주어서 돌려보내는 것은 인간적으로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과연 그 상황과 그 몇 마디를 듣고 뉘우쳐서 앞으로 다시는 그른 일을 하지 않게 될까요. 이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도 이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는 그 사람, 죄를 지었으니 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수생이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크게 화난 피해자에게 뺨을 맞으며 울고불고 하는 그 사람 앞에 서서 경찰에 넘겨야 하나 망설여야 했습니다.
교도소 같은 곳에 들어갈 만한 일은 아닐 수도, 그러나 정작 내 주변의 사람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죽여살려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앞날이 새파란 청년을 범죄자로 만든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사람의 신상을 확인하고 피해자와 합의하에 몇 마디 충고와 함께 그 사람 그냥 보내주었습니다. 그 일이 그 사람의 인생에 따끔한 충고가 되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죄를 지었지만, 그 정도가 미미하고, 젊은 녀석의 호기심에 그런 일이기도 하고, 또 그 일을 계기로 그 사람이 뉘우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인정을 베풀면 모두가 그 것을 계기로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것이 옳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나아질 수 있을까요. 사람의 일이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뒤에서 엄청난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엄청난 죄를 짓고도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고, 죄를 나눠먹으며 뻔뻔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해없이 소매치기를 잡아서 좋은 일을 한 그 의사께 앞으로도 더 큰 행운이 따르길 빌며, 덕분에 잡혀서 공식적으로 범죄자가 되어버린 그 청년도 그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Ko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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