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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서 청담대교까지.

블루훼일2004.06.12 11:07조회 수 39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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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은 행주까지도 가고 그러시는데, 이런거 가지고 글쓰기가 다소 민망하네요.

암튼 두번째 패달질이므로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를...


오늘 한강에 나가서 삼각대놓고 셀프샷을 몇장 날렸다.

모델들이 촬영이나 쑈를 할때 배탈난사람같은 표정을 짓는 것은

그냥 그표정이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입다물고 눈만 부라리거나 반쯤 감거나 째려보거나...

웃는 표정은 의외로 에너지가 많이 든다.

미소를 연출하기가 쉽지도 않고 말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새로 산자전거를 타고 한강강에 갔었다.

저번보다 무려 1시간20분이나 단축되었다.  

저번에는 오전 다섯시 사십분경에 출발하여 열한시 다되어 들어왔다.

이번에는 여섯시에 출발하여 9시 35분경에 도착했으니...

정말 장비의 힘이라는 것이 엄청나다.

뭐, 그렇다고 자전거타기가 전적으로 장비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일예로 오늘 빨노파에 당한 수모를 적어본다.

  

청담대교찍고 턴하여 탄천과 만나는 다리를 건너서의 일이다.

되에서 삐그덕 소리를 내며 빨간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철티비를 타고
나의 아웃랜드(후지바이크 상품명)를 찌그덕찌그덕 추월해버렸다.  

우뛰~

'뭐, 내가 속도내려고 자전거타는 건 아니니까..'

속으로 위안을 하며 아픈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하면서 가고 있었다.  

두번째수모는 아직도 위안이 안된다.

어짜피 이번이 두번째 자전거여행이므로 큰 욕심없이 비켜줄 거 다 비켜주고 양보하면서 안전주행을 했다.  그러나...  뒤에서 땡땡거리는 벨소리를 듣고 옆으로 비켜주었다.  그때 나를 앞지른 것은 초록색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녹슨 자전거였다.  음... 저정도는 나도 재낄 수 있겠어.  하며 패달질을 열심히 했다.  땀도 많이 났고 허벅지도 시큰거렸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쫒아가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 그아저씨 자전거 사이즈도 안맞고, 그냥 동네철티비였는데..

철티비를 가장한 티타늄인가?

세번째는 뭐,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편이다.

벤치에서 쉬고 있던 파란자전거의 아줌마에게 추월당한 거니까.
복장도 제대로였고, 자전거도 좋아보였으니까.

그런데, 왜 계속달린 내가 추월당한건지...

그나마 욕심내서 열심히 달렸더니 앞서가던 장바구니자전거를의할머니 한분을 제낄수 있었다. ㅋㅋ

자전거는 남들을 추월하려고 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남들이 자꾸 앞서나가면 기분은 좋지 않다.

어쨋든간에 결과적으로 자전거를 산 것은 참 잘한 일이다.

단란하게 술마시고 오륙십만원깨지는 것보다 훨씬 보람찬 일이다.

그냥 비싸게 주고 산 자전거에 대해 이렇게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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