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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palms2004.06.25 09:28조회 수 32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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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장 중 일본인 친구들과 후지산 일대 라이딩을 즐길 기회가 왔기에 친구
의 잔차를 빌리고 유니폼까지 빌려입곤 들뜬 마음으로 도시락이며 음료수를 배
낭에 챙겨 떠났습니다.
약 한시간 쯤 만년설을 바라보며 완만한 경사로 업힐을 이어가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여성 라이더 약 십여명이 올라오더군요.
20~30대로 구성된 오사카 출신들의 전국 일주를 하고 있던 멋진 여성들이였습
니다.

그들을 맞이하며 서로 수인사 나누고 같이 모여 앉아 음료를 마시며 기념사진
촬영한 후 각자의 행선지로 출발하려 한 순간 여성라이더 한분의 체인이 터져
나가더군요.
이때다 싶어 인디언들 말에서 뛰어내리듯 멋진 폼으로 우리 일행 중 단연 잽싼
몸짓으로 튀어나가 터져나간 체인을 공구빌려 이어줬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저의 다시 시작된 악몽이 시작된 것이지요.

끊어진 체인을 연결 후 그냥 감사하다는 그녀의 모습만 흐믓이 바라보다 그냥
가면 될 것을 혹시라도 다른 부분의 잔고장이 있을까 싶다는 핑계로 싯포스트
올리고 잠시 점검해준다는 과잉 친절을 과시하며 한국남자의 친절성을 보이려
했던거죠..즉 오버했단 말입니다.

한쪽 발을 올리고 멋지게 스텐딩 자세를 취하려 박차고 일어선 순간......
친구에게 빌린 유니폼 하의가 약간 헐렁했던 것이 그만 시트 앞에 걸려 완전 엉
덩이 까버리고 순간 쪽팔려 내리진 못하고 한손으로 바지를 부여잡았으나 경황
이 없더지라 중심잃고 자빠링......
예전 잠실에서 눈부시도록 시린 미모의 여성 라이더보고 달리다 자빠져 부러
진 손가락이 완쾌직전이거늘 다시 부러졌던 손가락이 겹질리고 고통과 함께 팔
림을 감당 못하겠더군요..
고개를 들진 못하였으나 전원 뒤에서 정면으로 까진 엉덩이를 본 그들의 조소
가 들리는 듯 하고 분명 통곡할 일 없기에 들썩이는 어깨들은 애써 웃음참느라
일어나는 퍼포먼스란 것을 즉감하니 정말 후지산 만년설 파고 들어가 나오고
싶지 않더군요....

그래도 자전거 주인인 그 여성라이더는 미안하고 안스러웠던지 절 부축해주는
데 더 미치는 것은 급히 올리다 겹친 유니폼 하의 한쪽을 잡아당겨 제대로 입혀
주는데 그게 더 미치겠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팔리며 시작한 덕에 그분들과 더욱 친해져 서로 주소며 연락처
주고받았고 오사카 출장길에 꼭 연락바란다는 약속을 받고 도쿄로 돌아와 마지
막 일정 마무리 짓고 돌아왔습니다....

옜날 처음 일본 방문하여 자전거 빌려타다 경찰에 잡히고 버릇되어 우측통행하
다 역주행임을 눈치 못채고 일본 운전자랑 길거리 한복판에서 한바탕 벌인 일
이며 일본에서의 잔차생활은 저에게 이렇게 그리 좋지 못한 추억만을 선사하는
군요...
암튼 여러분 언제나 안전에 제일로 생각하시고 즐겁고 기분좋은 라이딩만 즐기
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정부의 무능과 일부 개인의 욕심에 희생되신 김선일님의 명
복을 빌며 글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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