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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palms2004.07.04 15:47조회 수 52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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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자녀들을 위해 30년이 넘게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신 후 은퇴하신 아버
지께서 작은 아들인 저의 끈질긴 권유로 분당으로 이사오신 후 시작하신 취미
활동이 자전거였습니다.

그간 둘째인 저의 풀샥 자전거를 보시며 타보시라 권해도 "부드럽게 나가니" 한
말씀 외 아무말 없으셨던 아버지께서 어느날 국산 철티비 한대를 사오셔 정성
껏 딱고 기름치시며 타고 계신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순간 아들로서 용돈도 드리지 못하며 그 비싼 자전거에 10년이 넘게
투자해오던 자신이 원망스러웠고 아들의 자전거와 비교할 수 조차 없는 자전거
를 샾에서 사오시어 정말 그 어떤 고급자전거 소유자보다 더욱 정성껏 아끼시
며 타시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마음과 자식들에게 보여주신 모든 나날들의 사랑
이 느껴지더군요.

나의 아버지.
여지껏 사랑한다는 말씀 한번 드리지 못하고 학창시절 말썽으로 일관하며 파출
소 출입도 잦게 만들었던 둘째 못난 아들놈 보실때면 언제나 웃어주시며 그저
하찮은 이야기라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재밌게 들어주시던 아버지..

작년 겨울 그간의 자전거를 팔아 스페셜라이즈드 에픽을 사드렸습니다.
그리곤 언제나 제 부품사면 하나를 더사 아버지 잔전거에 달아드리고 하나가
생기면 아버지 자전거에 달아드렸습니다.

언제나 제가 부품을 업그레이드 시켜드릴때면 비쌀텐데 사지말아라, 선수도 아
니고 산도 안탈껀데 달지말고 너나 달아라 하시면서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자
전거 도로를 달리시며 흡족해 하시며 전화걸어 그저 손자들 안부 물으시곤 끊
을때 쯤 좋더라 한마디 하시는 아버지..

이렇게 그간의 불효가 물질적으로라도 보상이 된다면 전 언제까지나 아버지 자
전거를 업그레이드 시켜드릴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말로는 표현 못하는 못난 놈이지만 언제나 존경하며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건강히 오래 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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