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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강원도 라이딩..재미있군요..

청아2004.07.30 09:40조회 수 2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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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쓰셨군요...
삵이 궁지에 몰리기전에는 사람에게는 못덤빌겝니다.

사람들이 산짐증을 무서워 하지만 산짐승 또한 가장무서워하는게 사람일겝니다.

담엔 마주치면 눈 동그랗게 뜨고 마주 노려보십시요.
슬그머니 도망칠겝니다.
그래도 안도망가는 넘은
무서워서 얼어붙어 있는 상태니까 무시하고 지나가십시요.

암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3박 4일간 속초에 머물며 매일 오전 미시령을 오르내리다 3일째 되던날 지루하
>고 휴가차량들로 엄청 위험해져 고성 잼버리장을 통과하여 뒷산(현지인이 이
>름 없다고 ..그냥 뒷산) 농로를 따라 들어갔습니다..
>
>고도는 높지 않았으나 좁아지는 싱글트랙은 나중에 거의 산짐승들 통행로인
>듯 잡목만 부러져있고 거의 길도 보이지 않는 정글로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어쨌거나 오르고 내려가고 수풀에 걸려 자빠링하고...
>
>약 한시간 가량을 들어가니 아예 주변 산세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고 오
>기 발동하여 작은 계곡을 건너 암벽지대를 지나가는데 도저히 들어온 길을 찾
>지 못하겠더군요..
>
>하는 수 없이 미리 적어둔 속초 자전거 연합회에 전화를 걸어 구조라도 요청하
>려 했으나 깊은 산중인지 전화도 안돼고 난감해하고 있을 쯤..
>
>처음엔 고양이 소리 비슷한게 들리더니 약 2분 쯤 지나자 여자 비병소리 같은
>것이 들리고 암튼 그렇게 이상한 소리들이 머리 위 두군데서 거의 동시에 들리
>더군요..
>
>슬슬 쫄기 시작하여 마른 나뭇가지 하나 집어들고 그도 못믿어 체인을 빼들까
>생각하며 잠시 숨죽이고 있자니.
>
>바로 5미터 앞 나무가 우거진 바위 위에 살쾡이로 보이는 넘이 떡 버티고 몸을
>반쯤 나뭇가지에 숨긴 체 눈에선 시퍼런 불빛을 뿜으며 쏘아보고 있더군요..
>
>순간 두 군데서 동시에 들린 소리로 봐선 분명 한마리가 더 있고 그 넘이 뒤에
>서 공격할거라 생각하고 마음을 잡고 초심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이넘에 15년
>검도생활 다 허사가 되는 듯 도무지 한번 놀란 가슴 초심은 둘째치고 중단자세
>조차 어찌 하는지도 까먹을 정도로 가슴은 뛰고 다리는 왜 이리 후달리던지..
>
>암튼 그렇게 버티고 예전 산악부 선배님 말씀처럼 산짐승 만나면 웃어줘라 쓸
>데없이 눈싸움 하다간 그넘 응가 속에서 니 카라비너 나온다는 말이 생각나 집
>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씩 웃으니..
>카~소리 내며 미간을 찡그리더군요...
>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그 선배님께 전화걸어 웃으면 그넘들 응가에서 소화안된
>하강기 나온다 해줘야 겠습니다..
>암튼 각설하고..
>
>이도 저도 안통하니 이젠 저넘들과 나 둘 중 하나는 피본다는 악이 오르더군요..
>쥐어든 나뭇가지를 다시 움켜쥐고 서서히 앞에 놈부터 방어하려 준비하는데 순
>간 가족들 생각이 엄청나 눈물이 나오려 눈앞이 흐려지니 얼마나 서럽던지요..
>이렇게 인생 종치고 가족들 바닷가 구경은 매일 저로인해 오후에나 시켜준 것
>이 못내 마음 아파 슬픔이 더 커지더군요...
>
>북받쳐 오르는 마음에 다혈질 성격 못참고 싸우려면 빨리 끝내자는 심정으로
>알고있는 쌍소리 엄청 크게 마구 해대니 그 넘 움찔하며 뒷걸음 약간 하더니 갑
>자기 호랑이 새끼소리 비슷하게 내며 흰 어금니를 들어냈습니다..
>
>속으로 쓰봉...내가 미쳤지 왜 쌍소릴 했는지 후회막심하고 있었는데..
>정말 수호천사인지 아님 원래 애들이 심성이 약한 것인지 갑자기 그 넘과 제 앞
>을 다람쥐 두 마리가 휙 지나가니 저도 놀랬으나 그 넘은 더 놀랬는지 껑충 뛰
>며 갑자기 달아나더라구요..ㅋㅋ
>
>약 10여미터 쯤 달아나다 다시 뒤를 돌아보는데 그땐 저도 용기가 생겨 돌맹이
>집어던지니 열라 빠른 속도로 사라지더군요...
>그넘 도망가는 모습 보자마자 저 역시 들고바이크로 무조건 산 아래로 유니폼
>찢기며 도망쳐 내려오고 그렇게 한참을 어떻게 뛰었는지도 모르게 달려내려오
>니 한 아저씨가 제초기 둘러메고 올라오시더군요..그때의 반가움이란..
>
>그런데 아저씨가 절 보시더니 제초기 버리고 무조건 산 아래로 뛰어가시고 전
>그걸보곤 뒤에서 그 넘들이 쫒아오는 걸 보시고 도망가시는 줄 알았고 12kg의
>제 잔차의 무게감도 느끼지 못할 정도에 숨을 쉬는 것인지 그냥 알게 모르,게
>숨이 쉬어지는 것인지 분간할 틈도 없이 그렇게 뛰고 또 뛰었습니다.
>
>그러다 바로 민가가 보이고 그 곳으로 달려 내려가니 그 곳에 아저씨가 몽둥이
>들고 경운기 뒤에 숨어계시더군요..
>저 역시 아저씨와 함께 그넘 때려 눕히려 경운기 뒤로 달려가니 아저씬 다시 도
>망가고 저 역시 잔차 내팽겨치고 아저씨 따라 도망가고..
>이넘에 엠티비화는 왜 이리 미끄럽고 딱딱한지 원망돼고..
>
>암튼 그렇게 달리다보니 아저씨를 따라잡아 한 10여미터 앞서는데 갑자기 뒤에
>서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아저씨께서 쓰러져 계시더군요..
>이 쯤이면 도로도 가깝고 아무리 배고파도 이 곳까진 안올거란 안도감이 그제
>서야 몰려오며 아저씨 부축하러 다시 뛰어가니 그제서야 아저씨께서 사람인줄
>몰랐답니다...에고...
>
>겨우 부축해드리고 찰과상 입으신 무릎 소독해 드리고 찬물 내드리니 하시는
>말씀이 사람없는 산속에서 처음엔 맷돼지가 길을 잘못들어 엄뚱한 길로 내려온
>다 생각하고 나무로 오르려 하셨는데 갑자기 울긋 불긋한 색깔에 뭔가 번쩍 번
>쩍하고 시뻘건것을 달고 내려오는 것이 꼭 괴물 같았답니다..
>
>그래서 너무 놀라 도망치는데 계속 쫒아오길레 너무 무서우셨다 하시더군요...
>아무튼 여차 여차 당일의 에피소드는 마무리 되었고 미안한 마음에 아저씨께
>평소 라이딩 시 응급처치용으로 휴대하는 아미나이프를 선물해 드리고 길을 물
>어 콘도로 향하며 단독 라이딩의 위험성과 다신 못볼듯 했던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가족들 데리고 설악산 비룡폭 시원한 계곡에서 맘껏 행복을 누리며
>봉사하고 왔습니다..
>
>이 글을 보시는 모든 존경하는 회원님들 정말 강원도 골짜기 인적드믄 선속은
>개척라이딩 할만한 곳은 거의 모두 개척되었고 개척이나 또는 홀로 모험라이딩
>시는 최소한 가스총이라도 휴대하시고 안전라이딩 꼭 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당시 얼마나 무서웠음 이렇게까지 말씀 드리겠습니까..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끝으로 오늘도 홀로 인제를 통과하시는 라이더분을 뵜는데 현재 휴가차량
>들로 미시령고개 도저히 넘을 상황이 아니니 초보분들께선 주의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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