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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

s5454s2004.08.24 23:24조회 수 34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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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문화> 印효자 눈먼 모친과 8년 전국 순례  



(서울=연합뉴스)


"부모를 잘 모셔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자녀가 당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을 것이다." 눈먼 모친을 어깨에 지고 8년째 인도 전역을 순례하고 있는 효자가 인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카일라쉬지리 브라흐마샤리(32)는 예순을 넘긴 모친 케탁데비와 함께 이미 6천 ㎞를 순례했으며 오는 2013년 힌두교 성지인 바라나시에서 열릴 쿰브 밀라 힌두교 축제 때 순례를 끝마치는 것이 목표다.

이들은 북부 마디야 프라데시주에 있는 고향마을 피마리아를 떠나 로드 라마의 탄생지인 아요디야, 힌두교 최대 성지 중 하나인 카쉬 등 주요 힌두 성지들을 순례했다.

카일라쉬지리는 더부룩한 수염을 기르고 최소한의 의복만 걸친 힌두 성자 스와미의 차림을 하고 있다.

그는 두 개의 큰 바구니로 된 지게의 한쪽에 어머니를, 다른 한쪽에 간단한 생활도구를 실은 뒤 이를 어깨에 매고 순례 중이다.

카일라쉬지리는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하다"며 "부모를 잘 모셔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자식이 당신을 소홀히 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일라쉬지리와 그 모친은 가는 곳마다 주민들로부터 성인으로 환대 받고 있으며 음식, 물 등 생필품을 지원 받기도 한다.

카일라쉬지리에게 축복을 주길 요청한 한 여성은 "그는 참다운 스와미"라고 말했으며 한 할머니는 "요즘 같은 세상에 그 같은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감탄했다.

카일라쉬지리가 이 긴 순례를 시작한 것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이었던 어머니의 평생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서였다.

인도 전역의 주요 성지 순례가 소원이었던 케탁데비는 이미 많은 힌두 성지를 방문할 수 있었던 데 대해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

카일라쉬지리는 "내가 건강이 나빠지거나 죽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순례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어제는 자전거를 끌고 백운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사고 이후 자전거 타는 게 두렵기도 하고 해서 자전거를 세워만 놓고 있다가 간만에 며칠 운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몇 달 운동 못 하는 사이에 허벅지 근육은 풀어질 대로 풀어져 페달 밟는 게 팍팍하고 힘이 없었는데 그래도 며칠 했더니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언덕을 올라가려고 가벼운 기어로 변속을 하려는데 체인이 멈춰서 움직이질 않는다. 이런.... 또 두 번째 체인링이 말썽이다. 한 번 휘어진 거를 억지로 펴서 사용 중인데 이게 또 휘어져서 체인을 잡아 세운다. 다시 변속을 시도해 보지만 역시 안 된다. 제일 큰 체인링에 걸고 페달을 힘들게 밟는다. 자전거는 힘들게 언덕을 오른다. 하긴, 나 어릴 적 우리 아버지랑 삼촌들은 산더미 같은 짐을 싣고 기어도 없는 짐자전거로 언덕을 가볍게 올라섰잖은가? 거기에 비하면 지금 이 언덕 오르기는 아무것도 아니지. 마음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언덕을 올라선다.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달려 호수를 한 바퀴 돌고는 내친 김에 청계사까지 오른다.

청계사 가는 길은 은근한 경사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높아지는 길이 십 리 정도 이어진다. 절 바로 못 미쳐 언덕은 숨이 턱턱 막히게 경사가 있다. 물론 고수에겐 장애가 되지 않는 길이건만, 내겐 아직도 힘든 관문이다. 어제도 그 길이 나를 막아서곤 자꾸만 내리 눌렀다. 이를 악물고 엉덩이를 들고 페달에 체중을 실으려고 했지만 결국 빵빵대는 차들 때문에 옆으로 비켜서다 넘어져 버렸다.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

숨을 고르고 다시 자전거를 일으켜 세운다. 억지로 타고 오른다. 결국 절 아래에 도착해서 넘어질 듯 주저앉아 헉헉거린다.  물통의 물을 쥐어짜듯 마시고 잠시 앉아 땀을 식힌다. 아, 결국 오르긴 올랐구나.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해 보면 그 다음엔 쉬운 거야. 암, 그렇고 말고. 스스로 격려하면서 공양간을 찾는다.

절밥 한 그릇 얻어 먹는데 참 눈치도 보인다. 큰절이라 공양간에는 수많은 신도와 공양주보살들이 있다. 밥을 받고, 국을 받고, 그 다음에 떡이 보인다. 약밥과 백설기. 와, 내가 좋아하는 약밥이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다가서는데 웬걸? 뚱뚱하고 볼살이 처진 공양주보살 하나가 약밥소쿠리를 잡아채듯 내려 놓는다. 내 복장이 절과는 상관없는 사람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ㅎㅎㅎㅎ. 보살이여, 나도 이 절 신도증 있는 사람이다. 어찌 그토록 야박한가? 한 마디 해 주고 싶었지만, 그냥 백설기만 받고 물러난다.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하얀 커트머리의 노보살이 눈에 띈다. 어라? 울엄니랑 똑 같은 헤어스타일일세. 다시 자세히 보니, 아..... 우리 엄마네. ㅎㅎㅎ 얼마 전에 그러셨지. 천도제를 지내러 여덟 번 가야 한다고. 그 중 한 번인가 보다. 반갑게 아는 척할까 하는데 옆에 두 분이 어머니랑 말씀을 나누시며 웃고 계신다. 모르는 척 그냥 지나쳤다.

백수 아들 둬서 마음이 아프실 텐데 내가 나서서 어쩌겠는가? 평생 힘들게 사신 분인데 나 때문에 늘그막에 마음걱정이 더 심하실 거라.....  좀 전에 혹시 날 먼저 보셨는지도 모르겠다. 못 본 척하시는 건지도. 당신 체면 때문이 아니라, 내가 곤혹스러워 할까봐 그러실지도.....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어머니 안색이 썩 밝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식당 밖으로 나와  한 켠에 서서 밥을 먹는데 밥이 무슨 맛인지를 모르겠다. 혀끝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것 같다. 모래알 씹는 듯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점심공양이었다.

서둘러 내려오다 두 번을 넘어졌다. 경사가 가팔라 겁을 먹기도 했고, 어머니 생각에 집중이 안 되기도 했다. 왼쪽 무릎 아래 찰과상, 오른쪽 종아리에 체인에 긇힌 자국이 다섯 개. 일어나 상처를 확인하는데, 절 버스가 마침 내 옆을 지나간다. 혹시라도 그 버스 안에 어머니께서 계신 건 아닌지 불안했다. 슬쩍 올려다 보는데,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내려다 본다.  으, 창피막심..... 다행인 건, 어머니가 안 계시다는 거! 하지만, 버스 지나고 그 뒤 편에 어머니가 두 친구분과 앉아 웃고 계셨다. 이런..... 일이 이렇게 꼬인다냐.... 하지만, 등을 돌리고 계셔서 나를 못 보셨다. 역시, 아직 운이 다한 건 아니구나......

넘어져 상처투성이의 중년아들, 벌건 대낮에 직업도 없이 자전거 끌고 절에 와서 밥이나 얻어 먹고 내려가다 넘어져 버린 그 꼬락서니를 어머니한테 들켰다면?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것 같다.

오늘은 오전에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몸은 괜찮냐, 약은 잘 먹느냐..... 걱정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난 투정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굴었다.  점심 때 갈비탕 잘 하는 집으로 가서 같이 점심 먹자는 말씀을 하신다. 난, 속으로 움찔한다. 이런 낭패가 있나..... 어제 분명 어머니가 내 모습을 보신 것 같다. 넘어진 모습은 못 보셨어도, 공양간에서 밥 타는 모습을 보신 게 틀림없다. 그러니 갑자기 점심 사주시겠다고 전화를 하시는 게지.

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 어머니께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세상에 이런 불효가 어디 있나? 하지만, 겉으로는 더 쌀쌀맞게 어머니의 점심 제의를 거절했다. 선약을 핑계로..... 어머닌 끈질기시다. 내일 점심을 같이 하자신다. 그것까지 거절할 수 없어 그러시자고 했지만, 내일 어찌 나갈 것인가?

백수의 비애는 아니다. 난 지금, 백수 생활에 대해 비참하다는 생각 같은 거 없다. 외려, 편하기까지 하다. 마누라의 눈총이 따갑긴 해도 그 눈총이 나를 죽이진 못할 거다. 그리고 또 언제 이런 히피 같은 해피한 생활을 해 보겠는가? 은퇴 전까지는 다시 얻기 어려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소중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어머니의 생각은 그게 아닐 거다. 남들처럼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돈도 많이 벌고 해야 남들 앞에서 자식 자랑이라도 하실 텐데..... 뻔하지 않은가? 노인네들 모여 무슨 말씀 나누실지..... 나 때문에 가슴 아프실 어머니 때문에 난 또 가슴이 아픈 거다.

요즘 세상은 여자가 집안의 권력자다. 경제권부터 시작해서 모든 결정권을 행사한다. 그러다 보니 남편들은 자기 부모에게 용돈도 잘 못 드린다. 드려도 몰래 드린다. 그 못난 남편들 중 하나가 바로 나이기도 하다. 아흔을 바라보시지만 정정하신 처할머니께서 내게 그러신다. '여자들 소갈머리는 좁쌀만하니까 마누라 몰래 부모님께 용돈 많이 드려' 처할머니는 어쩜 저렇게 보살다운가!

부모님 모시는 데는 인색하고, 자기 자식들에게는 간이라도 빼줄 태세인 요즘 여자들은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나중에 그 자식들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자기 자신만 아는 아이들이 커서 제 부모 귀한 줄 알까? 고마운 줄 알까? 아니다. 돈 내놓으라고 맞지나 않으면 다행인 세상이다.

매를 아끼면 애를 버린다는 말이 있다. 두둘겨 패며 애들을 키우지는 말아야겠지만, 절제와 적절한 통제는 필요한 거 아닐까? 몇 십 만원짜리 학원 교육에 돈 쏟아 붓는 여자들은, 자기 부모 모시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교육인지, 요즘 여자들은 모르고 있는 거 아닐까?

"부모를 잘 모셔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자녀가 당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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