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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도망자들....

idemitasse2004.09.20 22:52조회 수 11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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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정 이후에  주로 잔차질을 합니다.
오가는 행인이나 자동차가 없는 시간에 ....

물론 조용하거나,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서 ...
자정이 가까운 시간 ,.... 일이 끝나면... 떠납니다.....

근처 연세대 교정이나 , 남산 ,한강 고수부지등..
.풀 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서울의 자정은 잔차의 별미 입니다.

몇 일전에는 도선사를 업필 했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을 달리면서 체인이 튀어서 고생했으나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날은 철티비와 동행 했습니다.
마치 예전에 인수봉 암벽을 오르던 바로 그 맛이었습니다. .....

....서울 어디든 낮 시간에는  사람이 많아서.....,
한강에서도 속력을 낼수 잇는 곳이 몇  안됩니다.
집이 한강 근처다 보니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을 목격 합니다.

좋은 잔차에 져지와 선글라스를 끼고 폼을 잔뜩 잡았는데,
매너는  허접하기 이를때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 듯 앞 모습이 괜챦아 사람들은 주목합니다( ....우~~와하고...)
그러나  지나가고 난 뒷 모습을 보면서 환상은 깨짐니다.(나쁜~~)
지금 누가 지나갔지...... , 왠 양!~아치가....

우리들이 최고 속도를 자랑 할 때 생기는 실수 입니다.
몇 일전 비가 그치고 난 한강길을  한 아이가 잔차를 타고 가는데... 폼도 멋진 잔차가  아이를  피해 간다고 옆에 고인 물을 아이에게 다 튀기고 지나 갔습니다.
그리곤 점점~~ 속력을 내더니 열심히  페달질해  도망갔습니다.


아이는 울면서 그 어른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얼굴이며,옷이 온통 젖어 구정물이 흘렀습니다.

미동도 없던 아이는  ,온 몸이 굳은 채 서 있었습니다.  
분함을  참지 못해 ...... 그러나 ...달아나 버린  어른을 쳐다보며...
흘리는
아이의 눈물...

저는 어른으로... 너무 너무....부끄러워  ...달렸습니다....

아이에게 물을 튀긴 넘 잡으러... 잡으러 .....

저도 믿기지  않는   살인적 속도로 ....
엔진도 ....열 엄청 ....받았는 모양입니다.
2키로쯤  달려서  .....결국 잡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아이에게 데려 왔습니다.

그곳에는 아이와 함께 10여명 산책 나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먼저 지나가세요, 감사합니다.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야, 너이쁘구나,
좋은 날씨네요.

우리가 잔차질 하면서 오갈때, 행인을 비켜가며
꼭 먼저 해야 할 인사들 입니다.

매너가 없다면 , 공중을 위한  예의가 없다면   ....
우리는 곧  잔차를 버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도망자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잡혀 온 어른을 보자  울음을 멈추엇습니다. ....
그리고는 도망자에게  한마디 남기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이가 떠난 자리에 그 도망자는 멍하니 한동안 한강만 바라보다
잔차를 끌고 왔던 길을 다시 갔습니다.
그렇게 계속 끌고.....

잠시후 사람들도 각자의 길을 갔습니다.


"저 이제 잔차 안 탈레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  싫어요"
아이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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