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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날으는돈까스2004.10.07 15:31조회 수 44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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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던 어렸을때..
그땐 소원이 신사용 자전거 하나 갖는거 였다..
물론 타지도 못했지만 동네 아저씨들이 논에 갈때 타고 다니시는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가끔 외갓집에서 무서운 외삼촌 몰래 잔차를 가지고 나와서
탑튜브와 싯튜브 사이에 발을 넣고 타던가 아니면 그냥 한발만 올려놓고 타던 기억이 난다..
내 첫 자전거는 초등학교 4학년때 외항선을 타시던 형님이
사주신 멋지게 생긴 신사용 이었다.. 몇칠을 잠을 못 이룬 기억이 난다.
브레이크가 너무 잘 들어서 길바닥에 타이어 자국이 나게 브레이크를 꽉 잡으면 약간 미끄러 지면서 방향이 바뀌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일부러 운동장에서 몇십번 그짓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 이후 여러개의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다시 사고 했지만 첫 자전거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중3때 우리 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산악자전거를 샀다..
물론 셋째 누가가 사주었는데, 지금의 철티비인듯 하다..
모양은 엠티비인데 완전 철로 된..
하지만 그땐 내 자전거가 최고의 인기였다..
두꺼운 타이어, 오토바이 같은 모습, 그리고 기어가 10단이나 되었으니 말이다..
그놈도.. 너무 부잡스런 나에게는 2년을 버티지 못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는 공부하느라 자전거를 구경도 못해보고 3년이란 세월을 보내버렸다..
대학때 처음 마련한 내 자전거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산 철티비였는데 한달도 못되서 도둑맞아 버렸다..
여차저차 해서 동아리에 들고 자전거를 알아가고 맛을 알아가고..
지금은 나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취미이자 생활이 되어버렸다..
처음 자전거 보다 몇십배 더 좋고 더 비싼 자전거를 타고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알고 있지만..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을때
배웠던.. 신사용 자전거를 타고 논길을 누비던 그때가 더 행복했던것 같다..
이제 나도 슬슬 나이라는걸 먹어간다..
결혼도 하고 이쁜 딸도 낳아서
알콩달콩 살아간다..
생활의 스트레스도 생기고 그 어떤 강박관념의 무게가 나를 누르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면 뭐 특별할 것도 없다..
그냥 남들처럼 그럭저럭 살다가 나도 언젠가는 늙을것이다..
하지만 내 삶에 자전거가 있다는게 나에게는 참으로 다행이고 행복인듯 싶다..
사랑하는 가족.. 마누라.. 딸..
그리고 내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 사랑하고 보고싶고 가슴이 뜨겁다.. 그리고 내 옆에 자전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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