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바른말 고운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몇일? 며칠? ^^

야생마장고2004.11.09 08:23조회 수 520댓글 0

    • 글자 크기


'며칠'일까, '몇일'일까?

오늘이 몇 월 몇 일이지?(×) - - - - - - - - - - 오늘이 몇 월 며칠이지?(○)
몇 일 만에 일을 마쳤다.(×) - - - - - - - - - - 며칠 만에 일을 마쳤다.(○)

 
우리가 “오늘이 ○○이지?", "○○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할 때 ○○는 '몇일'로 써야 할까? 아니면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써야 할까? 우리가 [며칠]로 발음하는 이 단어가 ‘몇 + 일(日)'의 구성이라면, 한글 맞춤법 제27항의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을 근거로 삼아 '몇일'로 적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항의 [붙임] 항목에는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는다”고 하고 그 예의 하나로 ‘며칠’을 들고 있다. 즉, 한글 맞춤법에서는 ‘며칠’의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여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며칠’은 ‘몇 + 일(日)'의 구성으로 분석할 수 없다는 말인가?
이 단어를 ‘며칠’로 적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1) 친구가 몇이나 모였니? - - - - - - - - - - [며치나]
     이 문제는 너희들 몇의 문제가 아니다. - - - - - - - - - - [며츼]
     아이들 몇몇을 데려왔다. - - - - - - - - - - [면며츨]
(2) 지금이 몇 월이지? - - - - - - - - - - [며둴]
     중국의 인구가 몇 억이라고? - - - - - - - - - - [며덕]
     그 위원회는 몇 인으로 구성되는가? - - - - - - - - - - [며딘]
     달걀 몇 알을 삶아 먹었다. - - - - - - - - - - [며달]
     이 책은 몇 원이나 주었니? - - - - - - - - - - [며둰]
     그는 국가 고시를 몇 해 동안 준비했다. - - - - - - - - - - [며태]
     형은 몇 날 밤을 지새우며 시험 공부를 했다. - - - - - - - - - - [면날]

(1)에서 보듯이, '몇'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말음의 'ㅊ' 소리가 조사로 내리 이어져 [며치나], [며츼] 등과 같이 소리가 난다. 하지만 (2)와 같이 ‘몇’ 다음에 명사가 오면, 이때에는 말음의 ‘ㅊ’이 이른바 중화 현상에 의하여 대표음인 ‘ㄷ’으로 소리가 난다. 그러므로 ‘몇 + 월’은 [며춸]이 아니라 [며둴]로, '몇 + 억’은 [며척]이 아니라 [며덕]으로 소리가 나게 된다. 이는 ‘옷 + 안’이나 ‘낱 + 알’과 같은 합성어가 [오산]이나 [나탈]이 아니라 [오단], [나달]로 소리 나는 것과 같은 음운 현상이다.
만약, '며칠'이 '몇 + 일(日)'의 구성이라면 '일(日)'은 명사이므로 (2)의 예들과 같이 [며딜]로 소리가 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나 [며딜]로 소리를 내는 경우는 없고, 조사가 연결되는 (1)의 예들처럼 [며칠]로 소리가 난다. 이렇게 [며칠]로 소리가 난다는 사실은 ‘며칠’을 관형사 ‘몇’과 명사 ‘일(日)이 결합한 구성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가 [며칠]로 소리를 내는 이 단어는 그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게 되는 것이다.
'며칠'은 '그 달의 몇째 되는 날'과 '몇 날'의 두가지 의미를 지닌다. 일부에서는 두 의미를 구분하여 ‘몇 일’과 ‘며칠’로 따로 적는 일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며칠]로 소리가 나므로 둘 다 ‘며칠’로 써야 한다.




정호성(鄭虎聲)/국립국어연구원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39 Bikeholic 2019.10.27 2764
131736 빙판길 예상됩니다.. 절대안전운전 하세요... ad815 2004.01.13 178
131735 불쌍한 아저씨구만.. 박싸장 2004.03.28 502
131734 그럼요..... ........ 2001.07.31 166
131733 저듀 ㅠ ㅜ wlsrb1004 2004.01.17 221
131732 부품도 업글해야죠 ..XTR로 .. 디스크브레끼도 달고 ~ㅋㅋㅋㅋ Ellsworth 2004.03.31 231
131731 === 메뉴 수정하였습니다 == ........ 2001.08.02 178
131730 야옹버스 아저씨.. jhoh73 2004.01.20 312
131729 어뛰.. 엄살이라니...ㅠ.ㅠ 필스 2004.04.03 167
131728 그들은 박수치고 소리치며 좋아하셨다.. ........ 2001.08.05 181
131727 흐음~~ 염려 덕분에... 십자수 2004.01.27 170
131726 bloodlust님의 자금압박에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해서~ 말딴 2004.04.06 191
131725 Re: 노랑색으루다가.... ........ 2001.08.08 167
131724 협박전화도 다받아보고...참.. myrrna10 2004.01.29 612
131723 첼로를 구우면 어떤 맛이 날까요? ^^ 날초~ 2004.04.09 182
131722 Re: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 2001.08.11 166
131721 군대에서 쓰던 방법인데 명지아빠 2004.02.02 242
131720 혹 유럽으로 자전거 여행 해보신분....도와주셔요~ 0.1TON 2004.04.13 163
131719 Re: 홀릭님... ........ 2001.08.15 173
131718 어느 샵에서 나오셨습니까? dhunter 2004.02.04 511
131717 불과 일년전의 제 모습을 보는 듯....ㅋㅋㅋ 용가리73 2004.04.15 404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