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클릿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실 겁니다.
>글을 읽다보니 아찔했던 경험이 생각나는군요.
>
>**************
>
>클릿을 달고 얼마 되지 않아서의 일입니다.
>
>클릿의 쓴 맛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하면서 다녔는데
>하루는 좁은 시장 길을 지나게 됐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섰는데 아차 싶더군요
>
>아니나 다를까 맞은 편에서 코란도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한 쪽으로 비켜 서면서 발목을 비틀었습니다... 만
>아아, 마치 늪에라도 빠진 것처럼 제 두 발은 페달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
>순간 등줄기를 훑으며 오금으로 내리 꽂히는 짜릿한 감각을 만끽하면서 온 몸을 뒤틀었습니다.
>다행히 자전거는 차 쪽으로 넘어가지 않고 반대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화사하고 동글동글한 것들이 왼쪽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고개를 돌리자 소복하게 쌓여있는 귤이며, 사과며..
>맙소사! 과일가게 앞에 펼쳐 놓은 좌판 위로 넘어가는 중이었습니다.
>
>그 순간 모든 것이 슬로우모션으로 전환되면서 한 순간 한 순간을 온 몸으로 느낍니다.
>드디어 클릿의 궁극을 맛보게 되는구나...
>
>바로 그 때 누군가 왼쪽 뺨을 떠받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과일더미 위로 나뒹구는 처참한 장면이 떠오르며
>이제는 완전히 절망의 나락으로 내동댕이쳐집니다.
>
>그런데 흘깃 쳐다보니 그건 누군가가 아니라
>차양을 받치고 있던 가냘픈 나무 기둥이 저를 막아선 것이었습니다.
>오오, 해님이와 달님이에게 내려주셨던 동앗줄이 바로 이런 거구나!
>두 손으로 휘청거리는 나무 기둥을 부여잡고 넘어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렇게 대롱거리고 있으려니 사람들의 시선이 그 괴이한 광경에 집중되는 게 느껴지더군요.
>
>그제서야 바로 앞에 주인 아주머니가 앉아계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웃고 계시더군요. 그 천진난만한 미소라니.
>아직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신 듯 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신기하게도, 끙하고 힘을 주면서 몸을 튕기자 반동으로 일어나졌습니다.
>
>순간 고속촬영 모드가 끝나고 갑자기 장면이 빨리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차양이 금새라도 무너질 것처럼 휘청 합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놀란 눈으로 위 아래를 훑어 보시다가 이내 뜨악한 표정으로
>야! 이 !@#^$*!% *$&$^%...
>저는 그 소리를 뒤로하며 죄송하다는 말씀도 못드리고 재빨리 도망쳤습니다.
>시장을 빠져나와 한적한 동네 골목에 들어서자 자전거를 세우고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며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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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새 익숙해지실 겁니다.
>하지만 시장 골목에는 되도록 가지 마세요. ^^;
>
>cryinglover님 글에 답글 달려고 한 건데 엉뚱한 걸 눌렀나봐요.^^;
정말 가슴에 와닿는 글입니다...
클릿...
누구나 초창기의 쓴 경험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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