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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roddick2005.01.11 01:26조회 수 5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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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크랭크를  바꿨답니다. 원래 캐넌데일 F800에 그대로 달려있는 크랭크를 쓰다가, 어느날 남산에 가다 보도 블럭에 패달을 심하게 부딪혀 패달이 조금 빗겨나갔는데, 그냥 밟고 오르막 가다가 패달이 빠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사산이 완전히 뭉게져있더군요. 그래서 오늘 샵에가서 크랭크를 바꿨습니다.

데오레 LX와 XT중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역시 부품이 높은게 좋아보이더군요.

그냥 중간 가격의 XT 03년도 모델을 샀습니다. (BB포함하니 딱 LX 05 와 XT05 중간 가격이네요..)

그렇게 교체를 하고 집에 자전거를 두고 다시 학교를 와서 지금은 내일 있을 세미나를 위해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학원 생이라서요.. ㅡㅡa )

예전 같으면 자전거 뭐 하나 바꿔오면 기분도 좋고 그럴텐데, 오늘은 영 기분이 그렇네요.

왠지 모를 허탈감도 들고.. 자괴감도 들고...



저희 아버지는 지방의 어떤 그룹 대표이사를 하고 계십니다. 나름대로 회사가 5개로 구성되어있는 그룹 격식에 맞지요..

물론 IMF때에는 너무 힘들어 빨간딱지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가보고 그랬지만, 뭐 항상 화목하고 별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서울에 올라오신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버지 회사가 어렵다는 군요.
(어머니는 서울에 가끔 올라오십니다. 남산 근처의 아파트에서 저와 누나가 같이 살고 있지요..)

그말을 듣고 나니, 고등학교 때에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호주머니에 몇천원이 없어서 친구들 다 보러가는 영화를 보고싶었지만 핑계를 대고 돌아왔지요. 허탈한 마음을 가지고.. 그런데, 제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집의 사정을 부모님의 대화로부터 엿듣게되고, 밤을 지새웠었습니다. 죄송스럽기도 하고 제 생각만 자신이 밉기도 해서..

암튼, 그 후로도 어려운 시기가 몇번 있었었는데, 잘 버텨왔지요.

그런데 왠지 갈수록 마음이 달라집니다.

아버지께서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해서 또 부도가 나서 날라가는 회사에대해서... 예전엔 그냥 그렇게 되면 아버지 조금 편하게 쉬시기도 하고, 경제적으론 조금 어려울 수 있어도 제가 취직해서 보살펴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슬픕니다. 아버지께서 이루신 것들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날라가는 것이.. 50대 중반을 넘기시는 아버지께서 인생을 돌아보실 때에 무엇이 남았다고 하실련지...를 생각하니,

내일 있을 세미나 준비도 해야하는데, 그냥 집중도 안되고 그렇네요..

요즘 경기 어려운거 다들 아는데, 왜 너 혼자만 그런 엄살이냐..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저보다 훨씬 어려우신 분들도 많고, 고생하시며 자라신 분들도 많을텐데.. 제가 감히 이런 글을 써서 여러분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래도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글을 올리는 것은 익명에 기대어 제 마음을 여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거든요..

다들 힘내세요.
저도 다시 책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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