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원문을 읽어봤는데 끝부분이 참 쌩뚱맞군요.
이것 참 전통과 미풍양속을 강요하는 80대 노인네가 "요즘 좀 생겼다는 젊은 계집들은 왜 다들 허벅지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꼴보기 싫다"라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군요.
>김경의님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짧은 글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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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호 3월 1일자에 ‘관능을 깨우는 나의 자전거’라는 제목으로 님께서 쓰신 칼럼에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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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쓰신 글중에 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바로 이곳입니다.
>“왜 자전거 좀 탄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스판덱스 운동복 차림이냐는 거다. 솔직히 꼴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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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활자화된 전체 글중의 일부분만을 발췌하여 나름대로 해석하고, 조립한 후, 자신의 불만을 더하여 반발하는 행태에 대해 저 역시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저 역시 이러한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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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님의 표현에 반발이 아닌, 단지 제 의사를 ‘표현’하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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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술적이고도 무감성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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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평지에서 최고 50km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행중인 타인과 자전거를 탄 라이더(rider) 본인의 안전을 우선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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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자전거 보이’들은 리넨 정장 차림으로 자전거를 탔다고 하셨으나, 이 경우 하의의 발목 부분이 고속으로 회전하는 자전거 부품에 말려 들어가거나, 상의의 나풀거리는 복장이 핸들바(handle bar)나 케이블(cable)과 접촉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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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복장이나 자전거의 메커니즘을 반영한 복장이 아닌 일반적인 복장은 바람과 공기의 저항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도 무척 열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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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안장에 올라타는 순간 여유나 감상없이 자동차와 경쟁하듯 더 빨리 달리려는 무모함 측면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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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자전거 애호가들 역시, 님의 표현하신대로 ‘자유롭고 관능적’으로 자전거를 즐기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거나 유발하여 그 자유와 관능을 중도에 그만두게 되는 것을 경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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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표현하건데, 그동안 님이 주기적으로 게재하신 칼럼을 읽으면서 저는 자유와 굴레로 부터의 탈출, 고정되고 틀에 박힌 것들에 대한 조소와 비판 등의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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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완고하고, 규칙에 안주하는 성향인 저에게 님의 글이 주는 이러한 느낌은 생경하면서도 부러움을 자아내는 기분 좋은 호감을 품게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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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언젠가의 글에서는 ‘고리타분한 존재로서의 은행원’을 묘사하신적도 있었지만 과거 은행원이었던 저에게 불쾌감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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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은행원이 되기 위해 ‘공감하게 만든 지적’이라는 느낌 때문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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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전거는 자유 이전에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을 이해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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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아무 생각없이 입고 왔을 때, 패션 전문가들은 그 생각없음에 혹평할 수 있겠지만, 행여나 정장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자유와 관능을 누리다가 다치는 분들이 한명이라도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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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 잡지에서도 님의 글을 기쁜 마음으로 읽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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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새장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운 님의 그 정신으로 과도한 틀에 갇혀있는 범자들에게 자유가 주는 해방감을 계속 일깨워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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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즐기는 우리는, 최소한 저는, 안장위에서 느끼는 바람과 햇살과 때로는 자연의 심술을 묵묵히 받아내면서 저희 나름대로의 자유와 관능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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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와 타인의 안전을 해치지 않을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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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언하건데, ‘님’이란 표현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 오랜만에 짧은 글을 쓰려니, 남자들의 버릇대로 적절한 직함을 고르는데 잠시 고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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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님이라는 표현은 너무 생경하여 ‘님’으로 축약한 것이니 오해없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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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수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기는 인터넷 사이트 한곳에 게재되어 많은 자전거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 몇점을 함께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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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서 느낄 수 있는 우리 애호가들의 느낌은 각자 다르겠지만, 님이 말씀하신 ‘자유와 관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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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자전거를 타실때는 적절한 복장을 갖추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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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자전거가 아닌 생활자전거라 할지라도, 산악이나 전용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고 동네 골목을 천천히 달리더라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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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장을 입고 싶으시다면, 저나 주변의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주십시오.
>입고 계신 정장 바지의 발목 부분을 조일 수 있는 간편한 악세사리라도 추천해 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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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올리시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2월 25일
>????????????????????????????????????????????????????자전거 애호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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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님께 보내는 이 편지를 제가 자주 들리는 자전거 동호회에도 올릴 생각입니다. 저 역시 짧은 생각이었다면 동호인분들로부터 지적받고 싶은 생각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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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패션지 <바자> 피처 디렉터.
>컬럼명 : 김겸의스타일앤더시티
>제?? 목 : 관능을 깨우는 나의 자전거 (부제 : 자동차를 스치며 느끼는 우월감.도심에서 가장 자유로운 부류가 된다)
>잡?? 지 : 한겨레 21 제548호 (200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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