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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싣고 달리는 자전거

AstroBike2005.02.27 15:38조회 수 50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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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며칠 전에 본 KBS 2TV "무한지대 큐"라는 프로그램의
2005년 2월 15일자 방송에 나왔던 "사랑을 싣고 달리는 자전거"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그 프로그램의 <그곳에 가면 꼭 있다. 그 사람!> 코너에 나오신 어느 노부부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1999년에 뇌졸증으로 쓰러져 운신이 불편하신 마나님의 산책을 위해
손수 "자전거 휠체어"를 고안하셔서 매일 사랑하는 아내와 즐겁게 산책을 즐기시는
어르신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의 가슴을 감동시킵니다.

저는 이분들의 자전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가득 담긴 자전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사랑을 싣고 달리는 자전거"랍니다.

이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장애인 전문지인 열린 지평 2004년 가을호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아래에 제가 여러분의 편리를 위해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우리 주위의 장애인 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아름답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됩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실천할 수 있는 WildBike 식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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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캠퍼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상한(?)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는 다정한 모습의 60대 노부부를 볼 수가 있다. 자전거가 맞긴 한데 앞에는 휠체어가 달린, 외출할 때는 자전거 휠체어가 되고 집에서는 휠체어로만 사용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과 이상한 자전거 휠체어를 신기해 한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부인 이임순(53) 씨와 남편 최승호(59) 씨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수십 년을 함께 동고동락한 이들 부부에게 1999년 10월 21일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인 이 씨가 뇌졸중에 걸려 쓰러지고 만 것이다.

남편은 큰 병원을 다니면서 부인의 치료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며 수술을 시키려 했지만 찾아간 병원마다 가망이 없다고 수술을 거절당하였다. 하지만 최승호 씨는 부인을 포기할 수 없었다.

생명만 붙어 있다면 식물인간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테니 제발 수술을 해달라고 의사에게 애원한 끝에 기어코 수술을 허락받았다. 수술 후 부인의 병세는 호전됐지만 판단능력이 전혀 없고, 남편이 일으켜 주고 뒤에서 부축을 해야만 한 걸음씩 옮길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휠체어에 태워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곤 하였지만 부인은 한 곳에 5분 이상 머물려고 하지를 않았다. 최 씨는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자전거에 휠체어를 부착하면 조금 먼 곳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일명 '자전거 휠체어'를 만들게 되었다. 또한 집에서는 부인이 화장실을 갈 때마다 휠체어에 태우기 위해 허리를 무리하게 쓰다 보니 안되겠다 싶어 부인의 몸을 일으켜 세우는 리프트를 손수 제작해 지금은 화장실 갈 때나 휠체어에서 이동 시 편하게 태울 수 있도록 리프트를 사용한다.










부인을 위한 지극 정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화장실에도 이동하기 편하게 턱을 모두 없애고 경사로를 만들었고, 집 앞 입구에도 계단을 없애고 경사로를 만들었다.

최 씨는 자식과 함께 살고 있지만 부인의 간병은 모두 혼자서 직접 한다. 자식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이 있기 때문에 절대 짐이 되어서는 안 되며, 결혼식 때 서약한 '병들어 아플 때나 백발이 되어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자식과 남에게 간병을 맡기나? 우리 할멈의 몸 상태는 내가 잘 안다. 지금도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고, 방금 전에 한 일도 잊어버리기 일쑤고, 화장실을 다녀와서도 또 가야 된다고 나를 조른다. 음식을 먹고도 금방 잊어버려 또 밥 달라 하고, 산책을 하고 와서도 다시 산책을 가자고 보챈다. 이런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살펴줄 사람이 나 말고 누가 있겠어?"







학생들에게 한 달에 9~10만 원씩 받고 하숙을 받는데, 그 돈으로 약값 등의 생활비를 한다. 하지만 요즘은 대학교 부근에 시설이 좋은 원룸이 많이 들어서서 개인주의 생활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싸도 그러한 원룸을 찾기 때문에 방이 절반밖에 차지 않아 생활비가 부족하다. 그래도 직접 용돈을 벌어 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간다.

아내 옆에서 늘 아내만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아내를 위해 매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닌 덕에 부인 건강도 좋아졌지만 자신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오랫동안 삶을 의지하면서 살아온 부부들도 짐이 되면 이혼을 서슴치 않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것이 안타깝다는 최 씨. 결혼식 때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굳게 약속하지만 이별할 때는 헌신짝처럼 버리는 요즈음 세대에 최 부부의 귀감 인생은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나 젊은 부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부부상이 될 것이다. <끝>

열린 지평 200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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