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님의 '자전거여행'에서 발췌한 글이랍니다.
저의 직장 자전거동호회(동태) 발족식을 기념하는 메일로 받았는데 좋은 것 같아 올립니다.
조만간 득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ㅎ
이정도 되면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자전거가 그냥 앞으로 바람과 한몸이 되어....ㅎㅎ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저어 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 갈 때 25,000분의 1 지도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굴리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에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저의 직장 자전거동호회(동태) 발족식을 기념하는 메일로 받았는데 좋은 것 같아 올립니다.
조만간 득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ㅎ
이정도 되면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자전거가 그냥 앞으로 바람과 한몸이 되어....ㅎㅎ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저어 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강물이 생사가 명멸하는 시간 속을 흐르면서 낡은 시간의 흔적을
물 위에 남기지 않듯이, 자전거를 저어 갈 때 25,000분의 1 지도위에
머리카락처럼 표기된 지방도·우마차로·소로·임도·등산로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오고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굴리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생사가 명멸하는 현재의 몸이다. 이끄는 몸과 이끌리는 몸이 현재의 몸속에서 합쳐지면서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가려는 몸과 가지 못하는 몸이 화해하는 저녁 무렵의 산속 오르막길 위에서 자전거는 멈춘다. 그 나아감과 멈춤이 오직 한 몸의 일이어서, 자전거는 땅 위에 일엽편주처럼 외롭고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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