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리리 알람 소리에 일어나서 베란다를 보니
휴일 아침이 밝아있더군요.
느즈막하게 아침을 해먹고 티비에서 뉴스도 보고
여자친구에게 전화좀 하고
그동안 회식이다 뭐다 해서
자주 못타줬던 애마를 꺼내
수색산에 다녀왔습니다.
일산에서 서오릉쪽으로 달리다보니 햇살이 등허리를 덥히고
길 위엔 봄내음이 가득합니다.
나도 모르게 속력을 내어 페달을 밟습니다.
그동안 일로 찌들었던 허벅지와 종아리의 실근육 하나하나에
힘이 담기면서
자전거는 내 의지대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구산동 쪽으로 빠져서 수색산 초입에 들어서니
달동네 개들이 봄볕에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행동식으로 가져간 육포를 꺼내 수색산 초입에서 나 하나 개 하나 주면서
땀을 식히고 산에 오를 준비를 합니다.
산에는 언제나 여러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조심하며
슬슬 업힐을 시작합니다.
타이어의 공기압을 조금 줄이고
안장을 약간 낮추고 본격적으로 산을 탑니다.
산에서 서너분의 라이더를 만나 인사도 나누고
폐 속에 담긴 그동안의 노폐물과
회사생활의 스트레스가
모두 땀에 섞여 빠져나올 때까지
난 달리고 달립니다.
마침내
산을 넘어 수색 전철역 쪽으로 나오니 조금 아쉽습니다.
한번 더 탈까 싶지만
오늘은 저녁에 영화를 봐야 합니다.
마음을 접고
수색로를 따라 슬슬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와 목욕을 합니다.
욕조에서 나와 찬물로 몸을 식히고
몸을 닦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캔맥주 하나를 꺼냈습니다.
치익. 하고 차가운 캔맥주을 따서
참기름 향기가 잘잘 흐르는 삼부자 김을 안주삼아
한모금 마십니다.
캬아.
기분이 너무 좋아서 글로 남깁니다.
사월의 자전거는 날 살아있게 합니다.
이제 슬슬
낮잠이나 한잠 때리고
저녁엔 '주먹이 운다' 나 보러 가야죠.
다들 식목일날 안전하게 타고 오시고
산에 가실 분들은
산불 조심하십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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