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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생일에 대한 후회기

legend2005.04.22 01:40조회 수 65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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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자전거를 좋아 합니다.
데이트때도 자전거를 같이 잘 탔죠.
아내가 학원 선생을 할때도, 출퇴근을 자전거로 했었을 정도니까요.

이제 결혼 8년차인데,
작년 아내 생일에 싸구려 자전거를 사주었습니다.(이름 없는 앞뒤쇼바 달린것-16만원짜리)
참고로 저는 충남 태안의 시골에서 살기에 주변에서 좋은 자전거를 구할수는 없습니다.
또한 가격도 무지 비쌉니다.
아내는 좋아라 했고, 이자전거로 올 초까지 잘 탔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도난 당했습니다.
집앞에 세워두었는데, 좋지도 않은것을 누가 가져가 버렸습니다.

집사람이 많이 아쉬워 하더군요.
올 집사람의 생일이 돌아왔는데, 나한테 미안한지 자전거 예기는 그후로 꺼내질 않더군요.
올해는 그냥 탁구채 하나 사달라고 할뿐.....

하지만 제 마음은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탁구채는 사주고,
집사람의 생일때에 자전거를 사주기로 했죠.(집사람 몰래)

제딴에는 이번에 좀더 좋은 자전거를 사주어야지 하면서 이곳 저곳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이것 저것 찾던중, 그나마 저렴한 가격대의 프로코렉스 카오스7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싸구려 자전거만 타왔던 저랑 집사람은 이런 자전거에 익숙치 못했습니다.
집사람은 좋아라 하며, 시운전을 해본다 하더군요.
원터치 기어에 튼튼해보이고 멋있는 바디 및 타이어 등등.......

집사람이 제 시야에서 벗어나 잠시후 다시 돌아 왔을때 뭔가 이상하더군요.
집사람이 하는 말  "여보 나 사고났어!"
"뭐!" 나는 깜짝 놀라 무슨사고가 났냐고 물었죠.

자전거 경력 십수년이 되는 집사람이 낸 사고는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집사람 하는 말,
" 천천히 평지를 가다가, 길앞에 턱이 있어 브레이크를 잡은순간, 자전거는 가만히 있고 나만 저만치 붕~ 날라가 떨어졌어!"

브레이크 성능이 너무 좋았던것인지(?) 집사람은 살짝 잡았다고 하던데, 제가 봐도 브레이크가 확실히 잡히는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앞쪽 바퀴 쇼바가 너무 하드(딱딱한)한것 같기는 합니다.

집사람은 왼쪽 어깨와 손과 발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병원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다행히 뼈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해야 한다더군요.


좋은일 하려다가 집사람을 다치게 만들어 놨습니다.
저나, 집사람이나 서로에게 미안해 하여, 서로 눈치만 보고 웃습니다.

덕분에 설겆이, 집안청소, 애들 목욕 등등, 집안일을 제가 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드립니다.

"안전장구를 생활화 합시다"

아! 그리고 카오스7은 업그래이드가 된다던데, 앞쪽 바퀴에 가격대비 좋은 쇼바를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 좋은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보시면 웃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이 자전거는 고급이랍니다.
이상은 어느 애처가의 허접스러운 황당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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