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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방법 VS 망하는길

느림보2005.04.22 13:16조회 수 56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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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기만 해서는 '절대' 재미 없습니다.
'반드시' 돈을 걸어야 재미 있습니다.

최저 베팅액수가 100원이고, 100원 단위로 베팅을 받을 겁니다.
하루 12게임쯤 합니다.
한 게임에 1천원씩만 거세요.
둘이 가면, 당근 500원씩입니다.
가족과 함께 가면, 또 나눠야죠.

경마장에서는 아이들이 말 달리는 모습을 보고 꽤 즐거워 합니다.
가족이 편을 갈라 몇 백원씩 걸고,
자기편 말을 응원하며 경기를 보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
이렇게 즐기다가 대박 맞는 수가 있습니다.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집니다.
그 돈으로 또 합니다.
대부분 잃긴 하지만, 돈은 조금 남게 돼 있습니다.
그걸로 한 턱 냅니다.
그러고는 그 '짜릿한 맛'을 잊지 못합니다.
집에서든, 직장에서는 말 뛰는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립니다.

다음 주에 다시 가서 단위를 하나 올려 베팅합니다.
아슬아슬하게 2등만 몇 번 하고는 돈만 날립니다.
조금만 잘 하면, 지난 번처럼 1등을 맞힐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집니다.

다음 주에 다시 가봅니다. 있는 용돈 다 긁어서...
마찬가지죠. 아무 때나 대박나는 게 아닙니다.

어쩌다 누구나 맞힐 수 있는 저배당(2~3배쯤) 하나 맞힙니다.
용기백배해서 전문가 반열에 오른 듯...
승천한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옆에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배당표 흔들며, 충고도 몇마디 해줍니다.

비록 돈은 잃었지만 1등 당첨된 기념으로 또 한잔 합니다.
전에는 보지 않던 스포츠신문을 사서는 대진표를 보고,
출전 기수, 말을 보며 분석합니다.
직장 일이 문제가 아닙니다.
금요일 오후에 휴가를 내서 경마장에 또 갑니다.
또 잃고... 2등 몇번에 조금만 더 연구하면 1등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잃은 돈도 아쉬워집니다.
대박 하나 터지면 그 동안 잃은 돈 다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잃은 돈만 찾고 손 씻자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합니다.
잃은 돈 액수가 점점 커집니다.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게 됩니다.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긁습니다.
카드를 한장 더 신청합니다.

카드 돌려 막기하다가 안 되니
월세로 옮겨가며, 전세돈을 뽑습니다.
직장에서 퇴직금 중간 정산을 신청합니다.

더 이상 돈 나올 데가 없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합니다.
그마저도 빌릴 데가 없어집니다.
직장 상사에게마저 노름빚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월세마저 뽑아 날리고,
가족과 친지들 보기가 쑥스러워 가출합니다.
거리에서 자며 버티다 경기가 열리는 금요일이면
경마장이나 경륜장에 갑니다.

내 주머니에 베팅할 돈이 1천원만이라도 있다면,
전광판에 오르는 베팅액이 "전부 다 내껀데 하며.." 하늘을 원망합니다.
그러다 남이 1천원짜리라도 흘려주면, 목숨 걸고 잡아챕니다.
남이 자판기에 동전 넣으면 그 커피는 내 차지입니다.

인생이 그렇게 허물어져 가는 거죠.

경마장, 경륜장에서 흘린 돈 줍는 사람들 중 꽤 많은 이가
'왕년에' 재미로 갔다가 '대박' 난 경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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