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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의 그 아저씨.

isolist2005.04.30 02:10조회 수 52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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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야딩 하는 맛에 아침에 눈뜨자 마자 벌써 밤이 그리워지고는 합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해서 회복훈련차 관광라이딩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다리를 건너며 한창 강주변 야경에 빠져 있는데 12시가넘는 시각에 앞에 자전거를 끄시는 분이 보이더군요.
내심 반가운 마음에 인사나 하고 지나가야지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조금 이상해 보였습니다.
몸을 잔뜩 난간에 기대고 금방이라도 힘없이 강쪽으로 쓸어질듯한....
무척 놀래면서 그분께 말을 건냈습니다.

- "아저씨..괜찮으세요?"
-"괜찮...아..요"
-" 아저씨 약주 많이 하셨나봐요..?"
-"응 괜찮으니까 ..그냥 가세요."
-"네..그럼 조심해 들어가세요."

밤에 돌아오다 보면 종종 만나는게 취객이라..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근데...돌아서며 그 아저씨 얼굴을 잠시 떠올렸더니 섬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술에취했다고 보기에는 얼굴이 하얗고 가까이 갔을때 술냄새도 별로 나지 않았던것 같고..
난간에 기댄 모양이 술기운에 취해서 그런것 같지도 않고요.
더군다나 눈을 제대로 못마주치며 미소짓는 모습이...아무런 미련이 없어 보이는...그런 평안함..그런게 느껴지더군요.

몇미터 앞을 계속 고개를 돌려 돌아보며 가는데......난간에 상체를 반이상 기대운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도저히 그냥 갈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내가 그냥 돌아서고 내일아침이 되었을때..."아침뉴스에 그 아저씨에 대한 나쁜소식을 접하게 되면..." 아..생각만 해도 섬뜩했습니다.

섣불리 행동하다 어떻게 될지 몰라 일단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전 빠르게 반대편 차선으로 돌아서 경찰차가 올때까지 그 아저씨 십여미터 뒤쪽에서 행동을 예의 주시했죠.
한 5분쯤 흐르니 경찰차가 오더군요.
경찰을 그 아저씨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주고..멀리서 지켜봤습니다.
몇분을 경찰과 얘기를 나누더니 혼자서 터벅터벅 경찰분이앞장 서고 다리를 빠져 나오더군요. 역시 술기운에 지쳐 난간에 기댄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단순한 취객에 오바한것일지도 모르지만..요새 하도 하루가 멀다하게 자살이 많다보니 앞서 걱정된 마음이들더군요.

어쨌거나 그 아저씨 ...무사히 귀가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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