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말도 많고 쓰고픈 말도 너무 많아서 이제야 마음을 잡아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제 3개월 밖에 안된 우리 클럽의 첫대회를 나무나도 멋지고 훌륭하게 치뤘다는 것과 제가 이 클럽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이 그지없이 기쁘고 뿌듯하고 행복할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첫째날 금요일.
무주에 도착하여 좋은 자리에 부스를 잡았다는 소식과
악마님이 여성부 다운힐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악마님이야 뭐 자주 하시는 일등이라서 ....... ㅎㅎ
암튼 기분이 무지 좋았구요. xc까지 2관왕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퇴근하자 마자 집에 달려가니 와이프가 감자탕 및 겉절이를 준비해 놨더군요. 밥도 15인분에 반찬까지...... 얼마나 고맙던지....... ^^;; 그동안 자전거 때문에 불화도 생겼었고 다투기도 했었는데 .......암튼 부랴부랴 짐 챙겨서 샵으로 가니 라이더배서님이 음료수와 오렌지를 한봉지 들고 와 계시더군요.
페달님 차를 타고 셋이서 짐 챙겨서 무주로 내달렸습니다.
산적님이 우리를 위해 희사해주신 무주리조트 콘도에 도착하니 와~~ 방이 디따 크더군요.
여러 가족이 다같이 잘 수 있다던 말이 그제서야 믿어지더군요 ㅎㅎㅎㅎ
벽에는 상금 20만원이 떡하니 붙어있고 페달님부부, 전설님 부부, 자유낙하님, 블루마운틴님, 푸른바다님 와 계셨구요. 푸른바다님과 블루마운틴님이 해오신 찰밥 한통과 닭 다섯마리를 삶은 백숙이 들통으로 한통...... 수박 두통, 라면 15개, 맥주, 음료수, 토마토, 전설님이 사오신 과자 등등......방안엔 먹을것 천지더군요. 아침부터 응원하고 부스차리느라 다들 배가 무지 고팠을텐데 다들 기다렸다가 다함께 감자탕과 가지고 간 밥으로 늦은 저녁을 먹었구요. 악마님이 싸오신 익은 김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감자탕을 다들 맛있게 먹어주셔서 기분이 좋았구요. ㅎㅎㅎ
저녁 식사 후에 로라에 올라 심박 135~140에서 40분간 가볍게 탔습니다.
미인이신 풍객님 안주인님과 미혼의 여성이 도착하시고 늦은 시간에 바람님과 커피향님께서 악마님의 우승 소식을 듣고 케잌과 돼지고기 주물럭을 사오셨습니다. 덕분에 소주 7병(?) 과 맥주를 마시며 전설님의 코메디에 어찌나 웃고 떠들었는지 ....... 그바람에 페달님은 술에 맛이 가서리.......(ㅠ,.ㅜ) 코를 드르렁~~
수박도 잘라먹고 맥주도 마시고.......분위기 정말 죽음이었죠. 1인용객실로 여성분들이 주무시러 간 후에도 1시 넘어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남자들이 어찌나 수다가 많은지.......ㅋㅋ
어렵게 잠을 청하고......... 하루 마감.
둘째날 토요일.
눈을 뜨니 7시쯤 됐으면 좋으련만 겨우 5시 40분.
문을 슬쩍 열고 나가는데 풍객님이 눈을 번쩍~ 뜨면서 "일찍 일어나셨네유~~!" ( 깜짝이야 ㅡ.ㅡ)전설님 말대로 외모는 xx인데 성격은 사슴 ? (-.ㅡ?)
슬리퍼를 끌고 코스가 바뀌었다는 xc시합장을 슬슬 돌아다니면서 코너링을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돌아나갈수 있을지 연구하는 척도 해보고......흠~. 누가 볼까 봐 산책 하는 척~~~. 킁
아침은 남은 밥에 감자탕 국물을 데워서 말아 먹고 부스를 완성하고 검차를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중급으로 되어 있어야 할 대회신청이 초급으로 되어있는 거였슴다.
오마이 갓~~. 그래야 단체전에서 우리가 유리하다고 했는데......중급으로 나가야 1점이라도 딸 수 있댔는데......ㅠ,ㅜ 결국 45명 틈에 끼어서 칩도 없이 초급자 번호판을 달고 번외경기로 뛰기로 하고 일단 마무리. 풍객님, 전설님, 페달님이 출전하는 다운힐 경기를 보았습니다. 부상자도 생기긴 햇지만 정말이지 멋지고 볼만 하더군요. 가히 엠티비의 꽃이라고나 할까......?
페달님은 허브 고장으로 제대로 뛰어 보지도 못하고 전설님은 슬립에 넘어져 의기소침, 풍객님은 나름대로 선전~~( 역시 대전의 명문 때.운.힐.팀.오빠달려 쵝오~~!...... ㅎㅎ)
이때쯤 악마님의 귀여운 막내아들의 해열제를 사가지고 자유의지님이 도착하셨고
산적님도 운전면허 시험 끝내고 저 출발하는거 보려고 밥도 안드시고 막 도착...(감동ㅠ,.ㅠ)
오후 1시부터라던 xc중급자 시합은 다운힐이 늦어지며 3시쯤 할것으로 보여 다들 식사하러 간 사이에 2시 20분 경에 시작하게 되고...다들 밥먹으러 가서 출발할때는 썰렁~~~. (ㅠ,ㅠ)
12시경에 식사를 하고 샵 한쪽에 이상한 맛을 자랑하며 짱박혀있던 마그네슘음료를 출발15분 전에 70% 마시고 나머지는 뒷주머니에 짱박고......
자전거는 업힐을 1초라도 빨리 오르기 위해 평소에 달고 다니던 펌프 + 펌프 고정대, 카덴스, 속도센서, 안장가방 , 안전등 및 안전등 고정대, 체인스테이의 보호 비닐까지 다 떼어낸 상태. 달린거라곤 업힐에 유리한 바엔드 하나 뿐....... ㅋ 타이어도 업힐에 유리하도록 미쉐린 콤프 s라이트 2.0으로 업글하고 마찰력 증대를 위하여 바람을 조금 빼고...... 여하튼 출발.
나홀로 번외경기라서 그런지 오히려 마음이 너무 편안한게 좋더군요. 다들 뻣뻣이 서있을 때 나 홀로 옆 광장에서 뱅뱅돌며 출발 2분전까지 몸을 데웠습니다.
45명의 중급자들........ 싱크님과 여사장님도 함께.......중간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며 서서히 출발........
먼지가 뽀얀게 앞이 안보이더군요. 저는 그냥 제 페이스대로만 올라갔습니다.
첫 업힐을 저번 8분 14초에서 1분을 당긴 7분 10초 통과. 이미 여러명을 추월하였더군요. 잇힝~
내리막은 살벌하게 쏘고 싱글 진입. 오히려 싱글에서 앞사람과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쉴 수 있더군요.
가능하면 내리막은 다리는 쉬고 엉덩이로 충격을 받아가며 내려가고 잽싸게 다음 오르막의 기어비 세팅...... 업힐에서 한사람 한사람 잡아나가고......한바퀴 돌아내려오니 25분통과. 또다시 업힐......
또 다시 한사람 한사람 잡아나가고....... 싱글 및 내리막에선 다리를 쉬고.......두번째 바퀴부턴 악마님및 푸른바다님이 어찌나 열심히 응원을 해주시는지...... 정말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체인이 꼬이면서 한번 내렸더니 이때부터 우측 종아리에 쥐가 났는데 악마님에게 "나 쥐났어~~" 그랬더니 한다는 말이란 게 " 그럼 쥐를 잡어~~!" (ㅡ.ㅡ;)
한 코너 돌아가면 다음 코너에 어느새 또 달려와서 소리 질러주고....... ^^;; 산적님은 군데군데서 사진찍어주신거 같아요. 악마님 못지않게 여기저기서 불쑥 불쑥 마치 두더지게임의 두더지마냥 나타나시더군요. ㅎㅎㅎㅎ
둘째 바퀴 50분 통과. 세번째 업힐은 좀 힘이 들더군요. 짱박았던 마그네슘음료를 한손으로 마시는데 이거 왜 안나오지? (ㅡㅡ+) 가만보니 뚜껑도 안열고...... 이론~~! 뚜껑 열고 다시 마시는데 손은 덜덜 떨리고 마그네슘은 반이나 입으로 들어갔나? ...... 갤러리들이 웃더라구요. ㅎㅎ
마지막 평지에서 샥 잠그고 스텐딩으로 두명 추월........골인.
45명중에서 중간쯤 들어온거 같았습니다........ 무게때문에 떼내려했으나 칩이 없어 할 수 없이 달고간 심박계를 잽싸게 찍어보니 1시간 16분 20초. 만족했습니다. 선두에 서서 경쟁 했다면 1분 정도는 더 당길수 있었으려나........
페달님은 비공인이라서 딸수 없는 1점때문에 등수에 못 들 수도 있다면서 또 방방뜨고....... ^^;
방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나니 개운하더군요.
저녁은 닭고기 국물에 숨은 고기랑 닭죽을 먹고 다들 폐인 모드.......
.......로 있다가 공짜 통돼지바베큐에 역시 공짜 맥주 축제가 벌어진다는 말을 듣고는 일제히 벌~떡 일어나 출동. ㅋㅋㅋ 줄줄이 줄을 서서 돼지고기와 생맥주를 받아들고 길게 한테이블 차지하고 앉아 조금 거시기한 밴드의 좀 거시기한 음악을 들으며 서늘한 무주의 밤에 취했습니다.
이때 쯤 nrs3님과 삼천리에 근무하시는 흑우준영님, 또 한분 오셨구요. (반가웠음 ㅎㅎ)
방에 돌아와 고스톱을 좀 치는사이에 악마님은 베란다에 내놓은 로라에 올라 땀 좀 빼고.......
판중과 애인, 카이님이 밤 늦게 도착하고 밥도 못먹은 카이님은 늦은 식사를 하시고......
세분 모두 전날 왔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각자 '헤쳐모여'한 후에 조용히 잠이 들었습니다.......거실에서 자는 누군가의 방구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누구라고는 말 못함. ㅋㅋ
마지막 일요일.
눈을 뜨니 7시......잠을 잘 잔 덕인지 끊어져 나갈 것만 같던 허리가 많이 좋아져 있더군요.
판중은 홀로 코스 돌아보러 나가고
닭죽과 함께 누룽지를 끓여서 김치랑 아침 해결~~. 나름대로 맛있더군요. (사실은 그냥 먹을만 했음)닭죽 없었으면 풍객님은 머 먹고 지냈을지~~~ ㅎㅎㅎ
" 첫번째 언덕 올라갈때까지 선두에 서서 죽어라 치시고 슬쩍 빠져서 타이어에 바람빼고 내려와유~~ 아, 펑크가 나는 바람에 일등을 못했네~~하면서 내려오세유~~" ㅋㅋ
초급경기는 정식으로 뛰겠노라고 대회본부에 전날 저녁 축제때 말을 해 놓은 터라 아침엔 여유.....판중과 카이님은 번호표 타고 칩을 큐알에 끼우고.......
전설님은 기분이 꿀꿀한지 xc포기하고 대회비를 되돌려받는 재주를 부렸음.
악마님의 첫 시합.......9시에 출발인데 팀제우스 부스에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반가웠습니다. 인사도 하고 웃으며 반겨주고......^^*
팀제우스에선 신바람님 따님 응원, 우리는 악마님 응원....... ㅎㅎㅎ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응원해보니 이거 장난아니더라구요. ^^* 언덕을 다람쥐마냥 오르락 내리락~~ 악마님과 푸른바다님 생각이 막 나더라구요. 산적님이야 말할것도 없고요.
악마님은 그간의 살을 깎는 훈련덕으로 무리없이 여성부 1위 하시고.......(실제 살도 많이 깎아낸 듯.....)우리야 뭐......하품~~ 뭐 자주 보던 장면이라....... 에구 또 일등이네, 이번엔 뭘주나?...... 하면서 ㅎㅎ
여성부 거의 골인하고.......
초급부는 정말 말도 못하게 많았습니다. 초급만 어림잡아 1,000명이상 되겠더군요. 쿠오~~
3등급으로 나누어 출발시킨다고 하더군요. 3분마다 300~400명씩 출발......(ㅡ.ㅡ)
물을 야곰 야곰 마셔가면서 수분을 축적했습니다. 전날 밤부터 마그네슘 또한병을 쌔비쳐서 배낭에 넣어두고 누가 마실까봐 조마조마하면서 ...... 흐흐~~.
악마님이 시합 끝나고 골인했는데 마그네슘 달라고 하는데 순간 망설였습니다.....줬습니다 (T^T)운영본부앞에서 서성이다가 앞에 있는 게토레이 하나 얻어서 다 마셨습니다. 아니 반정도는 카이님 마시라고 주었음.ㅋ 무게 줄이려 물통게이지까지 떼어낸 상태라서 할수 없이 얼음물 한통을 등에 꽂고 마시기 쉽게 마개는 버리고 대기열에 서서 자전거 안장을 붙잡고 가볍게 스쿼트를 하는데 등허리가 시원~~ 앗, 이런....... 물이 흐르네..... 그래서 생각한 게 물병 입구를 막대기에 치는 안전제일 비닐을 뜯어 입구를 감아서 묶었습니다. 진동에는 흐르지 않지만 꾹 누르면 잘 나오는....... ㅋㅋ
애써 서있는 줄에 비집고 들어가 선두에 섰습니다.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순순히 비켜주시더라구요.(감사합니다)
대회참가 사상 처음으로 두번째 줄에 섰습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기어비 2 x 7로 출발......
저만치 업힐에는 선수들이 까맣게.......ㅜ.ㅜ
요는 최대한 선수층을 뚫고 뒷사람을 선수층으로 막아서 싱글에서는 더이상 따라오지 못하도록 어마어마한 양의 선수로 그 앞을 아니 내 뒤를 막아야 한다.....머 그런거였습니다. ^^;
마스타 + 그랜드마스타 도합 210여명인데 한눈에 보기에도 고수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 보이더군요.암튼 5위정도로 치고나가서 콘도를 지날 즈음.......
"헉~~!" 다리가........ 허벅지가...... 뻑뻑한 게...... 다리가 아파서 도저히 이대로는 못타겠다 싶더군요. 전날 세바퀴 탄게 젖산이 쌓였더라구요.
망신당하느니 포기하자......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몇번만 더 비벼보자...... 솔직히 그 뿐...... 업힐을 끝까지 올라갈 자신이 없더군요.
이제 뒤에서 나를 제치고 죽죽~ 앞으로 나아가겠지? 하며 천천히 오르는데........
"엥?" 더 나아가도 나에게 추월당하는 사람은 부지기수지만 나를 추월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겁니다..... 이게 도대체....... 뒤를 돌아보니 다들 나만큼이나 힘들어하더군요...... ㅋㅎㅎㅎ 그래 그렇다면....
다시 힘이 나더군요. 그때 결정적으로 치고 나가는 노랑머리(이렇게 불러도 되겟죠? ㅎㅎㅎ)......(창원의 이종현님이시랍니다. 방금 전화를 주셔서 옛 전우를 만난것 같은 기쁨으로 통화했읍니다. ^^*). 저사람만 잡자 그렇게 생각하고 뒤에 딱 붙어서 죽어라 따라갔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이때 이후 본부석을 지나면서부터 코스 옆에서 엄청난 응원이 있었습니다. 업힐로 힘들만한 요소요소에 산적님과 악마님과 푸른바다님과 자유의지님, 팍스맨형님 등등....... 땅바닥을 보느라 일일히 얼굴을 다 보진 못한 게 아쉽네요.얼마나 고마웠는지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는 일일히 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업힐 끝부분은 앞바퀴를 들이밀을 만한 공간도 없어서 할 수 없이 내려서 끌어야만 했습니다. 아니 노랑머리를 따라서선수층을 헤집고 뛰었죠. 내리막은 무자비하게 내달리고 싱글입구에 가니 10여명이 모여있더군요. 우측 나뭇가지를 헤치며 먼저 싱글 진입~. 업힐에선 죽어라 비비고 중간의 좁은 싱글입구에선 무려 100여명이 4열로 줄을 서 있더군요. 노랑머리는 다시 우측 숲으로 자전거를 들고 뛰고......
꽤나 유명한 사람인지 다들 비켜주며 " 누구누구님 빨리 가세요. 거 앞에 좀 비켜주세요~~!"
저도 지지않고 숲으로 자전거 들고 끝까지 뛰었습니다.
업힐 치기전엔 먼저 앞에좀 비켜줘요~~~ 하고 소리치면 다들 비켜주시더군요.
싱글에서 계속 추월하고 심지어는 싱글 내리막에서 또는 싱글 끝 급커브에서도 세명 추월......뒤에서 자전거 엉키면서 급기야 "x 발~~! " " 아고, 미안합니다 ^^;;; 정말 죄송~~"
싱글에서도 앞사람에게 계속 "저 좀 먼저가면 안될까요? 아저씨 좀 비켜주세요~~네?"
아부에 부탁에 협박에...... 많은 분들이 비켜 주시더군요...... 하긴 뒤에 바짝 붙어서 우다다다~~ 따라오니 불안하기도 하고...... ㅎㅎㅎ 여튼 무지막지하게 추월하고 두번째 바퀴 시작하여 올라가는데 ......
이런~~~. 노랑머리가 또 옆에 있네...... ㅠㅠ 아! 공포의 노랑머리.......(ㅡㅡ^)
업힐 중간 쯤 지나는데 반가운 분이 계시더군요. 지난해 대관령업힐대회에서 같이 고생하며 겨룬 무주에서 스키샵을 하시는 분..... 운영위원 아니 심판인가..... 중간기록하는......분. 나를 보더니
" 와 무지 많이 늘으셨네요~~~ 대단하시네요 "
" 아니 뭘요. ㅎㅎㅎㅎ"
" 지금 현재 2등이시네요. 잘하세요"
엥?....... 현재 2등 ? 2등......? 아니야 내가 잘 못들은게지........아닐거야......하면서도
노랑머리만 이기면 어찌돼든 좋다고 생각을 하고 바짝 붙었습니다.
" 아저씨 잘타시네요 ㅎㅎㅎㅎ우리가 1,2 위라는데 우리 천천히 갈까요? 아저씨 마스타세요? ㅎㅎㅎ"
" 저보다 더 잘타시는데요 뭘..... 네......ㅎㅎ 앞에 몇명 갔어요? "
" 글쎄요 한 댓명 될걸요? "
" 네? 이상하네......앞에 간 사람이 없는데......?"
...... 그래, 그렇다면.......? 흐흐~~ 그래 노랑머리!! 넌 죽엇어~~!!
어디서 힘이 나는지 상체를 고정하고 페달링에 들어가니 노랑머리가.......
그 찰거머리같던 노랑머리가 뒤로 슬슬 빠지더니 따라오는 기색이 없더군요.
업힐의 정점에서 저보다 3분 먼저 출발하신 심뽀리님을 보았습니다. 저를 보시더니 깜짝 놀라 막 도망(?) 가시더군요. ㅎㅎㅎㅎ
업힐뒤의 긴 내리막에서 두명을 잡고 또다시 싱글 입구에서 몇명 추월.......
슬로프를 돌아 오르는데 보니 노랑머리가 나보다 한줄 뒤( 다음줄 잔디 업힐구간)에 있더군요......
이때부턴 몸이 편안해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라이딩이 되더군요. 마치 '러너스하이' 비슷한걸 경험했습니다. 호흡도 남아돌면서 한사람 한사람 추월해가면서....... 마지막 싱글 진입~~
무자비한 내리막질과 싱글 추월~~....... 뚝방길이 나오고 3 x 5로 변속. 앞사람에게
" 브레이크 잡지말고 커브를 크게 돌아요~~" 라고 소리치며 평지로 접어드는 돌밭에서 5명 추월.
샥을 잠그고 스탠딩. 몇번 치고 3 x 7로 쉬프트 업. 또다시 스탠딩.......3명 추월.......골인~~!!!.....
이렇게 저의 시합은 끝이 났습니다. 언제 쫓아 왔는지 풍객님과 악마님이 달려오고 나는 땅바닥에 누웠다가 앉아서 건네주는 얼음물을 마시고....... 악마님이 다리를 주물러주어서 그런지 금방 살겠더군요.
잘 탔다고...... 수고했다고....... 정말이지 후회없이 탔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또 다시 탄다고 해도 그 이상은 못 탈 만큼 탔습니다. 등수를 떠나서 행복하더군요.일등은 못해도 5등은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은 무게를 줄이려 심박계도 떼어내고 타서 시간도 알수 없었습니다.......
준성이가 "시니어1"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에 너무 기뻤습니다. ^0^ 전날 제기록과 비슷하더군요.
초급 마스터...... 믿을 수 없게도 1등으로 내이름이 올라와 있더군요.......
첫 우승...... 생각도 못했는데 내가 우승이라니...... 마구 마구 행복해지더군요...... ^^*
부스로 뛰어가 악마님께 알렸습니다.
" 나 1등이래~~! ㅎㅎ 그리고 단체전도 내가 초급으로 바꾸어서 우린 현재 16점이야~~ ㅎㅎㅎ "
" 꺄아~~~ㄱ 와하하하하~~~ " ....... 혼자 로라를 타면서 언덕을 오르며 흘리던 땀을 한번에 다 보상받는 그런 기분이더군요........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는 모든 분들........
내가 우리 클럽에 속해 있다는 것이.....
내가 이런 사람들과 어울리고 응원을 받으며 자전거를 탄다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더군요. 자기일처럼 기뻐해주실 페달님, 빈센트님, 새벽님, 바람님, 먼지님 등등 모든 우리 회원들을 생각하니 그게 우승한것보다 더 기쁘더군요....... 소속감이란 게 이런건가...... 하는 생각들.......
응원해주신 모든분께 영광을 돌립니다.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게 여러분들 덕입니다.
시합은 끝나고.
아쉽게도 16점으로 단체전은 4위더군요. 팀제우스가 15점으로 5위.......
남은 식권을 모아 점심을 먹고 4크로스 예선도 보고 악마님 수상장면도 보고 하며 오후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바람도 좀 불고 비가 올것처럼 흐리더군요.
자유의지님, 팍스맨님은 먼저 나가시고 강력한 우승후보인 준성이가 점프하면서 오버를 하다가 낙마를 하여 너무 아쉬웠습니다. 부스를 걷고 판중은 애인과 카이님과 자전거를 모두 싣고 먼저 나가고 다들 샵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는길에 전화로 삼겹살파티에 우리 회원분들을 초대하고......20여명이 모여서 식사......
허무님, 빈센트님, 신탄진라이옹님, 첨밀밀님과 겨울님오셔서 축하해주셨고요 잠트럭(육영수)님께서 축하 케잌을 사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무지 맛잇게 먹었습니다.
삼겹살.....비록 비싼것은 아니었지만 2관왕을 하신 악마님과 함께 우승상금으로 회원들께 한턱 내보았습니다. 너무 기분 좋더군요.
나머지는 와이프에게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주었습니다.(10만원권 수표) 아이들은 2천원씩. ㅋㅋ
또다시 허무님이 쏘시는 노래방과 맥주..... 광란의 저녁을 보냈습니다.
늦게 오신 첨밀밀님과 카이님에겐 좀 미안하더군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더욱 노력하자구요.
대회 지원해주신 풍객님, 전설님, 악마님, 자유낙하님, 산적님 등등 그리고 함께하신 여성분들 ..... 너무 많아서 일일히 열거하기 어렵지만 ........ 정말 고맙고 수고 많았습니다.
xc시합을 뛰고나면 한달간은 행복하다던 풍객님의 말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글이 너무 길어져 죄송합니다. 언젠가 또 우승하면 그때는 짧게 쓰겠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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