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하고도 일곱을 넘긴 나이에 더 이상은 노가다..아니 막노동바이크란 놀림이 싫어서리 열흘 전에 클릿페달을 장착하긴 했는데 그걸 본 후배놈이 "적어도 다섯 차례 정도는 통과의례를 치루어야 좀 적응을 하실 겁니다..푸하하" 하면서 겁을 잔뜩 주었는데..
도로주행은 누구 못지 않게 많다고 자부하던 나인지라 아는 사람들 면전에서 덜퍽 넘어지는 꼬라지를 보이기 싫어 달밤에 아파트 주차장에 끌고 나가서 연습을 한 시간 정도 나름대로 독학을 했다.
첫날
클릿이라는 조그만 쇠붙이가 가져다 주는 혁명적인 분위기에 잔뜩 위축이 된 난 그간의 잔차이력은 간 곳 없고 두려움만 싸짊어진 채로 아파트를 나서는데 학원에 갔던 딸뇬이 "아빠~!!"하면서 반갑게 부른다. "얘..아빠 봐라..요거 클릿페달이라는 건데 말야..요렇게 잘 빼야 하걸랑? 안그럼 넘어진다.."하면서 왼쪽발을 빼고는 화단 경계석에 왼발을 랜딩하려는 찰라, 분명 뺀다고 뺀 왼발이 자석이 붙었나 덜컥 걸리고 말았다. 으흐흑..잔차는 이미 기울고...
몽룡이 춘향이 끼고 자빠지듯 잔차 꼭 끌어안고 사철나무 위로 폭싹 자빠졌다..아비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딸뇬은 뭐가 그렇게 고소한지 웃음을 그칠 줄 모르고..쩝 "아빠 다녀오마..음냐리.." 하면서 도망을 치듯 아파트를 나섰다.
그것 참 묘하다.
움직이는 물체만 보면 다 두려움의 대상이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난 두려워...(뭔 싯구절이 여기서..) 아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정 비닐봉지가 도로가에 날려도 겁이 더럭 났다. 세월은 의구하되 사람들이 어제의 그 사람들이 아니고 차량들이 어제의 그 차량들이 아니다.
첫 통과의례는 그렇게 치루고 며칠 조용히 잘 탔는데 토요일인 어제 몰아서 세 번이나 치뤘다..아흑흑...
집을 나서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트럭 주위에 잔뜩 모여서 값싸고 싱싱해 보이는 채소를 사느라 웅성거리고 있었는데 그 옆을 지나면서 잠시 세우고 그 외간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왼발을 착지하고 오른쪽은 클릿을 끼운 채로 이야길 하고 있었다. 평소 버릇이 그 자세로 자전거를 좌우로 꺼덕이며 흔드는 습성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중심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문제는 치매증상이다. 클릿신발이라는 걸 또 잊었다. 무심코 버릇대로 오른발을 내려 착지하려는데 뭔 물구신이 발을 붙들고 놔주질 않는 것이다. 에혀~ 춘향과의 잠자리도 위치를 자주 바꿔 주어야지..이번엔 잔차 끌어안고 오른쪽으로 자빠졌는데 금침이라던가 푹신한 사철나무는 없고 옹골차게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 잔차와 날 반가이(ㅠㅠ) 맞아준다..
"어머..xx아버님~!!"
"잘 타시는 분도 그렇게 넘어지시네요?"
"안 다치셨어요?"
잔머리 굴려 기절한 척 눈감고 있으면 혹시 누구라도 달려들어 인공호흡을 해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잠시 눈을 감고 잔머릴 굴리다가 만약 마눌의 눈에라도 뜨이게 되는 날이면(집근처라 그럴 확률이 꽤 높음) 잔차인생이 종지부를 찍는 건 고사하고 내 목숨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잽싸게 털고 일어나 그 한맺힌 장소를 벗어났는데 아무래도 '쪽'에 입은 대미지가 심해 후유증이 꽤나 오래 갈 것 같다.궁시렁...
전 사부가 하나 있다.
내가 엠티비를 장만하기 훨씬 전에 엠티비에 입문한 후배녀석이 바로 전 사부인데 사부 앞에 전(前)이란 수식어가 붙는 연유는 이렇다. 하도 엠티비에 관한 이야길 유창하게 늘어놓아 아무것도 모르던 난 그친구가 엠티비계에서 거의 신적인 존재라고 인식을 하게 되었었다. 그래서 나이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후배긴 하지만 내마음의 사부로 나름대로 모시며 조언을 구하며 탔더랬는데 서울 북쪽이 집인 내가 서울 남쪽 끝이 집인 그친구와 드디어 동반라이딩을 하게 되었는데 별 경사도 아닌 곳에서 끌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아 사부를 파문시키려고 벼르던 참인데 그 사부놈(ㅡ_ㅡ';;)이 알아서 사부직 자퇴신청을 하는 바람에 별 힘을 안들이고 자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 엠티비에 관한 그의 나이롱학설은 꼬리를 내렸지만 , 제자에게 파문을 당한 원한 때문인지 전 제자인 나를 향한 그의 염장은 점 점 그 정도가 심해졌다..ㅠㅠ
때르릉...(손폰)
"야...전 사부야...나 아줌마들 보는 데서 자빠졌다"
"아 그래요? 축하해요..이제 세번 남았네요"
"야..임마 네가 그렇게 고사를 지내니까 내가 자빠지는 거 아니냐"
"쳇..다섯번의 통과의례는 아주 고수의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고...아마 그 몇곱은 잡아야 될껄요?"
"그래 그래..내가 말을 말아야지...이젠 다신 안 넘어진닷~!!!"
"푸헤헤..어디 두고 봅시당.."
"웃지맛..무르팍 까졌는데.."
토요일 오후라 무작정 산에 따라가서 오르막에서 또 자빠졌다
"거 내가 좋은 말로 할 때 소문들 좀 내지 마시구래.."
팔꿈치를 문지르며 엄포를 놓는 나에게 그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이구동성으로
"그럼요...목격한 우리 각자 세명 이상씩은 소문을 퍼뜨리지 않을테니 괜한 염려 놓으슈"한다.
염장 없는 세상에 살고 시프다..욤뵹할...
그런데 일요일인 오늘 두 번인가 위급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발이 빠졌다. 사거리에서 표지판을 보다가 깜빡 또 잊었는데 발을 떼다가 턱 걸려서 막 넘어가면서 발이 나도 모르게 빠져서 "으갸갸갸~"하는 비명과 함께 간발의 차이로 중심을 잡자 잔차를 좀 아는지 옆에 정차해 있던 택시기사 아자씨가 웃으며"클릿페달 적응기시군요" 한다.. 여기 게시판에서 얼마 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어느분께서 '나중엔 발이 알아서 다 해줍니다'라고 하신 글을 보았는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클릿페달 선배 제위께선 통과의례를 몇차례씩이나 겪으셨나요?
도로주행은 누구 못지 않게 많다고 자부하던 나인지라 아는 사람들 면전에서 덜퍽 넘어지는 꼬라지를 보이기 싫어 달밤에 아파트 주차장에 끌고 나가서 연습을 한 시간 정도 나름대로 독학을 했다.
첫날
클릿이라는 조그만 쇠붙이가 가져다 주는 혁명적인 분위기에 잔뜩 위축이 된 난 그간의 잔차이력은 간 곳 없고 두려움만 싸짊어진 채로 아파트를 나서는데 학원에 갔던 딸뇬이 "아빠~!!"하면서 반갑게 부른다. "얘..아빠 봐라..요거 클릿페달이라는 건데 말야..요렇게 잘 빼야 하걸랑? 안그럼 넘어진다.."하면서 왼쪽발을 빼고는 화단 경계석에 왼발을 랜딩하려는 찰라, 분명 뺀다고 뺀 왼발이 자석이 붙었나 덜컥 걸리고 말았다. 으흐흑..잔차는 이미 기울고...
몽룡이 춘향이 끼고 자빠지듯 잔차 꼭 끌어안고 사철나무 위로 폭싹 자빠졌다..아비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딸뇬은 뭐가 그렇게 고소한지 웃음을 그칠 줄 모르고..쩝 "아빠 다녀오마..음냐리.." 하면서 도망을 치듯 아파트를 나섰다.
그것 참 묘하다.
움직이는 물체만 보면 다 두려움의 대상이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난 두려워...(뭔 싯구절이 여기서..) 아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정 비닐봉지가 도로가에 날려도 겁이 더럭 났다. 세월은 의구하되 사람들이 어제의 그 사람들이 아니고 차량들이 어제의 그 차량들이 아니다.
첫 통과의례는 그렇게 치루고 며칠 조용히 잘 탔는데 토요일인 어제 몰아서 세 번이나 치뤘다..아흑흑...
집을 나서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트럭 주위에 잔뜩 모여서 값싸고 싱싱해 보이는 채소를 사느라 웅성거리고 있었는데 그 옆을 지나면서 잠시 세우고 그 외간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왼발을 착지하고 오른쪽은 클릿을 끼운 채로 이야길 하고 있었다. 평소 버릇이 그 자세로 자전거를 좌우로 꺼덕이며 흔드는 습성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중심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문제는 치매증상이다. 클릿신발이라는 걸 또 잊었다. 무심코 버릇대로 오른발을 내려 착지하려는데 뭔 물구신이 발을 붙들고 놔주질 않는 것이다. 에혀~ 춘향과의 잠자리도 위치를 자주 바꿔 주어야지..이번엔 잔차 끌어안고 오른쪽으로 자빠졌는데 금침이라던가 푹신한 사철나무는 없고 옹골차게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이 잔차와 날 반가이(ㅠㅠ) 맞아준다..
"어머..xx아버님~!!"
"잘 타시는 분도 그렇게 넘어지시네요?"
"안 다치셨어요?"
잔머리 굴려 기절한 척 눈감고 있으면 혹시 누구라도 달려들어 인공호흡을 해주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잠시 눈을 감고 잔머릴 굴리다가 만약 마눌의 눈에라도 뜨이게 되는 날이면(집근처라 그럴 확률이 꽤 높음) 잔차인생이 종지부를 찍는 건 고사하고 내 목숨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잽싸게 털고 일어나 그 한맺힌 장소를 벗어났는데 아무래도 '쪽'에 입은 대미지가 심해 후유증이 꽤나 오래 갈 것 같다.궁시렁...
전 사부가 하나 있다.
내가 엠티비를 장만하기 훨씬 전에 엠티비에 입문한 후배녀석이 바로 전 사부인데 사부 앞에 전(前)이란 수식어가 붙는 연유는 이렇다. 하도 엠티비에 관한 이야길 유창하게 늘어놓아 아무것도 모르던 난 그친구가 엠티비계에서 거의 신적인 존재라고 인식을 하게 되었었다. 그래서 나이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후배긴 하지만 내마음의 사부로 나름대로 모시며 조언을 구하며 탔더랬는데 서울 북쪽이 집인 내가 서울 남쪽 끝이 집인 그친구와 드디어 동반라이딩을 하게 되었는데 별 경사도 아닌 곳에서 끌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아 사부를 파문시키려고 벼르던 참인데 그 사부놈(ㅡ_ㅡ';;)이 알아서 사부직 자퇴신청을 하는 바람에 별 힘을 안들이고 자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 엠티비에 관한 그의 나이롱학설은 꼬리를 내렸지만 , 제자에게 파문을 당한 원한 때문인지 전 제자인 나를 향한 그의 염장은 점 점 그 정도가 심해졌다..ㅠㅠ
때르릉...(손폰)
"야...전 사부야...나 아줌마들 보는 데서 자빠졌다"
"아 그래요? 축하해요..이제 세번 남았네요"
"야..임마 네가 그렇게 고사를 지내니까 내가 자빠지는 거 아니냐"
"쳇..다섯번의 통과의례는 아주 고수의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고...아마 그 몇곱은 잡아야 될껄요?"
"그래 그래..내가 말을 말아야지...이젠 다신 안 넘어진닷~!!!"
"푸헤헤..어디 두고 봅시당.."
"웃지맛..무르팍 까졌는데.."
토요일 오후라 무작정 산에 따라가서 오르막에서 또 자빠졌다
"거 내가 좋은 말로 할 때 소문들 좀 내지 마시구래.."
팔꿈치를 문지르며 엄포를 놓는 나에게 그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이구동성으로
"그럼요...목격한 우리 각자 세명 이상씩은 소문을 퍼뜨리지 않을테니 괜한 염려 놓으슈"한다.
염장 없는 세상에 살고 시프다..욤뵹할...
그런데 일요일인 오늘 두 번인가 위급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발이 빠졌다. 사거리에서 표지판을 보다가 깜빡 또 잊었는데 발을 떼다가 턱 걸려서 막 넘어가면서 발이 나도 모르게 빠져서 "으갸갸갸~"하는 비명과 함께 간발의 차이로 중심을 잡자 잔차를 좀 아는지 옆에 정차해 있던 택시기사 아자씨가 웃으며"클릿페달 적응기시군요" 한다.. 여기 게시판에서 얼마 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어느분께서 '나중엔 발이 알아서 다 해줍니다'라고 하신 글을 보았는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클릿페달 선배 제위께선 통과의례를 몇차례씩이나 겪으셨나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