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도가 좀 빡세진지 얼마 후에 후미쪽이 너무 조용해서 '아..초절정 고수는 자기부양 열차처럼 잔차바퀴를 지면에서 살짝 띄운 채로 라이딩을 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못내 궁금하여 뒤를 돌아다 보니 저만치 멀리서 존경하는 사부님께서 시뻘개진 얼굴로 고개를 파박 수그리고 끌바로 올라오시는 것이 아닌가. 내눈을 의심하여 볼을 꼬집기도 하고 눈을 비비작거리기도 하면서 다시 바라다 보아도 끌바를 하는 사람은 분명히 나의 존경하는 사부님이었다.
내공이 약한 사람도 얼마든지 시전하는 빈약한 무공이라 썩 요긴한 수단이긴 하지만 때와 장소를 제대로 가려서 시전하지 않으면 상당한 '쪽팔림'을 수반한다는 그 유명한 '끌바신공'을 대수롭지 않은 경사에서 어찌 존경하는 나의 사부께서 펼치고 있단 말인가. 머릿속이 어지러워 잔차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다.
ㅎㅎㅎ 저는 웃다가 의자에서 쓰러질뻔 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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