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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일언 중천금

靑竹2005.06.29 00:09조회 수 57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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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비가 올 줄 알았는데 그런대로 간간이 햇볕도 나고 해서 산에 올라갔다 왔는데 뒤늦게 잔차신이 내려 요즘 신열이 대단하신 분 왈,(내림굿을 해줘야 하는디..날짜를 언제로 잡나..)

"내일 죽어도 상암구장까지 왕복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가마솥 뚜껑 두개를 심벌츠처럼 마주치는 소리 정도로 우렁찬지라 새가슴인 난 깜짝 놀라 얼덜결에 "잉...그려..가지 뭐" 하고 대답하긴 했다.  의정부에서 상암구장까지면 대략 왕복 90여 km 정도 나오는데 평상시 같으면 별 문제는 없는데 기상청 홈피를 검색해 보니 니얄(내일) 비가 올 확률이 오전 90% , 오후 80%란다..쩝...이웃집 닭을 서리해서 소금과 고춧가루 풀어 삶아먹다가  엄하신 아버님께 들켜 36계 줄행랑을  놓고 나서 보리밭 이랑에 달을 보고 누워 108번뇌에 고뇌하던 꼬맹이처럼 눈만 말똥거리며 잠이 안온다. 아침에 전화를 꼭 받으라고 하던디.

대체로 비가 오는 날 잔차를 끌고 나가자면,

"허이고~ 또 뭔 날궂이래유? 젊은 아그들도 아니고"

하며 지천하는 마눌을 달래느라 심신이 노곤해진 상태에서 출발하기 마련인데 그래도 거기까진 좀 견딜만 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장마철에 빈번하게 경험하는 천둥과 벼락이다. 빗방울만 조금 떨어지면 가까운 건물의 처마밑으로 잽싸게 숨는 빛나리(^^) 친구가 하나 있는데 이따금씩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정도야 그냥 맞으면서 걷길 좋아하는 내가 그친구의 그런 행동을 보고 "허~ 뭐 이까짓 비를 보고 그런담" 하고 타박을 주면,

"떼끼~이사람아~ 자네는 머리숱이 많아 빗방울을 맞아도 완충이 되니 내 처지를 알 텍이 없지!! 나처럼 민머리에 빗방울 맞아보라구~!! 한방울 한방울 떨어질 때마다 골이 땅땅 울린다니깐"

하며 말도 안되는 엄살을 떨면서 궁시렁거린다. 그러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내일의 기상을 걱정하는 나의 엄살과 빛나리친구의 엄살은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 지은 죄가 워낙 많은 잉간이라서 그런지(ㅋㅋㅋ) '반짝~' 하는 번갯불빛에 내마음도 덩달아 '반짝~' 놀라며 '와르르르' 소리를 내며 이어지는 천둥소리에 듣는 나의 심장도 따라서 '와르르르'다. 착하게 살 걸..흑...남아일언은 일확천금...(맞나..? 난 고사성어에 약혀..) 거시기하니..

좌우간 가긴 가야 할텐데 걱정이네유..

자전거용 피뢰침은 없나용? 푸헤헤....

(손폰 배터리를 분리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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