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으 따뜻한 맘까지 느껴지는 글이네요^^
정말 잘쓰시네요^^
>휴일 잘 보내고 계세요? 횐님 여러분
>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니 조금 내리고 소강상태라 안심이 됩니다.
>
>어제 라이딩에서 비를 맞았으니까 오늘은 쉬는 날이죠.
>일욜날은 교회 갔다오고 점심 먹고 나면 그 때 부터나
>라이딩이 가능한 시간이라 일욜날은 항상 2시 이후에 약속을 잡아야 하네요.
>
>오늘은 비가 왔고 노면도 젖어 있어서 라이딩 생각을 안 하고
>공자님을 만나러 갔었죠.
>잔차를 타기 전에는 주로 공자님과 노는 날이 많았었습니다.
>직장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컴퓨터나
>인터넷을 하는 것 조차도 귀찮았었습니다.
>
>참고로 저는 93년도에 엑셀을 배운 사람입니다.
>40살이 되기 전에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컴퓨터를 샀고 도스를 떼고 나서 제일먼저
>민생고 해결을 위해서 WP(아래아 한글)를 배우고 나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 엑셀입니다.
>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시작도 되기 전이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하이텔과 천리안이 PC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각설하구요^^
>
>낮잠을 한 잠 자고 나니 할 일이 없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아이들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인라인을 타는 아이들도 있구요. 길은 젖어 있지만 탈 수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
>등산용 티를 입고 아저씨용 반바지를 입고 잔차를 끌고 나섰습니다.
>물론 헬멧과 고글, 장갑은 착용하구요.
>이 아저씨용 바지는 어떤 때는 잠옷도 되고, 가까운 거리를 나가는 외출복이며
>계곡물에라도 가면 수영복도 되는 만능입니다.
>
>아저씨용 바지가 아니라 내가 입기에 적당한 나이니까
>내 바지라고 치죠. 말이났으니까 얘기지만
>잔차를 타지 않았으면 어떻게 횐님들과 같은 젊은 사람들과
>화려한 복장을 하고 만나서 떠들 수 있었겠어요?
>
>직업의 경직성으로 인해, 성격으로 인해 그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요.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신연령은 어리지만 그래도 아무 눈총 안 주시고
>받아 주시는 횐님들의 은혜^^
>
>도로는 비에 젖어 있고 군데군데 물이 괴어 있어서 도로에서 타는 것을 포기하고
>아파트 옆에 있는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내가 무조건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마누라에게 얘기하고
>24단짜리 유사MTB를 사서 저녁마다 돌던 그런 곳입니다.
>
>지금 와 생각하니 그 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습니다.
>나도 운동을 한다는 자신감, 산에 가도 숨이 덜 차고
>보도 턱이나 작은 계단은 올라가고 내려 갈 수 있다는 성취감이
>온 몸을 감싸던 때였습니다. 우리 까페의 총무 바람처럼과
>잔차 얘기를 하기 전까지는요^^
>
>학교 운동장에는 아이들과 공을 차는 어른 몇 명과 자전거를 타고 나온
>꼬마들 몇 명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질척거리는 운동장을 피해서 학교 건물
>주위를 돌기로 했습니다. 처음 유사MTB를 탈 때도 그랬으니까요.
>
>잔차를 끌고 나온 다른 목적은 어제 라이딩을 하면서 앞 쉬프터가 약간
>문제가 있었고 타이어를 갈면서 조금은 달라진 잔차의 상태를 조정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
>다들 같은 생각이시겠지만 잔차를 타고 나왔다고 해서
>모두가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혼자 학교 건물 주변 보도블럭을
>탄다는 것은 말입니다. 드레일러의 장력을 조절해 보면서 학교 주위를 몇 바퀴
>돌았는데 한 참 된 것 같은데 속도계를 보니 몇 분 안 탄 것이었습니다.
>
>나왔으니 그냥 들어가기는 뭐해서 조금만 더 타자고 생각하고 있던 그 때에
>안장이 길쭉하게 생긴 어린이용 자전거를 탄 꼬마 한 녀석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돌면서 자주 돌아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이 녀석과 장난이나 치자는 장난끼가 발동을 했습니다.
>
>제가 녀석의 뒤를 바짝 따라 가자 녀석이 즉각 반응해 옵니다.
>녀석, 눈치 한 번 빠릅니다. 저도 미소를 지으면서 녀석의 앞에서 달려 봅니다.
>자극하는 것이죠 ㅎㅎ
>
>원하던 대로 녀석이 추월해서 앞으로 달려 나갑니다. 초등학교 3~4학년은 되었을까
>장화를 신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습니다. 물장난을 하려고 나온게 분명한 녀석입니다.
>다행히 같이 온 녀석의 친구들이 두 명이 있습니다. 학교 건물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녀석이 친구들에게 경음기를 울려대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 친구 녀석들이
>응원을 합니다. 점점 신이 나서 달립니다. 저는 녀석을 추월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녀석의 뒤를 따라 달리고 그의 친구들이 응원하는 지점에 오면
>속도를 더 줄입니다. 녀석이 의기양양해서 더 달려 나갑니다.
>
>추월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그러면 녀석은 경주를 끝낼 것이고 나는 또 혼자
>쓸쓸한 레이스를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
>속도계를 봅니다. 10분이 넘었습니다. 녀석은 지치지도 않나 봅니다.
>계속 속도를 내면서 뒤돌아보고 경음기 울리고 소리지르고 그렇게 달립니다.
>
>보도블럭을 깔아 놓은 곳이지만 물이 괴인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녀석은 그 곳을 피하지도 않고 달립니다. 다른 친구녀석들의 말대로
>'선수 아저씨'를 이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
>15분 쯤 달리자 녀석이 페달을 놓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도 잘 달립니다.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 이유가 생장호르몬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이 녀석이 그 '백만 스물 하나'구나
>
>나의 코에서는도 땀이 흘러 내립니다. 숨은 차지 않지만 땀이 코를 타고
>입으로 흐릅니다. 앞으로 불어댑니다. 이제는 녀석이 언제 멈추나 보고 싶습니다.
>
>녀석과 경주를 시작하기 전부터 와서 뻐끔 담배를 펴 대던 고등학생 또래의
>계집애 들은 가고 없습니다.
>
>내 또래의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것으로 보아 아래겠네요) 남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를 모아 놓는 곳에
>버리고 운동장으로 간지도 꽤 되었습니다.
>
>나도 덥습니다. 아저씨용 바지는 운동복으로는 부적당합니다.
>한 쪽은 밑으로 쳐져서 무릎 가까이까지 내려오고 다른 쪽은 말려 올라가지만
>척척하게 몸에 달라 붙는 점은 같습니다.
>
>게임은 어이없게 끝났습니다. 커브를 돌면서 나를 돌아보던 녀석이
>물이 괴이고 흙이 쌓인 지점에서 넘어져 버린 것입니다.
>
>시원하지만 섭섭합니다. 잔차에서 내려서 다치지 않았나 봅니다.
>무릎이 조금 까졌습니다. 이럴 때는 도리가 없습니다.
>녀석이 울지 않는한 덜 아프게 해 주는 방법은 칭찬이 최곱니다.
>
>'아저씨보다 자전거를 잘 타던데?'
>녀석이 조금 아프지만 대견하게 씩 웃습니다.
>수도가 있는 곳으로 가서 씻게 합니다.
>'자전거는 잘 타지만 커브에서는 뒤돌아 보지 말아야지'
>
>녀석은 다리를 씻으면서도 말이 없습니다. 응원을 하던 녀석은
>장화에 물을 잔뜩 집어 넣고 넘어진 친구와 나를 번갈아 보며
>묻습니다. '아저씨 선수죠?'
>'아니, 선수 아니야' '선수는 네 친구지. 아저씨 보다 잘 타잖아'
>
>녀석의 입가에 웃음이 있습니다.
>아마 덜 아플 겁니다.
정말 잘쓰시네요^^
>휴일 잘 보내고 계세요? 횐님 여러분
>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니 조금 내리고 소강상태라 안심이 됩니다.
>
>어제 라이딩에서 비를 맞았으니까 오늘은 쉬는 날이죠.
>일욜날은 교회 갔다오고 점심 먹고 나면 그 때 부터나
>라이딩이 가능한 시간이라 일욜날은 항상 2시 이후에 약속을 잡아야 하네요.
>
>오늘은 비가 왔고 노면도 젖어 있어서 라이딩 생각을 안 하고
>공자님을 만나러 갔었죠.
>잔차를 타기 전에는 주로 공자님과 노는 날이 많았었습니다.
>직장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컴퓨터나
>인터넷을 하는 것 조차도 귀찮았었습니다.
>
>참고로 저는 93년도에 엑셀을 배운 사람입니다.
>40살이 되기 전에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컴퓨터를 샀고 도스를 떼고 나서 제일먼저
>민생고 해결을 위해서 WP(아래아 한글)를 배우고 나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 엑셀입니다.
>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시작도 되기 전이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하이텔과 천리안이 PC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각설하구요^^
>
>낮잠을 한 잠 자고 나니 할 일이 없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아이들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인라인을 타는 아이들도 있구요. 길은 젖어 있지만 탈 수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
>등산용 티를 입고 아저씨용 반바지를 입고 잔차를 끌고 나섰습니다.
>물론 헬멧과 고글, 장갑은 착용하구요.
>이 아저씨용 바지는 어떤 때는 잠옷도 되고, 가까운 거리를 나가는 외출복이며
>계곡물에라도 가면 수영복도 되는 만능입니다.
>
>아저씨용 바지가 아니라 내가 입기에 적당한 나이니까
>내 바지라고 치죠. 말이났으니까 얘기지만
>잔차를 타지 않았으면 어떻게 횐님들과 같은 젊은 사람들과
>화려한 복장을 하고 만나서 떠들 수 있었겠어요?
>
>직업의 경직성으로 인해, 성격으로 인해 그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요.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신연령은 어리지만 그래도 아무 눈총 안 주시고
>받아 주시는 횐님들의 은혜^^
>
>도로는 비에 젖어 있고 군데군데 물이 괴어 있어서 도로에서 타는 것을 포기하고
>아파트 옆에 있는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내가 무조건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마누라에게 얘기하고
>24단짜리 유사MTB를 사서 저녁마다 돌던 그런 곳입니다.
>
>지금 와 생각하니 그 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습니다.
>나도 운동을 한다는 자신감, 산에 가도 숨이 덜 차고
>보도 턱이나 작은 계단은 올라가고 내려 갈 수 있다는 성취감이
>온 몸을 감싸던 때였습니다. 우리 까페의 총무 바람처럼과
>잔차 얘기를 하기 전까지는요^^
>
>학교 운동장에는 아이들과 공을 차는 어른 몇 명과 자전거를 타고 나온
>꼬마들 몇 명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질척거리는 운동장을 피해서 학교 건물
>주위를 돌기로 했습니다. 처음 유사MTB를 탈 때도 그랬으니까요.
>
>잔차를 끌고 나온 다른 목적은 어제 라이딩을 하면서 앞 쉬프터가 약간
>문제가 있었고 타이어를 갈면서 조금은 달라진 잔차의 상태를 조정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
>다들 같은 생각이시겠지만 잔차를 타고 나왔다고 해서
>모두가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혼자 학교 건물 주변 보도블럭을
>탄다는 것은 말입니다. 드레일러의 장력을 조절해 보면서 학교 주위를 몇 바퀴
>돌았는데 한 참 된 것 같은데 속도계를 보니 몇 분 안 탄 것이었습니다.
>
>나왔으니 그냥 들어가기는 뭐해서 조금만 더 타자고 생각하고 있던 그 때에
>안장이 길쭉하게 생긴 어린이용 자전거를 탄 꼬마 한 녀석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돌면서 자주 돌아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이 녀석과 장난이나 치자는 장난끼가 발동을 했습니다.
>
>제가 녀석의 뒤를 바짝 따라 가자 녀석이 즉각 반응해 옵니다.
>녀석, 눈치 한 번 빠릅니다. 저도 미소를 지으면서 녀석의 앞에서 달려 봅니다.
>자극하는 것이죠 ㅎㅎ
>
>원하던 대로 녀석이 추월해서 앞으로 달려 나갑니다. 초등학교 3~4학년은 되었을까
>장화를 신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습니다. 물장난을 하려고 나온게 분명한 녀석입니다.
>다행히 같이 온 녀석의 친구들이 두 명이 있습니다. 학교 건물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녀석이 친구들에게 경음기를 울려대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 친구 녀석들이
>응원을 합니다. 점점 신이 나서 달립니다. 저는 녀석을 추월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녀석의 뒤를 따라 달리고 그의 친구들이 응원하는 지점에 오면
>속도를 더 줄입니다. 녀석이 의기양양해서 더 달려 나갑니다.
>
>추월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그러면 녀석은 경주를 끝낼 것이고 나는 또 혼자
>쓸쓸한 레이스를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
>속도계를 봅니다. 10분이 넘었습니다. 녀석은 지치지도 않나 봅니다.
>계속 속도를 내면서 뒤돌아보고 경음기 울리고 소리지르고 그렇게 달립니다.
>
>보도블럭을 깔아 놓은 곳이지만 물이 괴인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녀석은 그 곳을 피하지도 않고 달립니다. 다른 친구녀석들의 말대로
>'선수 아저씨'를 이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
>15분 쯤 달리자 녀석이 페달을 놓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도 잘 달립니다.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 이유가 생장호르몬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이 녀석이 그 '백만 스물 하나'구나
>
>나의 코에서는도 땀이 흘러 내립니다. 숨은 차지 않지만 땀이 코를 타고
>입으로 흐릅니다. 앞으로 불어댑니다. 이제는 녀석이 언제 멈추나 보고 싶습니다.
>
>녀석과 경주를 시작하기 전부터 와서 뻐끔 담배를 펴 대던 고등학생 또래의
>계집애 들은 가고 없습니다.
>
>내 또래의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것으로 보아 아래겠네요) 남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를 모아 놓는 곳에
>버리고 운동장으로 간지도 꽤 되었습니다.
>
>나도 덥습니다. 아저씨용 바지는 운동복으로는 부적당합니다.
>한 쪽은 밑으로 쳐져서 무릎 가까이까지 내려오고 다른 쪽은 말려 올라가지만
>척척하게 몸에 달라 붙는 점은 같습니다.
>
>게임은 어이없게 끝났습니다. 커브를 돌면서 나를 돌아보던 녀석이
>물이 괴이고 흙이 쌓인 지점에서 넘어져 버린 것입니다.
>
>시원하지만 섭섭합니다. 잔차에서 내려서 다치지 않았나 봅니다.
>무릎이 조금 까졌습니다. 이럴 때는 도리가 없습니다.
>녀석이 울지 않는한 덜 아프게 해 주는 방법은 칭찬이 최곱니다.
>
>'아저씨보다 자전거를 잘 타던데?'
>녀석이 조금 아프지만 대견하게 씩 웃습니다.
>수도가 있는 곳으로 가서 씻게 합니다.
>'자전거는 잘 타지만 커브에서는 뒤돌아 보지 말아야지'
>
>녀석은 다리를 씻으면서도 말이 없습니다. 응원을 하던 녀석은
>장화에 물을 잔뜩 집어 넣고 넘어진 친구와 나를 번갈아 보며
>묻습니다. '아저씨 선수죠?'
>'아니, 선수 아니야' '선수는 네 친구지. 아저씨 보다 잘 타잖아'
>
>녀석의 입가에 웃음이 있습니다.
>아마 덜 아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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