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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바지의 추억

靑竹2005.07.07 01:34조회 수 81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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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고정관념이란 결코 불변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젊은이를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지금 기억하기로는 당시엔 그 젊은 친구의 뒷통수를 한대 갈겨주고 싶을 정도로 밉게만 보였었다. 그런데 그 뒤로 이십여년이 흐른 지금은 과연 어떤가. 후후.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변해도 너무 변했다. 요즘은 그런 젊은이들이 보이면 '어라..저 친구 염색 잘 어울리네..'  '저런 색상의 염색도 나름대로 멋이 있구만' 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하기사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사회에서나 흔히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 요즘 아이들 보면 말세여 말세...' 라는 것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그 말세의식(?)이 어르신들의 염려처럼 진행되어 왔다면 인류는 진작 말세가 되어 멸절했을 것이나 아직도 건전한 사회로 엄연히 존재하니 어르신들의 그 염려들이 일면 기우였거나 그릇된 편견도 상당히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명색이 체통을 소중히 여기는 유교적 가풍이 엄격한 집안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는지라(요거 요즘은 자랑이 아닌디...) 엠티비를 장만하고도 쫄바지가 영 어색해서 엄두는 못내고 그저 생활반바지 차림으로 타거나 청바지나 트레이닝복 차림새로 잔차를 탔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내 차림새가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 보였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큰 마음을 먹고 쫄바지를 하나 구입해서 입고 나갔는데 어찌나 부끄러운지 자꾸만 어디로 숨고 싶었다. 그런데 그 쫄바지란 것이 정말 편리하긴 편리했다. 청바지나 면바지나 반바지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장시간 라이딩을 하면 흐르는 땀에 젖은 옷들이 피부와 마찰을 일으켜 쓸리는 바람에 나중에 보면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빨갛게 붓기도 했는데 쫄바지나 져지를 입고 나서는 그런 현상이 없어졌던 것이다.

편리함도 편리함이지만 두 무릎을 다소곳이 오무리며 앉아 조신한 자세를 보이던 여염집 처녀들이 아줌마가 되면 그저 편한대로 자세에 구애받지 않고 앉게 되게 마련이듯 어느덧 나도 쫄바지를 입고 있어서 부끄럽다는 생각은 내 의식속에서 가물가물 멀어져가고 말아서 전혀 의식하게 되지 못하는 지경까지 간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이 화상(마눌이 날 부르는 호칭--궁시렁궁시렁 '화상' 말고 좋은 건 없는지 원...)이 집에서도 쫄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니
격세지감이다.

쫄바지 만세다.

(쭈뼛..쭈뼛..)후다닥 =3=33=333=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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