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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靑竹2005.07.20 03:38조회 수 3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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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늘은 날 세상에 보내고 어찌하여 불세출의 영웅을 더불어 내리셨던가'하고 절규하던 2인자들의 모습을 고금의 역사를 통하여서도 자주 그 예를 봅니다.

천하를 쟁패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역발산 기개세'의 초패왕 항우도 한고조 유방의 참모였던 한신 장군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천추의 한이었겠지요.

저자신도 불굴의 인간승리의 의지를 보여준 암스트롱을 꽤나 좋아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암스트롱의 그늘에 묻혀 2인자로 항상 남아 있는 율리히를 향한 연민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암스트롱이 없었다면 그도 한 시대를 풍미했을 영웅이었겠지요.

한국 바둑에서 유명한 서봉수 9단이 있습니다. 고교시절에 기원에서 바둑을 두는 아버지를 모시러 갔다가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워 약관의 나이로 국내 바둑타이틀을 차지하는 대 약진을 하게 됩니다만,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조훈현 9단을 만나서 처절하게 무너지며 만년 2인자로 남게 되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불세출의 승부사였던 서봉수 9단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영웅 이창호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래도 전관왕을 두차례나 이룩했던 조훈현의 아성에 도전하여 이따금씩 타이틀을 뺏어오곤 하던 유일한 도전자가 서봉수 9단이었으니까요.

그가 한 이야기가 감명을 줍니다.

"조훈현이 있었기에 나의 바둑이 한층 발전할 수 있었다. 그가 없었으면 나의 현재 실력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이 얼마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2인자의 자세입니까? 젊은 강자들에 밀려 쇠퇴하기 마련인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겨서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대표가 다섯명씩 선발되어 차례로 번갈아 대국하는 국가대항전에서 "왠지 감이 좋다. 나를 선발로 내보내 달라"고 한국기원에 청하여 선두타자로 나서서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9연승이란 기적을 이룩하는 바람에 뒤의 네명은 별로 할일(?)이 없이 놀고 먹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2인자로서 항상 자신만만하며 절대로 꺾일 줄 몰랐던 서봉수 9단을 떠올려 보며 율리히를 떠올립니다.

율리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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