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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가 노환인가

靑竹2005.07.20 02:11조회 수 38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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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정부에서 포천까지 잔차를 타고 자주 다녔는데 갈 때는 주로 축석령 구도로를 넘어갔다가 돌아올 땐 신도로로 넘어오곤 하는데 오늘은 포천쪽에서 넘어오다가 애시당초 식수가 떨어져 도중에 갈증이 심했던 터라, 구도로 정상부근에 있는 약수터에 들려 수통을 채울 요량으로 검문소 근처에 있는 건널목을 건너 역주행으로 내려오다가 약수터에 들린 것까진 좋았다.

주로 셋이서 라이딩을 하는지라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고 물통도 채운 것까진 좋았는데 구도로를 신나게 다운힐을 하여 43번 국도까지 내려와 다시 건널목을 건너서 신나게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웬일인지 틀니를 빼놓고 고깃집에 가는 영감 잇몸이 썰렁한 거 맹키로 등쪽이 썰렁하다..오잉?

약수터에 배낭을 내려놓고 그냥 내려온 것이다. '아이고 우짜다가.." 급히 앞에서 달리던 두명에게 신호를 보내고 황망히 뒤돌아서 재빨리 건널목을 다시 건너서 죽어라 페달을 밟았다. 평소 즐기던 관광모드 업힐도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축석령고개 구도로를 오르는데 2x9의 기어비를 놓고 스탠딩 자세로 죽어라 올라가는데 속도계를 보니 줄창 23,4km/hr를 오르내린다. 나의 성이 손씨이니까 오늘은 완전히 손스트롱이 된 기분이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다리 근육이 터져나갈듯 뻑뻑해져서 겨우 기어를 내린다는 것이 2x8..무릎 윗부분의 허벅지가 당기더니 종아리마저 당긴다. 그래도 늦출 수는 없다. 씩씩~. 마눌의 근엄하신 표정이 빨간 배낭과 교차로 오버랩되면서 걸음아..아니 페달링아 날 살려라였다. 배낭에 손폰이며 져지에 수리도구, 기타 손때가 묻은 소지품들이 있었는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 홀라당 누가 집어가기라도 하는 날이면 가뜩이나 철없는 영감을 보는 마눌의 눈초리가 요즘들어 더욱 날카로움을 더해만 가는데 모르긴 몰라도 최소한 잔차 자격정지(요런 거 있남?) 3년이다.

약수터에 도착하니 다행히 배낭이 보이는데 주인이 없어도 배낭에 꽂혀있는 손폰이 잘도 울리고 있었다. 바로 위의 벤치에선 젊은 연인들이 신호가 울리는 배낭을 내려다보고 있고...전화를 잽싸게 받으니 일행이다.

"배낭을 놓고 오셨죠?"

"헥헥..네..요즘 치매가 심해서리..헥헥"

"그게 치매는 아니고 치매의 전단계인 노환의 일종이올시다"

"헥헥..치매 맞다니깐요~!!!"

"아 글씨..노환이라니깐요..아하하하..그런데 왜 이렇게 남의 불행을 보고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원..미안합니당"

"끙~ 교수님..!@%^&&**%%(아흐흐흑)"

이미 꽃피는 시절이 지나도 한참 지난 아카시아 잎사귀 무성한 축석령 고개가 오늘은 좀 아쉽다. 아카시아 향기라도 무성했으면 좀 덜 힘이 들었으련만,,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좀 쉬고 났더니 허벅지며 무릎이며 다 괜찮은데 클릿페달을 누르던 부분의 곰발바닥(하는 짓거리가 곰 맞다) 부분만 쑤시네요.

내일은 도선사에 가기로 했으니 발바닥이나 좀 주물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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