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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게 옳은가요?

靑竹2005.07.21 02:08조회 수 3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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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복잡하신 심경이심을 알면서도 외람된 말씀을 올립니다.

한가지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예전에 제가 동대문에서 가게를 할 때 셔터를 내리는 와중에 누가 등뒤에 놓아둔 서류가방을 순식간에 집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전 너무도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직원과 인근을 이잡듯 샅샅이 뒤진 끝에 40여분 만에 그 절도범을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그친구는 술이 좀 취한 상태라서 그랬는지 오히려 저의 멱살을 잡으면서 자기 가방이라고 큰소릴 치더군요. 부리나케 파출소에 신고하러 뛰어간 직원 덕분에 저는 서류가방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 뒤로 더 커졌습니다. 이친구 술이 취한 상태에서 파출소 기물을 부수고 경찰관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까진 알았는데 그 때가 특별 단속기간인가 뭔가 해서 아주 제대로 걸려든 것이었지요.

괘씸한 생각에 그냥 파출소를 나오긴 했는데 다음날 저를 찾아온 그의 부인이 울면서 사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봉고차로 신발을 싣고 다니면서 팔아서 식구들을 부양하는 착한 사람인데 술만 먹으면 주사가 있어 아마 이 일도 주사 때문일 것이라며  눈물로 사정을 하더군요. 마침 아이들도 저의 아이들과 같은 또래들이더군요. 용서를 빌며 내미는 돈봉투를 단호히 거절하며 일단 그를 구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본래 마음이 약한 편인 저는 그 뒤로 검찰청이다 경찰서다 쫓아다니면서 탄원서도 쓰고 하소연도 하면서 그를 구제하기 위해 죽어라 뛰어다니던 기억이 나는군요. 서류가방을 훔친 그친구는 술이 깨니 전혀 딴사람처럼 착한 것도 확인했고요. 애초에 파출소에서 그를 구제하지 못한 자책감도 무지 컸더랬습니다. 나의 잠시의 분노로 인하여 자칫 한 가족이 불행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처 못한 죄가 크다는 생각에 자조하기도 했지요. 어찌 어찌 검찰청에 낸 탄원서가 받아들여져서 곧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었기로 한시름을 놓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모든 일은 불암산님께서 알아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줄로 믿사오나 혹시 저의 기억이 참고가 되실까 해서 부질없을 지도 모를 글을 주제넘게 올려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라이딩 즐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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