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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은 날...

pidung2005.07.21 21:43조회 수 36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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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을 먹고 밖을 보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바로 집 앞에 아기자기한 싱글코스가 있어서 빨리가면

완전 어두워지기 전에 한바퀴 돌 수 있을꺼란 생각에

서둘러 라이딩을 준비한후 집을 나왔다.

저번에 이코스를 다니다가 펑크가 나서

튜브를 교체하는 내내  수많은 모기한테 뜯긴 경험이 있어서

힘들더라도 멈추지 않고 패달질 하기로 작정했다.

산 입구에 도착했을때 예상보다 길이 어두웠기에 더욱더 마음이 급하였다.

이럴때 라이트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뿌리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내리막길을 내리지르기 시작하자 난 곧 자전거와 일체가 되었다.

숨이 막혀오고 가슴이 터질꺼 같았지만 이젠 흐릿흐릿한 길조차 안보이기

시작해서 멈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서울대나 돌다오는건데

산에 들어선게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차여차 산을 한바퀴 돌고

마지막 나무계단이 펼쳐졌다. 전엔 나무계단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산책을 마니

해서 만들었나보다. 암튼 빨리 산을 벗어나서 로드를 좀 타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덜컥덜컥 나무계단을 내려가던 중이였다. 어두컴컴했지만

그리 계단이 불규칙하지 않았기때문에 쉽사리 내려갈껏만 같았다. 하지만 저쪽에서

꼬마애가 울면서 계단 중간을 막고 서있었다. 그걸 본 순간 속도를 죽이고 멈추거나

잠시만 비켜달라고 부탁했어야했는데 아이를 피해간다고 계단 가쪽 흙길로 방향을

틀려고 브레이크를 잡고 속도를 줄이다가 그만 뒷바퀴가 들려서 슝 내몸이 날라갔다.

가슴에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내얼굴에 풀이 확 덮쳐왔다. 내몸이 멈춰서자 나는

안도했지만 풀속에 뾰족한 나무나 돌같은것이 있었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했다.

옷이 흙범벅이 되고 오른쪽 무릎이 충격을 받아 멍이 들었다. 뒷바퀴 휠은 휘었는지

브레이크가 닿아서 돌아가지가 않는다.

잘못된 판단과 서두름의 대가를 톡톡히 치룬 하루였다.

모두들 항상 방심말고 안전 라이딩 합시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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