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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靑竹2005.07.23 01:04조회 수 38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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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방향치 길맹에 몸치이기도 한 저를 보고 아주 초보자분들께서 '고수'로 불러주시는데요. 저로선 참 난감한 일입니다..ㅋㅋ  사이비 고수의 좌충우돌 기억 몇가지를 주워섬겨보았습니다.

1. "아휴~ 다왔네..."

석계역 어귀 잔차도로를 달리는데 앞에서 기우뚱 기우뚱 지그재그로 퍽이나 자유롭게(?) 보이는 핸들링을 자랑하며 가시던 아주머니를 보자니 영 불안해서 신호를 보낼까 하다가 조용히 다니는 버릇이 있는지라 추월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그 아주머니가 우측으로 좀 붙는다 싶어서 잽싸게 왼편으로 추월을 하려고 페달에 압박을 가하는 순간 느닷없이 홱 U-턴을 하시면서 그 아주머니께서 내뱉은 말씀.."아휴~ 다왔네." (ㅡ.ㅡ;;;)

피할 곳이 없어서 결국 급히 핸들을 꺾어 경계석을 우당탕 넘으며 잔차도로 옆에 설치해놓은 농구장으로 자빠링했는데 그 아주머니 왈,

"어? 아저씨 왜 그러세요?"

"글씨 말유..지가 졸았나 봐유."

"저런 조심해서 타셔야지요" (ㅡ,.ㅡㆀ)

"눼~감솨~"


2. 주유소 습격(자빠링)사건

도로로 퇴근을 하다가 내린 눈도 눈이지만 여기 저기에 빙판이 져서(설상가빙? 빙상가설?) 아무래도 불안하여 인도로 올라서 깨갱모드로 퇴근하던 길...인도사정도  아주 열악하다. 그런데 옆에 드넓은 주유소 광장이 보이길래 신나게 밟는데 아이고~ 몸이 신나게 날아간다.휘이잉~. 뒷쪽에선 잔차가 우당탕.  

주유소 마당의 가장자리쪽으로 좁은 폭으로 트렌치(수로)를 내놓은 홈이 있는데 눈이 덮여서 그걸 그만 깜빡하는 바람에 앞바퀴가 제대로 끼어버린 것이다.ㅠㅠ  착지동작이 워낙 난이도가 높아 보였는지(등과 엉덩이로 동시에 착지=덜퍼덕) 감탄한 주유소 직원 두명이 뛰어나온다..

"안다치셨능교?"

"아이고 꼬리뼈야~ 아이고 허리야~...잔차에 휘발유 쫌 오만원어치만 넣어주세..에구 정신이..아니 괜찮습니다"


3.졸음운전

이틀을 꼬박 새고 다시 하룻밤을 고작 한시간 정도 간신히 눈을 붙였을 뿐 날을 새다시피 한 상태인데 상도동에 사는 웬수같은 잉간과의 약속을 지키려 의정부를 출발하여 상도동을 향하여 몽유병환자 모드로 달리다가 이러다간 아무래도 주행 중에 잠들지 싶어서 화끈하게 밟아 졸음을 떨쳐볼 요량으로 벼멸구 가득 낀 눈꿍뎅이 간신히 들어 전방을 살펴보니 잔차도로에 마침 사람이 안보인다.

'졸음 이까이 꺼 뭐..'하며 고개를 푹 수그리고 땅만 보며 죽어라 밟는데 '땡~!!!!!' 하는 상큼한 쇳소리와 함께 또 몸이 날아간다. (전생에 새였나..툭하면 날게..궁시렁..) 예전엔 차량들이 못들어오게 잔차도로에 간혹 돌기둥을 세워놓은 곳이 있었는데 그걸 깜빡했다.(별명을 깜빡이로 짓던지..원)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손바닥과 팔꿈치로 아스팔트를 함 깨볼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실패, 오히려 손바닥과 팔꿈치 그리고 덩달아 따라서 내려온(?) 무르팍까지 온통 깨졌다. 어지간한 무공 수련으로는 아스팔트를 깨는 일이 벅찬 것 같다.


4.운전중 휴대폰 통화

방학동 근처에 농구장이 있다. 아침에 씽씽 달리는데..때르릉...농구장 안으로 들어서서 통화를 마치고 갈 요량으로 전화를 받으며 비스듬한 엇각으로 진입하는데 몸은 농구장으로 기우는데 당나귀(잔차)는 뭔 똥고집인지고집스럽게 앞으로만 나간다. 된장~ 겨우 몇센티 턱을 못넘었나보다. 시속 23킬로지만 어느 정도 제동을 하면서 넘어지면 별 일이 아닐 터인데 순간적으로 달리던 속도 그대로 넘어지니 정말 가관이었다.

콘크리트 바닥이 무신 수영장이나 되는 것처럼 다리가 사정없이 허공을 휘젓는 고난도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비스무리한 폼이 나오며 농익어 뚜껑을 벗고 야산의 경사면에 떨어진 도토리 알맹이처럼 죽어라 굴렀다. 아침운동을 하러 나온 아주머니 세분이 놀라서 뛰어온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지그시 바라보니 그 중 하나가 이쁘게 생긴 아주머니다. '거 기왕이면 인공호흡이나 해줄 것이지 묻기는 뭘 묻는담' 하는 아쉬운 생각에 그냥 누운 채

"괜찮습니다..좀 쉬었다 가려고 누워있는 거유.."

"호호호호호호"  

사람은 자고로 언행을 조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불행을 보고 사람들이 까르르 웃게 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걸 절실히 깨닫다. ㅡ,.ㅡ



경험담을 쓰자면 한이 없는데 프라이드님께서 낼 출근을 하셔야 한다기에 여기서 줄입니다.ㅋㅋㅋ


한가지 비밀

같이 잔차를 어울려 타는 두분이 계시는데요. 그 두분은 경력이 얼마 안되시는 분들이라 저를 보면 "거참 저양반은 사람이 참 차분하신 것이 안전주행요령에 대해서 빠삭하시고 위험의 요소 요소들을 다 꿰뚫고 있으니 고수는 고수시란 말씀야." 하면서 저를 추켜주시는데요. 그바람에 우쭐해진 저는 나름대로 의무감이 생겨 늘 두사람의 뒤를 보살피며 라이딩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장흥임도로 들어가려고 도로를 빡세게 업힐하다가 아스팔트가 아주 두텁게 턱이진(적어도 15cm 이상) 갓길 안쪽의 도로로 조심조심 그들의 뒤를 따라가면서 자세를 보아주다가 그만  갓길쪽으로 미끌어져서 자빠링을 했지요. 그런데 웃기는 건 마침 건너편 차선을 덤프트럭이 지나가면서 굉음을 울리는 바람에 그 둘은 제가 클릿을 못빼고 우당탕 소리를 내며 자빠링한 사실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죽어라 페달을 밟더군요. 움훼훼.(아이고 무르팍이야~)

후다닥 일어나서 잔차를 세웠는데 멀리 뒤에서 다가오던 승용차를 운전하던 아가씨인지 아주머니인지 좌우간 젊은 여자분이 다시 잔차에 오르는 날 보면서 킥킥 웃으시며 지나가더군요..(음냐리~)  '나는 지난 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가 아니고 그 운전자분이 어느날 제게 전화를 해서 '난 당신이 한여름에 자빠링한 일을 알고 있다'라고 할 것 같아 소름이 끼치네요..  

그나저나 만약 저의 라이딩 동료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뭐야? 그냥반 이거 이제 보니 순전히 몸으로 때워서 안 거잖여?"

라며 평가절하 압력이 틀림없이 들어와 고수는 고사하고 중수 정도도 지켜내기 어려울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엉엉.


아무튼 모두 안전라이딩 하셔요^^


후다닥=3=33=333=3333=3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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