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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오르며

drmash2005.07.29 04:15조회 수 75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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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오르며

자전거에 몸을 싣고 남산을 오른다.
빈몸으로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그 가파른 고개길을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나만의 도전을 해본다.

한순간이라도 페달질을 멈추면 뒤로 미끄러지는
이 언덕은 인생의 축소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수 없는 나홀로 극복해야할
이 언덕은 인생의 고난길

가벼운 빈몸으로 오르면 훨씬 수월할것을
편안한 자동차를 빌리면 훨씬 편안할것을

왜 나는 이리도 힘든 방법을 선택한걸까?

비오는듯 떨어지는 땀방울과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나자신에게 추궁을 해본다.

한개의 언덕을 넘으면
다소나마 편안한 내리막이 기다리지만
그 앞에는 또 내가 넘어야할 언덕이 기다리고있다

그렇게 땀을 뻘뻘흘리면서 언덕을 오르다보면
가쁜숨을 고르느라 시선은 땅으로 향한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겸손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다보면 저 멀리 이 언덕의 정상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않은 이 고난의 인생에서
힘든 고개는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위안으로 더욱 힘껏 페달질을 한다.

이미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은채
귓가에는 이름모를 벌레들의 지저귐만이 들려온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르다보면
그동안의 지난일들이 주마간산처럼 스쳐간다.

사랑했던 일
즐거웠던 일
미워했던 일
슬퍼했던 일
고마웠던 일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다지 남들에게 자랑스러운 일은
해보지 못했지만

나 이렇게 열심히 살고있소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만은 충만하도록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늘도 나는 이렇게 오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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