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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릿 땜시 죽것슈.

靑竹2005.08.02 21:25조회 수 59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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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릿페달 말인디유..
이젠 지도 그까이 꺼 뭐 대충 경력이 석달 째유

다급하면 멋들어지고 폼나게 샤샥~ 빼진 못해두
밭에 무성한 잡풀 뽑기 싫어 꾀가 난 뺀질이 아들놈
대충대충 얼겅설겅 쥐어뜯듯 빼는덴 그런대로 이골이 났슈.
그 알량한 꼬라지도 기술이랍시고 요즘은 클릿에 별로 신경도 안썼슈.

근디 고수분들은 발이 알아서 빼준다고 늘 그러시던디
지 발은 폼하고는 영판 담을 쌓았던가
아님 남들 다 있는 센서가 내장이 안된 채로 세상에 나왔던가
볼품없이 빼는 꼬라지를 보면 둘 중 하나란 생각이 들어유.

난생 처음 장거리라이딩을 한답시고 의정부서 대전까지 땡볕을 뚫고
댕겨오느라 파김치가 되는 바람에 잉간이 영 매가리가 없었슈.

아이고~
근디 삼일 만에 귀가한 영감을 본 마눌이 뭔 생각인지
요상한 향수를 바르고 제 옆에 누워 냄새를 풀풀 풍겨도
그저 식물인간 맹키로 열여덟시간이나 아무 생각없이(?) 잠만 퍼잤으니
잠이 깬 눈에 비치는 마눌님 표정과 눈빛이 오리지널 싸이베리아 호랑이였슈..
무시라.....

지가 마눌을 호랑이로 비유를 하는 디는 다 이유가 있슈.
지가 59년 도야지인디유..마눌은 62년 호랭이유
그래가지구 지는 마눌과 단둘이 등산을 해본 적이 읍슈.
돼지와 호랭이 둘이서 등산이라..증말 택두 읍는 이야기지유.
지가 보기보단 약은 편유.

암튼 열여덟시간을 내리 방구들만 짊어지고 잠만 쌂아댄  소생이
그대로 집에서 어물쩡거리다간 몇쪼금 못가서 잡아먹힐 것이 뻔해서
잔차를 몰고 슬그머니 도망을 나왔슈..보는 관점에 따라선 가출로 보이기도 했슈
뭐 다 살자고 한 행위인디 도망이면 워떻고 가출이면 워쩌것슈.
거기서 거기쥬.

그래도 그 행위가 우발적인 행위는 아니고 분명한 목적이 있었슈.
천안-대전-서울-의정부의 400킬로 대장정으로 뭉친 근육들을
엉킨 실타래 풀듯 풀고자 함이였지유.

도로로 나가 죽어라 밟았슈. (50KM)
애기무덤 만한 야산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이름이 붙여진 산을
도합 세개나 넘었슈.

허나 뭉친 근육도 적당히 풀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슈.
휘휘 돌려서 풀다가 다 풀렸다 싶으면 잽싸게 멈추야 하는디
계속 휘휘 돌리면 도로 감겨서 뭉치는 벱유.
그래서 근육이 도로 뭉쳤나 봐유

때는 산을 세개나 넘고 내려오는 길였슈
장소는 횡단보도였슈.
평소처럼 왼발 클릿을 대충 빼고 착지를 했는디
왜 갑자기 오른쪽으로 체중이동이 됐는지 당최 알다가도 모르것슈

일행에게 이야길 건네는 중인디
어어어? 하면서 갑자기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만 가는디..

정말 발이 알아서 빼주긴 하대유...
근디 페달에서 신발이 빠진 것이 아니구

기우뚱 넘어가면서 어찌나 무식하게 잡아뺐는지
신발은 페달에 기냥 매달려 있구
양말신은 발만  쏙 빠져나왔슈..쩝

그나마 타임이 늦었슈
무릎을 땅에 대는 기민한 동작으로 응급처치를 하고 나니
오른쪽 무르팍이 또 홀랑 까졌슈...아흐흑...

몸을 어찌어찌 일으키고 나니
클릿페달에 신발이 매달려 있구유
전 양말발로 오른 발을 땅에 디디고 있었는디
그런 저의 불행을 보고 같이 라이딩 중이던 일행은
배꼽을 쥐고 웃는 거유

지 생각에는유..
남의 불행을 보고 웃는 건 안된다구 봐유...
횡단보도에서 대기중이던 낯선 사람들은 그런대로 봐주것슈..
근디 일행들이 왜 웃는대유?

안그류?

아흐흐흐흐흑.....(내가 생각해도 웃기는구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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