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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靑竹2005.08.06 16:36조회 수 39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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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꼼짝없이 집에 갇혀있습니다.
일일 탁아소 원장이 됐지요

쥐똥만한 처조카를 돌보는 날이랍니다.
이놈이 다니던 유치원이 방학이라
맞벌이를 하는 손아래 처남 부부가 맡겼지요.

틈이 나서 인터넷을 전전하다가
바람도 이정도면 꽤 부는데
왜이리 더운가 했더니
발을 뻗은 책상 아래에 모셔둔
컴퓨터 본체에서 나오는 열탓이란 걸 알았지요.

에어컨 바람을 지독히도 싫어하는지라
선풍기 방향을 책상밑으로 향하게 했더니
이젠 조금 살만합니다

그런데 요즘 일주일 동안
750킬로 정도의 무지막지한 라이딩을 한 탓인지
아마도 더위를 먹었나 졸음이 쏟아집니다.
간밤에 잠을 설친 탓도 있겠지요.

의자에 몸을 묻고 깜빡 잠이 든 저의 귀에
그윽한 풍경소리가 꿈결처럼 간간이 들립니다.

아는 분께 선물받은 풍경(風磬)을
잔차를 세워놓은 베란다 천정에 매달아놓았지요.
추 아래 물고기모양 대신에 종이를 매달았답니다.
깊고 고요한 山寺(산사)의 분위기만 못하지만
이것도 어디인가요?

찌는듯한 무더위지만
졸린 눈 간혹 뜨면
도봉산 줄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영혼을 울리는듯한 풍경소리와
휑뎅그레 놓여있는 정든 애마가 보여
그런대로 견딜만한
오후입니다.


잔차인 여러분
더위에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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