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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pyroheart2005.08.11 15:54조회 수 4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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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의 글을 올리고, 게시판을 빠져나가려다 다른 분의 글을 읽고 짧은 답글을 씁니다.

저는 87년부터 운전을 해왔습니다. 그 동안 도로위에서 다른 차를 운전중인 분들과 수많은 일전(?)을 치러왔습니다.

운전석쪽으로 가서 "내려~!"해본 적도 셀 수 없으며, 넘치는 힘과 운동능력(어릴 때는 무술 수련을 꽤했습니다.)을 기반으로 격투 직전까지 가도록 상황을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되면 제 또래의 상대방은 꼬리를 내리더군요. 저보다 연장자와 다툴때는 기본 예의를 지켰지만, 제 또래와 붙었을때는 일말의 자비(?)라곤 없었습니다.
일종의 판정승을 거두고 제차로 돌아오면 미혼때는 하루종일 마음이 언짢았으며, 94년에 결혼한 이후부터는 새파랗게 질린 와이프와 아이들이 차 뒷좌석에서 아무말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런 일이 한번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한동안 싸늘했죠.

제가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교복입은 중, 고등학교 애들이 숨어서든, 대놓고든 길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대로 날아서 가슴팍을 걷어차곤 했습니다. 대드는 기미가 보이면 한마디로 개박살을 냈습니다. 하지만, 제 기세에 질려서 사과를 하는 학생은 있어도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는 학생은 한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와이프는 또 몇일간 저와 말도 잘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제는 한국 나이로 39세. 올해가 가면 40대로 접어듭니다.
이젠 길에서 시비를 거는 운전자를 만나도,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학생들을 만나도 처음부터 싸우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육두문자를 날려도 성의껏(?) 응대해줍니다.

제 경우 가장 큰 차이는 이것입니다.

흥분한 상대의 분위기에 말려들지 않을 여유가 생겼다.
현명하게 판단하지 않는 상대를 무시할 마음이 있다.
상대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물러선다.
물러서도 내가 진것이 아니다.

혈기는 모든 젊은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현명해야 합니다.

잘 싸우려면 몸에서 군더더기 힘을 빼야하듯이, 상대에 말려들면 낭패를 봅니다.

존경하던 형님이 시비끝에 폭행 사건에 휘말린 것을 경찰서에 가서 겨우 빼내온 경험도 있습니다.

잊지마세요.  그럴 가치가 없는 상황이나 상대방이라면 때론....

그냥 무시하고, 핸들을 쥔 손으로 전해오는 땅의 부드러운 울림.
패달을 밟는 다리의 기분좋은 긴장감.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청량한 바람....

이런 걸 즐기세요.

잊지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참지 말아야 할일은.

자신의 믿음.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등을 고의로 훼손하는 상대방에게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반드시 말해줘야 합니다.

그래도 폭력은 쓰지마세요.

전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폭력은 쓰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두서없는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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